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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증권자본주의 도래와 IR

엄청난 물적 손실과 인적 상처를 남기면서 우리 경제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도 이제 완연한 경제회복세와 함께 진정국면을 보이는 속에서 새천년을 맞이하게 되었다.이 기간동안 우리는 실로 뼈아픈 고통과 함께 많은 것들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병폐로 지적되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짧은 기간동안에 시정해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선 소중한 소득이고 또 우리 경제의 장래를 위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실마리는 적지않은 부작용과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각 부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구조조정의 성과들이 기업의 수지개선 등으로 현재화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게 큰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 부문은 증권시장을 중심으로한 자본시장의 발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IMF 사태를 계기로 증권시장의 대외 전면개방이 앞당겨 실시되었다. 이 결과 과거 보호적이고 규제적이던 증시 및 경영관련 규범과 관행들이 급속히 국제적인 룰에 의해 개편되면서 외국인 투자를 촉진시켜 증권시장의 활성화를 유발시켰다. 특히 기업과 투자자들의 「경영」과 「투자」에 대한 기본의식이 급속히 선진국형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의식변화 중에서 가장 괄목할 것은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함께 주주중시 경영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새로운 인식과 사고의 변화라고 본다. 이는 광범위한 투자저변의 확대를 포함하는 증권시장의 양적인 성장과 함께 이제 우리의 금융·자본시장의 구도가 선진 증권자본주의 경제체제로 본격적으로 이행되어 가고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라 할 수 있다. 최근 IR(INVESTOR RELATIONS)란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어 이제 생소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IR를 「기업설명회」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IR는 앞에서 지적한 경영투명성 확보와 주주중심의 책임경영 실천의 과제와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들 목표를 구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IR라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은 경영 의사결정 과정과 거래관계 및 기업 회계의 투명성 등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모든 경영내용들을 기업의 주주를 비롯한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자발적으로 신속하고도 정확하며 공평하게 또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전달되어 질 때 그것은 검증되어 질 수 있다. 나아가서는 기업의 신뢰형성으로 연결될 수가 있다. 또 공개·전달되는 경영정보의 내용도 과거실적이나 현재의 성과에 그쳐서는 안되며 CEO의 경영이념이나 비전을 비롯하여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장단기 실천계획과 전망 등이 망라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경영투명성을 추구하는 목표이자 완성이라 할 수 있다. 또 IR는기업에 유리한 정보는 물론 불리한 정보까지도 사실그대로 공개하고 전달해야 하며 그 정보에 대하여는 CEO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점에서 단순한 기업홍보(PR)와는 차별되어진다. 이는 CEO가 당해 기업 자체를 고유한 품질을 갖는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고 투자자를 고객으로 하여 그 실체를 알려 올바르게 평가받기 위한 전사적이고도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이라 할 수 있다. IR를 통하여 당해 기업의 현재 및 미래가치가 증권시장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올바르게 평가받게 될 때 그 기업은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어 재무 및 자본구조는 견실해질 수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원활한 기업경영을 도모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주식가치의 증대를 통하여 당해 기업 주주의 부를 증식시켜줌으로써 주주중시경영을 실천하게 되며 증권자본주의의 기반을 확고히 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최근 IR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활동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CEO들이 그 중요성과 함께 올바른 인식이 부족하여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IR활동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 땅에 증권자본주의 경제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이제 모든 공개기업들이 IR를 생활화하고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하며 이와 함께 건전한 IR문화가 정립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투자자들이 이를 감독하고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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