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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어치 팔아 180원 남겼다/한은,상반기 기업경영 분석
입력1996-11-07 00:00:00
수정
1996.11.07 00:00:00
김상석 기자
◎인건비 1,291원 이자 570원 지불/대기업중기 경중공업 모두 불황늪/성장·수익·안정·생산성 전지표 하락수출부진과 경기침체의 여파로 상반기중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생산성 등 기업의 경영상태를 나타내는 제반 경영지표들이 하나같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지극히 저조하게 나타난 것이다.
올 상반기중 국내 제조업체들은 1만원어치 물건을 팔아 이자로 5백70원, 인건비로 1천2백91원, 물류비로 2백4원, 임차료로 81원을 지불하고 1백80원의 이익을 남겼다. 지난해 상반기중에 1만원어치를 팔아 4백20원을 남긴 것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중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비제조업, 중화학공업과 경공업간에 극심한 경기양극화 현상을 보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업종이나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제반 경영지표들이 일률적으로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성장성=상반기중 국내 제조업체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의 22.8%보다 크게 낮아진 11.3%에 머물렀다. 이는 반도체, 철강, 유화제품 등 수출주력품목의 국제가격이 하락한데다 엔저현상에 따른 수출증가세 둔화, 그리고 경기수축에 의한 내수 신장세 둔화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의 24.9%에서 13.7%로, 중소기업도 17.6%에서 5.1%로 각각 떨어져 중소기업의 매출둔화가 대기업에 비해 컸다.
◇수익성=상반기중 제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4.2%)에 비해 크게 낮아진 1.8%를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체들의 차입금의존도가 심화되면서 금융비용부담이 증가한데다 원화절하에 따른 외환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4년과 95년 상반기중 제조업체들은 각각 매출액대비 0.1%, 0.3%의 순외환차익을 누렸으나 올 상반기에는 0.5%의 순외환차손을 기록했다.
◇안정성=제조업체들의 자기자본비율은 주식시장 침체로 주식발행이 저조한 데다 수익성 하락에 따른 내부유보 부진으로 외부차입이 늘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가 지난해말의 44.8%에서 올6월에는 46.7%로 높아졌다. 그 결과 제조업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말의 25.9%에서 24.0%로 하락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이 27.2%에서 25.5%로, 중소기업은 20.8%에서 17.9%로 각각 낮아졌다.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말의 각각 19.1%, 15.5%에서 올 6월에는 16.8%, 15.0%로 떨어졌다.
◇생산성=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업의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에 각각 21.9%, 14.4%, 11.4%였으나 올 상반기중에는 3.4%, 18.6%, 6.9%로 건설업을 제외하고는 낮아졌다. 건설업의 경우에는 건설공정의 기계화가 진전됨에 따라 투입노동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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