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벤처인 톡! 톡!] 이경준 짜이서울 대표

“여행 정보 제공을 넘어 상품 판매로<br>짜이서울 서비스 플랫폼 확대하겠다”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요우커’가 급증하고 있다. 주중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633만 5,000명(홍콩, 마카오 제외)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이미 서울의 관광명소에선 어렵지 않게 요우커를 만날 수 있다. 주말 서울 명동 거리는 과연 이곳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착각이 들 정도. 이제 요우커는 단순 중국인 관광객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마켓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 자유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요우커들의 필수 코스가 다변화되고 있다. 숙박, 식당, 선물 리스트 같은 다양한 필수 정보를 정리해놓은 매거진 ‘ 짜이서울’이 입소문을 타며 요우커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짜이서울은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분야로 사업 확장을 선언하며 요우커 대상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경준 짜이서울 대표를 만나 요우커, 그리고 짜이서울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이제 매거진에 대한 얘기는 가급적 줄이고 싶어요. 잡지의 틀에서 벗어나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거든요.” 지난 1월 중순, 서울 홍대 근처 짜이서울 본사에서 만난 이경준(34) 대표의 첫 마디는 이랬다.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사업의 중심인 매거진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니 조금 의아했다. 이 대표는 다소 애교스러운 몸짓으로 부탁 아닌 부탁(?)을 건넸다. “예전에는 매거진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저희 짜이서울을 매거진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모바일 비즈니스 중심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잡지는 기존 것을 이어가는 차원이지만, 온라인과 모바일은 이제 막 브랜딩을 하는 단계이기 때문이죠.”

짜이서울은 한국을 방문하는 요우커들을 위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플랫폼이다. 기자의 생각으론 짜이서울이라는 서비스, 요우커를 대상으로 비즈니스에 접근했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이경준 대표는 말한다. “10년 전 대학생 시절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중국에 갔었죠. 우연히 숙소였던 베이징 게스트 하우스에서 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공통점이 많았어요. 학부 때 창업을 한 경험도 있었고 말이죠. 그때부터 자연스레 안부를 주고받으며 지냈습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짜이서울 공동 창업자인 장재영 대표입니다.”

그러고 나서 시간이 한참 흘렀다. 2010년 중국 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온 장 대표와 마주앉아 얘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장 대표는 이 대표를 만나 자신의 사업 구상을 털어놓았다. “중국에서 한국을 찾는 사람들 숫자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관광에 대한 플랫폼과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함께 해보자.”

해답이 바로 매거진이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쿠폰북을 발행하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2월부터 요우커들에게 필요한 숙소, 식당, 관광명소, 쇼핑리스트 등의 정보와 쿠폰을 담은 ‘짜이서울’ 잡지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9명의 짜이서울 중국인 직원들이 직접 명동, 동대문, 홍대 등 주요 지역을 발로 뛰며 중국인 관광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나갔다. 현재 무가지인 짜이서울은 월 3만 부, 짜이부산은 분기별 6만 부씩 발행된다. 관광 안내소, 공항, 공항리무진버스 등 요우커들이 움직이는 동선에서 배포되고 있다. 이제는 요우커들의 여행 패턴이 제법 누적돼 맞춤형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입소문을 탄 짜이서울의 인기는 현재 매우 뜨겁다. 몇몇 요우커들은 홍대 인근에 위치한 짜이서울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잡지를 받아 갈 정도다. 바이럴 마케팅의 위력을 짜이서울이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대다수 벤처기업은 사업 초기 통과의례처럼 실패의 쓴맛을 경험하곤 한다. 하지만 짜이서울은 달랐다. 요우커라는 확실한 사업 타깃을 잡은 짜이서울과 이경준 대표는 큰 굴곡을 경험하지 않고 오늘에 이르렀다. 요우커를 핵심고객으로 여기는 주요 식당, 숙박업소 등이 특별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짜이서울 매거진과 잇달아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이 대표는 말한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잡지를 발행하다 보니 여행 계획 수립 단계에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정보 제공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사업 영역을 매거진에서 온라인·모바일로 옮겨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거죠.” 하지만 오프라인 플랫폼에 집중해온 짜이서울의 특성상 단기간에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전환 계획 수립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무엇보다 중국 내 마케팅이 짜이서울의 당면 과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공동 창업자인 장재영 대표가 중국 현지로 날아가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법인 설립 후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Weibo’에 짜이서울 페이지를 만들어 중국 현지인들과 소통에 나섰다. 그 후 한국 여행에 관심 있던 중국인 200만 명이 소통에 응했다. 현재 짜이서울은 중국 현지 온라인 여행 에이전시(Online Travel Agency, OTA)와 제휴해 한국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직접 항공권이나 숙박업소를 예약하는 자유여행객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짜이서울의 이름으로 현지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직접 숙박업소도 유통 시키고 있다.

짜이서울은 영역 확장뿐만 아니라 유통 콘텐츠의 다양화도 시도했다. 단순 쿠폰 발행에서 벗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숙박, 여행상품, 티켓, 입장권, 선불권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정보제공 이상의 플랫폼, 즉 요우커들에게 한국 관광에 필요한 모든 것을 유통 시키겠다는 짜이서울과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온라인 플랫폼이 가동되자 웹사이트 방문객이 전년 동월 대비 80% 증가했고, 방문객 중 실제 구매와 연결된 경우도 3%에서 5%로 소폭 증가했다. 이제 이 대표의 시선은 모바일을 향하고 있다. 사실 늦은 감도 조금은 있다. 대다수 스타트업은 사업 초기부터 모바일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업 타깃이 바로 중국이었기 때문이란다. 이 대표는 말한다. “모바일 서비스를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좀 더 일찍 선보일 수도 있었지만 어떻게 만드는 것이 가장 최적의 방법일까 많이 고민했죠. 하지만 중국 현지 사정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중국은 마켓크기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앱 하나를 등록할 때 거치는 심사과정도 까다롭고 길었죠.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할 땐 벤처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요. 모바일에 대한 대응이 늦은 건 분명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 지금이 적기라고도 생각합니다.” 현재 여행 정보만을 담은 콘텐츠 앱은 이미 출시된 상태다. 직접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여행 상품 앱은 올 2~3월쯤 iOS와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해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온라인과 모바일로의 사업 확장을 목표로 삼은 짜이서울 입장에선 매거진 사업을 접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 같은 질문에 이 대표는 “그럴 가능성도, 필요성도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기존에 잘 해오던 무가지 발행을 그만둘 필요가 없습니다. 발행 부수를 감축할 생각도 없어요. 짜이서울은 잡지로 시작한 회사입니다. 그 브랜드 덕분에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올 수 있었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짜이서울과 이경준 대표는 지금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궁극적으론 중국 현지인들이 한국 상품 구매와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이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미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국내 일부 소셜커머스, 면세점, 유통사 들이 짜이서울과의 협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출이 당장 중요하진 않습니다.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핵심지표는 매출이 아니라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의 올바른 방향성이죠. 저희가 그린 방향대로 잘 가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물론 2016~2017년쯤에는 매출이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요. 우선은 급증하는 요우커들에게 짜이서울 브랜드를 커머스 서비스로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