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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톡톡튀는 아이디어’ 신세대 유혹
입력1996-12-20 00:00:00
수정
1996.12.20 00:00:00
문병언 기자
◎라면/오뚜기 삐삐면/신세대 겨냥한 철저한 마케팅/월평균 판매량 25만박스 ‘돌풍’소비자들의 보수적인 소비패턴으로 인해 좀처럼 성공하기 어려운 라면시장에서 오뚜기의 「삐삐면」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라면시장의 경우 해마다 수십종의 신제품이 쏟아지지만 한번 길들여진 입맛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정착하기가 무척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따라 라면업계에서는 대개 신제품이 월 10만박스이상 팔리면 시장에 제대로 정착한 상태이고 20만박스이상은 히트제품, 30만박스이상이면 빅히트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삐삐면은 그동안 양으로만 소구하던 대형 용기면과는 달리 삐삐세대의 개성과 감각에 소구하는 마케팅전략으로 지난 4월 출시이후 월평균 25만박스의 기록적인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30만박스를 돌파하는 등 신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삐삐면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목표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수차례에 걸친 조사를 통해 정확한 니즈를 파악, 이에 적합한 맛과 패키지디자인, 브랜드네이밍과 광고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일등공신은 바로 감각적이고 친숙한 브랜드다. 라면 주소비층인 삐삐세대를 겨냥한 「삐삐」라는 제품브랜드가 손쉽게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수 있었다. 광고도 무선호출기로 인해 빚어지는 상황을 설정, 「삐삐=삐비면」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또 햄 쇠고기야채 김치 짜장 새우 튀김우동등 6가지 맛의 용기면과 2가지맛의 봉지면등 다양한 시리즈제품을 출시, 소비자들의 욕구에 적극 부응한 것이 급속한 매출신장을 이끈 밑바탕이 됐다.
이와함께 신세대 소비층의 기호에 꼭 들어맞는 심플하고 컴팩트한 제품 디자인에다 제품별로 색상을 달리하여 눈에 쉽게 띌수 있도록 한 것도 한 비결이다.
◎해태 아이비/크래커/‘무설탕’ 다이어트 크래커 강조/독특한 포장 「우수 디자인」 뽑혀
해태제과가 지난 2월에 출시한 「아이비」는 설탕을 전혀 넣지 않고 죽염을 사용한 저콜레스테롤, 저칼로리의 건강지향 크래커다.
그동안 크래커는 기름기가 많고 설탕이 들어있어 소비자들이 제품구매때 먹고 싶은 욕구와 건강 및 비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거부감이 공존하는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이에 해태제과는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크래커, 달지 않는 크래커, 휴대가 간편한 크래커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비를 개발했다.
이 아이비는 손끝에 기름이 묻어나지 않고 담백한 맛과 바삭바삭 씹히는 조직감이 특징이다.
아이비는 또 포장도 차별화하여 간편성과 패션성을 추구했다. 우선 겉종이포장을 원터치로 부러뜨릴수 있도록 디자인, 뜯는 재미를 느끼게 했다. 이같은 아이비의 독특한 포장은 「우수 산업디자인(GD)」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함께 케이스안의 내용물을 3개로 낱개포장했다. 별도포장 1팩은 차 한잔과 함께 먹을수 있는 분량인데 이는 크래커의 소비층이 크래커를 주로 커피등 차와 같이 먹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게다가 먹다가 남을 경우 버리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아이비의 판촉전략도 담백한 맛을 강조한 「순수」에 두고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이를 위해 포장지에 제과류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흰색을 사용, 순수함이 돋보이게 했다.
이처럼 색다른 맛에다 톡톡튀는 포장까지 겸비한 아이비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은 젊은 여성층에서 큰 인기를 끌어 출시 첫달에 매출 10억원을 달성했으며 현재는 15억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비의 성공으로 국내 크래커시장도 고소한 맛에서 담백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껌/롯데 제로껌/입냄새 제거·충치예방 등 약효겸비/월 매출액 20억원대… 특허도 획득
롯데제과의 「제로껌」은 천연 항균물질을 이용한 복합기능성 제품이다. 제로는 프로폴리스란 물질을 사용, 무설탕이면서 입냄새 제거 및 충치예방 등의 약효까지 겸비한 제3세대 껌이다.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벌집을 만들때 보강제로 사용하거나 여왕벌의 산란기에 소독제로 쓰이는 물질로 꿀벌의 생육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며 항균, 면역항체 생성 등의 기능이 있다.
롯데제과가 올 2월 출시한 제로껌은 벌꿀집에서 채취한 이 프로폴리스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구강내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의 성장을 억제하고 항체생성을 촉진함으로써 생체면역체계 활성화 및 충치억제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제로껌은 특히 국내 껌제품으로는 처음으로 특허까지 획득했다. 롯데제과는 껌시장에 기능성 제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점을 감안, 다른 제품이 갖추지 않은 제로만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광고를 쏟아붓는 한편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제로껌은 출시 첫달 16억원어치가 팔린데 이어 월 매출액이 20억원을 유지했다. 현재는 다소 하락한 상태지만 여전히 단일 껌제품으로는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롯데제과가 「껌왕국」의 자존심을 되찾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제로가 단기간에 정상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혀 새로운 개념의 복합기능성 껌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지금까지는 설탕을 제거해 충치발생을 예방하는 단순 기능성 껌이 주류를 이뤘는데 제로는 이보다 한걸음 더 앞선 제품인 것이다.
구취제거 껌이나 자일리톨과 솔비톨을 이용한 무설탕껌은 많이 상품화됐으나 입안에 서식하는 수천만마리의 세균을 살균하는 껌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냉동식품/제일제당 숯불 바베큐바/새 가공법 도입 쫄깃한 질감 유지/내년 단일제품 첫 100억매출 무난
연간 3천억원 규모로 성숙기에 접어든 냉동식품시장에서 지난 3월 출시된 제일제당의 「숯불바베큐바」가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일제당은 우리 입맛에 맞고 쉽게 식상하지 않는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을 목표로 2년간 10여차례의 소비자 입맛 테스트를 거쳐 바베큐맛이 나는 숯불바베큐바를 내놓았다.
이 제품의 특징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소스를 바른 것이다. 이는 커다란 모험이었다.
소스를 입힐 경우 내용물의 식감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냉동식품의 경우 동그랑땡·고기완자·고기산적등 튀김옷을 입히지 않은 제품이 시장을 주도해가는 상황이었다.
제일제당은 이같은 문제점을 새로운 가공법을 도입해 해결했다. 즉 소스를 코팅해도 푸석푸석하지 않고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도록 했다. 돼지고기를 살짝 튀긴 다음 소스를 발라 오븐에 구운 숯불바베큐바는 방금 요리한 탕수육처럼 고기의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이처럼 기존 제품과 완전 차별화된 숯불바베큐바는 시판 초기부터 히트조짐을 보였다. 첫달 매출액이 당초 예상한 3억원을 넘어서 4억원에 이르렀으며 방학으로 냉동제품의 비수기인 7월부터는 오히려 5억원이상으로 껑충뛰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숯불바베큐바는 어린이들의 도시락 반찬이나 영양간식으로 주로 소비되고 있지만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젊은층에서도 술안주나 야식용으로 선호하고 있다.
숯불바베큐바의 신장세는 꾸준히 이어져 현재는 월 8∼9억원어치가 팔리고 있으며 올해 매출액은 당초 예상액 30억원을 훨씬 능가하는 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에는 단일 냉동제품으로는 처음으로 1백억원의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음료/동원산업 해조미인/비만방지·혈액순환 촉진 등 기능/발매 100일만에 800만병 넘게 팔려
동원산업이 지난 5월 선보인 「해조미인」은 국내 최초로 해조류를 이용한 체내클린 음료다.
해조미인은 미역·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 다량 함유된 알긴산이라는 물질을 이용한 것. 알긴산은 갈조류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고분자 다당류이다.
이 알긴산은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과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과 함께 혈액순환을 촉진, 피부노화의 원인이 되는 과산화지질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제거하며 비만방지, 변비해소, 혈액순환, 항암 및 암치료에도 큰 효과가 있다.
동원산업은 해조미인을 시판하면서 주타켓층을 20∼30대 여성으로 잡고 공해에 찌든 도시인의 몸속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함으로써 삶에 활력을 더해주는 음료라는 홍보전략을 통해 다른 기능성 음료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또 해조미인이 몸속까지 깨끗하게 해주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시킨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용기디자인도 여체를 연상시키는 굴곡미를 강조했다.
게다가 발매 초기부터 전사원을 동원해 서울 명동, 대학로, 신촌, 압구정동, 화양리 등지에서 대대적인 시음행사를 갖기도 했다. 판촉용으로 무려 1백20여만병의 물량을 쏟아부었다.
특히 주소비층인 20대 여성들에 대해서는 개별접촉을 통해 구전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헬스클럽 사우나 피부관리실등 실수요처를 집중 공략했다.
여성의 건강에 꼭 필요한 요오드를 첨가하고 저탄산으로 맛의 독특함을 강조한 해조미인은 이같은 전사적인 판촉활동과 함께 알긴산의 효능이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인식되면서 발매 1백일만에 8백만병이 넘게 팔렸다. 이는 기능성 음료로는 보기드문 판매실적으로 올해 매출액은 9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미료/미원 청정원 진육수/쇠고기·사골 고아낸 육수농축액/천연원료·고급제품 이미지 심어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가 「국물」로 전통적으로 국물맛을 좋게 하기 위해 육수를 많이 사용해왔다. 미원이 이에 착안, 2년여의 시장조사와 연구개발 끝에 국내 최초로 상품화한 「청정원 진육수」는 음식맛을 더해주는 조미료가 아닌 밑국물용 순수 육수제품이다.
종전에는 요리의 맛을 내기 위해 분말형 조미료를 사용했으나 건조 쇠고기, 파, 마늘 등이 들어있어 요리별 특성이나 국물요리의 깊은 맛과 향을 내는데는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같은 니즈변화에 맞춰 개발된 청정원 진육수는 일체의 보조양념 없이 쇠고기 정육과 사골을 고아 육수농축액만으로 만든 제품이다. 따라서 각종 찌개나 국요리를 할때 필요한 육수를 가정에서 장시간 우려내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없이 간편하게 국물음식 본래의 맛을 낼 수 있다.
또 육수의 단점인 누린내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분을 제거, 담백한 맛을 즐길수 있는데다 액상타입이어서 굳거나 김서림이 없으며 음식에 골고루 빨리 스며드는 장점도 있다.
청정원 진육수는 기존 조미료와는 차별화는 새로운 제품영역을 구축하면서 지난 5월 출시 이후 월 평균 8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10월부터는 10억원을 넘어섰다. 7개월동안 총판매액은 2백50g기준 1백50만병, 4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성공에는 천연성과 용도차별화 및 고급화, 간편성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음료/해태 갈아만든 배/천연배 먹는듯한 신선한맛 일품/판매 ‘불티’… 원료수급 애먹기도
사과·당근·복숭아등 퓨레음료시장을 개척한 해태음료가 지난 5월 시판한 「갈아만든 배」는 국내 최초의 배를 소재로 한 음료다.
갈아만든 배는 배즙에다 배퓨레를 첨가, 배를 그대로 갈아먹는 느낌을 주어 기존의 다른 주스류에서는 느끼지 못한 신선한 맛이 특징이다.
배는 원래 소화 촉진외에도 해열, 소갈증, 거담효과가 있는 과일의 대명사로 당분을 7∼11%정도 함유, 단맛이 강하면서도 사과산이 0.08%정도 들어있어 시원한 뒷맛이 일품이다.
청량감에서 어떤 음료보다 뛰어난 갈아만든 배는 시판초기부터 매장에 진열하는 즉시 동이 날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출시후 몇달간은 원료 부족으로 수요를 맞추지 못했다. 당시에는 이미 과일 수매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물량을 푸는 대로 판매돼 「재고」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해태음료는 원료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 전국의 과일 냉동보관업체를 샅샅이 뒤져 시중에 팔려고 보관해 놓은 배를 있는대로 사들였다. 품질이 떨어지는 가공용이 아니라 생식용이어서 가격도 비싸게 치뤘다.
이를 통해 원료공급에 다소 여유가 생기면서 본격판매에 들어가자 갈아만든 배는 판매량이 보란듯이 급상승했다. 지난 8월에는 30만상자에 매출액이 36억원으로 치솟았으며 현재는 비수기인데도 불구 50억원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갈아만든 배가 음료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것은 배의 소화를 돕는 작용과 시원한 맛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마실때의 청량감과 과일을 갈아먹는 듯한 천연의 느낌이 색다른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잘 부합된 것이 주요인이다.<문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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