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국제 유가가 반년 만에 40달러대로 폭락하는 등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유소 기름값은 왜 유가 하락분만큼 떨어지지 않느냐는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한나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제유가가 폭락하는데 기름값은 왜 벽에 걸린 달력처럼 제자리인지?”, “유가 내릴 땐 배로 이송해 오고, 오를 땐 제트기 타고 오는가 봐”, “내리는 건 2주 뒤에, 올리는 건 하루 뒤에”...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대한 누리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반년여 만에 40달러대로 폭락했지만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1,500원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유업계는 국내 휘발유 가격 책정의 다양한 요인을 들어 이를 해명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 등에 따르면,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휘발유 제품 가격은 8월 셋째주 기준 ℓ당 461.83원으로 5월 첫째주에 비해 16% 가량 떨어졌습니다. 국제 유가가 30% 하락한 데 비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하락폭은 절반에 그친 것입니다.
원·달러 환율 급등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정유사 공급 가격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기준 1,199.30원으로 올 들어 저점이었던 4월과 비교해 12% 이상 상승했습니다.
기존에 구입한 물량이 남은 이유도 있습니다. 기름을 수입해 들어오는 시간을 고려하면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국제유가가 반영되는 데에는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기름값 평균은 8월 셋째 주까지 7주 동안 떨어지고 있습니다. 리터당 1,500원 미만인 주유소도 3,305개로 전주 대비 1,002개 늘었습니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유소 기름값의 하락폭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기름값 하락 대세는 쭉 유지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서울경제TV 양한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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