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현 상황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신소재가 나타났다. ‘페로브스카이트’라는 결정질 광물이 그 주인공이다. 이 소재로 만든 태양전지의 효율이 불과 5년 만에 실험실 연구기준 3.8%에서 약 20%로 5배 가까이 상승한 것.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는 이 정도의 효율증대를 이루기까지 무려 30년이 걸렸었다. 현재의 최고 효율도 18%에 불과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생산도 쉽고, 제조단가도 저렴하다. 때문에 와트(W)당 발전비용을 지금의 절반 이하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일부 시제품은 반투명을 구현하기도 했다.
이에 영국 옥스퍼드대학 헨리 스네이스 박사팀은 이 태양전지로 유리창을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실용화를 이루려면 3가지 난제를 극복해야만 한다.
페로브스카이트의 아킬레스건
1 최고 효율 제품은 유독하다.
문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극대화하려면 유독성 납을 사용해야 한다.
해법: 올해 두 연구팀이 납 대신 주석을 사용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효율은 6%에 불과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메르쿠리 카나치디스는 박사의 전언이다. “이론상 주석이 납 수준의 효율을 내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2 습기에 쉽게 부식된다.
문제: 페로브스카이트가 습기에 젖으면 높은 전력 변환 효율의 원천인 특유의 결정구조가 분해된다.
해법: 각 태양전지 셀에 내후(耐候)처리를 하면 된다. 단, 그만큼 제조단가는 높아진다.
3 아무도 수명을 모른다.
문제: 신소재인 만큼 장기간의 내구성 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다. 만일 페로브스카이트가 1세대 태양전지의 소재인 실리콘보다 빨리 분해되면 아무리 효율이 좋아도 상업성이 없다.
해법: 내구성 실험 전이기는 하지만 미국 노트르담대학 프라산트 카마트 박사는 일상적 온도 하에선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말한다.
150% 2013년 5월부터 2014년 5월 사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시간당 평균 최대 태양에너지 발전 증가율
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처음 발견된 결정질 광물. 햇빛을 전기로 변환하는데 이상적 분자구조를 지녀 전 세계 연구팀들이 이 소재를 활용한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성균관대학 박남규 교수팀이 효율 17.01%의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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