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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호시절이 정말 좋았을까? 불평등에 대한 진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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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으로 잘 알려진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Jorge Mario Bergoglio는 지난 1998년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주교에 올랐다. 같은 해 아르헨티나 경제가 무너지면서 전체 인구의 1/5이 실업자로, 1/2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2001년에는 과격한 폭동과 가두 시위가 발생하면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심각한 경기 침체로 수백만 명이 실직하며 실업률이 10%까지 치솟았다. 2011년 자신들을 월가 점령자(Occupy Wall Street)로 부르는 시위대들이 뉴욕시 주코티 공원에서 노숙 시위를 벌였고, 자원 봉사자들은 그들에게 채식주의 음식을 제공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월가 종사자의 1/3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3월 말 바티칸 Vatican에서 만난 오바마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본주의의 탐욕과 불평등의 심화에 대한 서로의 비판적 견해를 지지한다(교황에 관한 내용은 ‘세계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 50인’ 기사 참고). 그러나 불평등 주제와 관련해 이 두 지도자의 생각에 좌우되기 전에, 좀 더 새로운 자료를 갖고 미국의 불평등 문제를 미국 관점에서 다뤄보자.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인간 대체 기술이 개발된 지난 30년을 뒤돌아 볼 때, 미국 부자들은 분명 어느 누구보다도 더 잘 살아왔다. 그렇다면 중산층의 임금은 정말 변화가 없었나? 브루킹스 Brookings 연구소의 경제학자 게리 버트리스 Gary Burtless 의회예산처 (Congressional Budget Office) 통계자료를 기초로 추정한 결과, 생활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됐음을 발견했다. 이 통계자료는 전체 국세조사(Census) 수치와 달리 세금 감면 수입과 건강 보험 같은 현물급여 (In-Kind Benefits) *역주: 현금 대신 물건이나 비 현금적인 혜택를 무시하지 않고 포함 시켰다. 사실 1979년부터 2010년까지 상위 1% 미국인의 세후 실질임금은 세 배나 올랐다. 하지만 중산층의 세후 실질임금은 40% 상승에 그쳤다. 버트리스는 “의회예산처 통계가 놓치고 있는 것은 중하위소득 가구가 미국의 장기 번영에 따른 혜택을 공유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또 사회 정치적 통념상, 미국 내 사회이동(Social Mobility)도 같은 기간 감소했다. 즉, 임금이 훨씬 더 평등했던 50~60년대 황금기보다 사회 이동이 오늘날 더 어려워진 셈이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 라즈 체티 Raj Chetty가 이끄는 연구팀의 또 다른 보고서는 그동안 변한 게 없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1950년대 이후 ‘사회이동 지표’들은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물론, 이 또한 희소식이 아니다. 선의의 사회적 중재 (Social Intervention)가 있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가난의 굴레에 갇혔고, 개선할 방법도 제한돼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육 수준이 임금 격차를 더 키우고 있다. 대학 학위가 전보다 더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반면, 고등학교 졸업자는 임금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기술 진보가 중산층 일자리를 몰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금이 고용 창출 효과가 미미한 IT 기업에 몰리고 있다(진정한 불평등 타파 운동가라면 고작 직원이 53명인 와츠앱 WhatsApp 인수에 페이스북 Facebook이 190억 달러를 쓰는 것을 대통령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소득 불평등은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을 갖지 못한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오바마가 불평등과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은 유권자 대다수의 지지를 받는다.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불평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부자들에 대한 세금인상을 원한다. 하지만 그들의 관심 목록을 보면, 불평등에 대한 우려는 일자리, 경제, 그리고 건강 보험 등에 비해 훨씬 아래에 위치해 있다. 유권자들은 이번 달 집세를 낼 수 있을지, 아이들이 커서 상류층에 진입할 수 있을지 등 자신이 처한 상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리니치 Greenwich 헤지 펀드매니저가 얼마나 많이 버는지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2001년 아르헨티나 폭동은 심각한 경제 혼란에서 비롯됐다. 최근 브라질, 스페인, 그리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도 유사한 이유다. 특히 대침체 (Great Recession) 이후 미국인들의 경제적 고통이 크지만 이들 나라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오바마는 정치적 이유로 임금 불평등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진보주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민주당원과 노조 지도자에게 선거 전 쟁점을 제공하고, 오바마케어(Obamacare)를 괴롭히는 문제에서 관심이 멀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디어의 큰 주목을 받는 이러한 정치 캠페인은 일반 미국인들에게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처럼 단명으로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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