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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의 종말 (우리가 아는 방식)

The End of Driving(AS WE KNOW IT)

우버 Uber, 집카 Zipcar, 구글의 무인자동차 ‘팟 카 pod car’ 같은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들과 도시 생활에 대한 새로운 관심 덕분에 도시의 이동방식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By Michal Lev-Ram


아침 출근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미국에서 가장 교통체증이 심한 주요 도로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10번 주간 고속도로(Interstate)의 차량이 (제한속도보다 50마일이나 느린) 시속 15마일로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다. 필자는 렌터카를 몰고 405번 인터체인지를 지나 라 시에네가 가 La Cienega Boulevard 출구로 나와 드디어 목적지인 메르세데스-벤츠 운전 교육원에 도착한다. 이곳은 비벌리 힐스 근처에 있는 4,000평방피트(약 112평) 규모의 휘황찬란한 시설. 메르세데스-벤츠의 오랜 경영진으로 이 럭셔리 자동차 제조사의 최신 프로젝트 중 하나를 총괄하고 있는 캐럴린 뒤셴 Carolyn Duchene이 필자를 맞이했다.

이 시설은 일대일 운전 교습소로, 10대들에게 운전 요령을 가르쳐주면서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필자는 장시간 운전에 지쳐 “늦어서 미안해요”라고 사과했다. 뒤셴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LA니까요”라고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등록차량 610만 대 이상에 인구가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LA 권역은 전 세계 여느 도시 지역보다도 1인당 차량 대수가 많은 지역이다. 이 도시는 물론-405번 도로에서 110번 출구, 10번 주간도로까지-운전자들에 맞춰 건설되었다. 시민들은 매일 총 3억 마일을 달리고 있다(그리고 교통체증으로 인해 각 개인은 평균적으로 일년에 약 90시간을 차 안에 갇혀 지낸다. 사랑을 나누거나 이를 닦는 데 할애하는 시간보다도 긴 시간이다). 그러나 자동차에 대한 시민들의 오랜 애정에도 불구하고-승용차에서 내리지 않고 용무를 해결하는 드라이브 업, 드라이브 스루, 드라이브 인을 발명한 사람들이 바로 이곳 시민들이라고 볼 수 있다-LA는 지금 미국 전역에서 일고 있는 놀라운 지각변동의 최전선에 서 있다. 미국인들, 특히 젊은 성인 층에서 예전보다 운전자 수가 줄어들었다. 오늘날 20~24세 연령대 미국인의 77%만이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어 1980년대 초의 90%에 비하면 상당히 감소했다. 또 자동차가 등장한 이래 처음으로 누적 운행 마일 수가 줄어들고 있다. 2004년 정점을 찍은 후 약 9% 하락했다(오른쪽 차트 참조).

무엇이 이런 추세를 이끌고 있는가? 새로운 형식의 도시생활과 업무방식의 부상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점점 더 많은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과 그 가족들이 도시생활을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들(심지어 로스앤젤레스까지도)은 대중교통체계를 새로 도입하거나 개선하고,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이나 보행자 친화적인 주요 도로들을 제공하며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기업들도 인재를 찾기 위해 도시로 다시 이전하거나, 도심에 지점을 만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샌프란시스코다. 세일즈포스닷컴 Salesforce.com, 스퀘어 Square, 트위터 Twitter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실리콘밸리 대신 이곳을 본사 소재지로 선택했다.

한편으로 실리콘밸리는 ‘운전의 종말’에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버, 리프트 Lyft, 사이드카 Sidecar 같은 모바일 앱 기반의 차량공유서비스가 번성하면서, 기술에 능통한 20대들은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 기술 대기업은 심지어 운전대 자체를 없애려 하고 있다. 한때 공상과학물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인자동차가 구글에서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최신 시제품은 운전대가 없는 풍뎅이 모양의 차였는데, 회의적이었던 자동차 전문 언론으로부터도 극찬을 받았다).

무인차가 등장한다고 자동차의 필요성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가 아닌 알고리즘의 힘으로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실어 나르면 분명 자동차 수요가 타격을 입고, 자동차로부터 우리의 감정적 분리가 일어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 외에도 또 다른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구글과 그 지지자들은 무인차의 도입으로 교통사고와 비효율적인 운전이 줄어들고, 나아가 사무실들이 주차장으로 확보해야 하는 공간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주차하는 대신 차가 그냥 알아서 돌아다니면 된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대신, 왕년의 운전자들은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심지어는 이동식 헬스장 뒷좌석에서 윗몸 일으키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로, 미래를 상당히 정확히 예견해 온 마크 앤드리슨 Marc Andreessen은 “우리는 무인차가 분명 실현 가능하며, 인간 운전자들보다 훨씬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년 후에는 이런 자동차가 꽤 흔해질 것이고, 언젠가 우리는 인간에게 운전대를 맡긴 것이 정신 나간 짓이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그리고 태도의 충돌은 자동차에 대해 갖고 있는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이 크게 변했음을 보여준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를 열망했던 이전 세대에 비해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자동차 브랜드에 대해 더 양면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탁 트인 도로를 따라 전국 일주를 하는 낭만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심각한 교통체증, 높은 교통사고 사망률, 그리고 안전 문제에 내밀렸다. 최근에는 제너럴 모터스가 미국에서 자동차 1,400만 대를 리콜한 사건도 있었다. 최근 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던 미국 자동차 판매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는 1,560만 대로, 2003년 1,670만 대에 비해 상당히 축소됐다. 더욱이 애널리스트들은 고령화된 베이비붐 세대가 자동차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새 차보다는 최신 스마트폰을 더 갖고 싶어하는 2000년대 생들이 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이 되면서 판매 증가세가 향후 5~10년간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많은 미국인들이 여전히 차를 사랑하고 필요로 하지만, 운전의 황금기는 이미 과거의 일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업체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자동차는 더 이상 성인의 관문이 되는 구매품목이 아니다”라는 게 포드의 글로벌 트렌드 및 미래 전문가 셰릴 코넬리 Sheryl Connelly의 분석이다(포드는 정말 미래학자를 직원으로 두고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연구센터도 있다). 사실 폭스바겐에서 도요타, GM까지 거의 모든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가 미국 혁신의 요람에 둥지를 틀고 있다(상단 지도 참조). 무인차 개발 시도부터 자체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투자, 10대를 위한 고급 운전 교습소 개업에 이르기까지, 이들 업체는 자사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다음 세대의 소비자들이 여전히 차 구매를 원하도록 만들 새로운 방법들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비록 모바일 공유 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기 위한 목적일지라도 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운전교육원으로 향하는 긴 운전을 시작하기 몇 시간 전, 필자는 묵고 있던 해변 호텔을 나와 걸어서 샌타모니카 Santa Monica 시청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시의 전략 및 교통계획을 맡고 있는 프랜시 스테판 Francie Stefan을 만났다. 현재 업무에서도, 그리고 웨스트 할리우드 West Hollywood의 도시계획을 담당했을 때도, 스테판은 커리어의 대부분을 대중교통을 지지하는 데 헌신했다. 그날 그녀는 필자에게 자신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현장을 보여주기로 했다. 우리는 흰색 도요타 프리우스 Prius(시청의 공용차. 하지만 스테판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에 올라탔다.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 그녀는 다섯 명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 채 메인 가 Main Street와 피코 대로 Pico Boulevard 교차로 근처에서 줄지어 신호를 기다리는 것을 흥분해서 가리켰다. 그녀는 “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이것이 새로운 샌타모니카다”라고 말했다.

이 ‘새로운’ 샌타모니카는 도시 전역의 주요 도로를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버스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보도를 확장하고 있다. 더 중요하게는, 2016년 초반 운행을 개시할 경전철이 로스앤젤레스 도심과 해변도시인 샌타모니카를 처음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이 ‘바다로 향하는 전철’이 다니게 되면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은 끔찍한 체증을 견뎌야 하는 길을 단 45분 만에 갈 수 있다. 심지어 러시 아워에도 그럴 것이다. 곧 문을 열 채비를 하는 콜로라도 애비뉴 Colorado Avenue 경전철 역사에선 보호모를 쓴 인부들이 아직 철로를 깔고 있었다. 이곳을 보여주던 스테판은 “우리는 현실적으로 접근하려 한다”며 “합리적인 방식으로 전환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타모니카 시청 발표에 따르면, 시의 보행 및 자전거 이동은 이미 67% 증가했다. 물론 이런 변화를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주민과 기업들은 다른 교통수단이나 보도 확장에 투자하는 대신 자동차 차선을 늘리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지난 몇 년 동안 예산과 민심은 더 보행 친화적인 도시로 향해왔다. LA를 비롯한 인근 지역 전반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운전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인구가 2001년 이후 두 배 늘어 이제는 22%를 차지한다’는 캘리포니아 주 교통부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반면 운전은 12% 줄어들었다. “집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여가를 즐기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이 매우 강하다”는 게 캘리포니아 주 부동산 개발업자 릭 카루소 Rick Caruso의 설명이다. “차를 탈 필요가 없는 곳이 최고의 요지로 꼽힌다.”(L.A 중심부의 그로브 엔터테인먼트 Grove entertainment와 소매 유통 단지를 소유한 거물 부동산업자 카루소에 따르면, 이 인기 쇼핑지를 방문하는 고객의 30%는 걸어서 온다고 한다).

LA 카운티의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오리건 주의 포트랜드부터 워싱턴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의 대도시에서 일고 있는 비슷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민간 여객 열차가 곧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열차는 마이애미와 올랜도 구간을 3시간 이내에 왕복할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Las Vegas에서는 자포스 Zappos의 CEO 토니 셰이 Tony Hsieh가 ‘프로젝트 100’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주민들이 월간 사용료를 내고 자전거를 대여하거나, 차를 나눠 탈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그리고 미네소타에서는 세인트폴과 미니애폴리스의 도심을 연결하는 경전철이 늦여름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니애폴리스 시장 벳시 호지스 Betsy Hodges는 “미래에는 사람들이 일자리에 앞서 살 곳을 먼저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살 곳을 선택할 때 원하는 것 중 하나는 차 없이 다닐 수 있는지 여부다.” 뉴욕시만 봐도 가구의 절반이 차가 없다.

도시들이 대중교통 수단을 더 많이 제공하고, 더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 이유가 또 한 가지 있다. 포춘의 부편집장 리 갤리거 Leigh Gallagher는 그녀의 저서 ‘도시 교외의 종말(The End of the Suburbs)’에서 최근 점증하고 있는 연구 결과를 통해 차로 통근하는 것이 환경뿐 아니라 건강에도 나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도심 거주자들은 보통 교외 지역 주민들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간다. 프린스턴 대학교 심리학과 대니얼 캐니먼 Daniel Kahneman과 경제학과 앨런 크루거 Alan Krueger 교수는 행복에 대해 진행한 연구에서 ‘통근시간이 항상 하루 일과 가운데 최악의 시간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최고의 시간은 성관계를 맺을 때였다). 스위스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는 ‘통근시간이 긴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행복수준이 낮다고 느낀다’고 발표했다.

기술기업들은 점차 증가하는 비전통적인 교통수단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앞다퉈 달려들고 있다. 법적으로 복잡한 문제가 있고, 택시와 리무진 회사들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도 우버를 비롯한 차량공유 서비스업체들이 전 세계 도시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또 최근 대규모 펀딩에 성공하면서 렌터카업체 허츠 Hertz의 시가총액보다 높은 가치평가를 자랑하고 있다. 우버는 최근 자사 가치를 무려 182억 달러라고 평가한 펀딩 유치에도 성공했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이미 자동차 업계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차량공유 업계에 차량 한 대가 새로 추가될 때마다 신차 32대의 판매가 사라진다고 한다. 이 놀라운 통계의 출처는 바로 GM을 부도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준 구조조정 전문기업 앨릭스파트너스 AlixPartners다. 실리콘밸리 신생기업 어번 엔진스 Urban Engines-데이터 애널리틱을 이용해 도시의 교통체증 해소를 돕는다-의 공동창업주 겸 수석 과학자 발라지 프라바카르 Balaji Prabhakar는 “자동차 소유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감소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자전거 타고 출근하기’ 날이었지만 구글의 본사 주변 주차장들은 여전히 꽉 차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 거물 기술기업은 5만 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자동차 대신 이용할 만한 대안 교통수단을 몇 가지 내놓았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색색의 공용 자전거, 세그웨이, 스쿠터가 그 예이다. 또 구글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대규모 통근버스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 Mountain View에 흩어져 있는 사무실들로 출퇴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구글의 최근 시도 중 하나는 GM과 제휴해 쉐보레 스파크 EV Chevrolet Spark EV 전기차 50대를 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밝은 색상의 이 차들은 야외 전기 충전소에 줄지어 연결돼 주차되어 있다. 직원들은 매일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 운전자와 차를 짝지어 주는 모바일 앱을 이용해 이 차들을 나눠 탄다. 구글의 사업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소하일 라자크 Sohail Razzaq(27)는 이 새로운 사내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통근하면서 “환경에도 이롭고 돈을 아껴서도 좋다”고 평가했다.

성공한다면 이 파일럿 프로그램은 구글에 분명히 잠재적 이득이 될 것이다(교외에 있음에도 구글 본사 주변 교통은 러시 아워 때 완전히 정체 상태가 될 뿐만 아니라 주차장들도 이미 포화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GM에는 그 파급이 훨씬 더 클 것이다. GM의 도시 이동성 총괄 전무이사인 피터 코삭 Peter Kosak은 “과거 우리의 모델은 차를 디자인하고 만들고 파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차량 유지, 데이터와 애널리틱, 차량공유 같은 것은 과거에는 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우버와 도시화, 또는 다른 어떤 추세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이들 중 상당수가 실리콘밸리로 옮기고 있고, 그 결과 그곳이 자동차 산업 혁신의 새로운 허브가 되었다. 실제 실리콘밸리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신생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 모터스 Tesla Motors가 자리잡은 곳이다. 또 무인차(다시 한 번 구글 작품이다)와 스마트카(connected vehicle) 분야의 최첨단 연구 본거지이자, 당연히 수많은 차량공유와 대안적 교통 벤처기업들이 자리잡은 곳이다. 자동차업체들은 전통적으로 디트로이트를 비롯한 세계 여러 자동차 산업 허브에서 비교적 폐쇄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문을 열고, 실리콘밸리에 맞서는 대신 함께 일해야 할 필요를 깨닫고 있다. GM의 코삭은 “내 커리어에서 지금처럼 교통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시기는 없었다”고 언급했다.

GM은 차량공유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몇 년 전 샌프란시스코의 릴레이라이즈 RelayRides와 손을 잡았다. 자동차를 렌트하는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로 GM 차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결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고, 2013년 말 두 회사는 제휴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GM은 이 실패 때문에 포기를 하지는 않았다. 코삭은 “오히려 파트너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GM과 도요타는 최근 앱 개발업체들과 연계해 소셜 미디어부터 내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차에 장착하거나, 주변 대학과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무인차 개발에 착수했다. 벨몬트 Belmont 인근에 R&D 시설을 둔 폭스바겐은 더 고도화된 음성인식 기능과 무인 운전 기능을 모든 자동차 모델에 걸쳐 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독일의 거대 기업 다임러 Daimler가 거느린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랫동안 실리콘밸리에서 존재감을 거의 느낄 수 없었지만, 최근 몇 년간 엔지니어들을 다수 늘려 현재 직원 150명이 상주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비즈니스 혁신 그룹의 선임 책임자인 라셰크 자리프 Rasheq Zarif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식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차량 제조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럭셔리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부스트 바이 벤츠 Boost by Benz’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콘시어지 서비스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밝은 캔디색 메르세데스-벤츠 밴으로 아이들을 축구 경기나 피아노 수업에 데려다 주는 서비스다(엄마나 아빠가 데리러 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민망한데 말이다). 또 자체 차량공유 서비스인 카투고 car2go에 투자했으며, LA에도 고급스러운 운전 교습소를 열었다. 책임자 뒤셴은 메르세데스-벤츠 운전 교육원이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해외에 4곳을 더 운영하고 있고, 미국 내 다른 곳에서도 설립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우리 브랜드를 일반적인 사업영역 너머로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 중 일부라도 결국 성공한다면, 자동차 제조업의 판도를 바꾸는 변화가 나타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전자 기기가 인터넷을 통해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또 그렇게 되는 데 소비자들이 익숙해진 시대에는, 자동차로부터도 비슷한 서비스를 기대할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 세계 도시 지역에서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스마트 도시들이 더 대중교통에 친화적으로 발전하고, 젊은 세대가 차를 사기보다는 공유하려 하는 상황에선 도시 지역에서 차가 덜 팔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차에 대한 미국 젊은 층의 열정에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 이들의 욕구는 사라졌다기보단 다른 종류의 새로운 장난감으로 대체됐다고 말하는 편이 맞다.

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교육원에서 차를 몰고 나와-안타깝게도 내가 방문했을 때는 진행되는 수업이 없었다-다시 LA카운티로 돌아오면서 공항으로 향하는 405번 도로를 앞두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면서 이번 기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차를 아주 많이 이용했다는 아이러니를 떠올렸다. 하지만 필자는 운전을 싫어하는 2000년대 세대가 아니다. 내게 차는 긴요한 주요 교통수단이고, 때로는 즐거움까지 주는 존재다. 오전 내내 LA의 교통정체에 시달린 후 기쁜 마음으로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 셔틀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좌석에 편안히 기대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개인용 ‘팟’? 구글의 무인차 특징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포춘 홈페이지(fortune.com/newmetro)를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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