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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PB 전성시대] 편의점·대형마트·홈쇼핑 PB상품 매출 30% 넘어서

한때 유통업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랑콤을 써서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랑콤이 나랑 안 맞기 때문이고, 미샤를 써서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미샤가 싸구려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저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을 다소 희화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이 ‘가격대비 좋은 상품’을 찾는 스마트 컨슈머로 진화하면서 이런 말은 더이상 통용되지 않게 됐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트렌드 변화에 맞춰 유통업계가 내놓은 해법이 PB상품이다. PB란 Private Brand의 약자로, PB상품은 유통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유통업체 브랜드 상품’을 말한다. 유통업체들은 제조시설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품의 제조는 전문 제조업체에 위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B는 PL(Private Label)과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우리나라에 PB상품을 처음 도입한 곳은 편의점이다. 세븐일레븐은 1989년 국내 론칭과 동시에 PB상품을 선보였었다. 편의점 업계 빅3인 CU, GS25, 세븐일레븐은 2012년 PB상품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특히 CU에서 판매 중인 콘소메맛팝콘 PB상품은 ‘악마의 스낵’이란 별칭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국민 과자로 불리는 새우깡의 인기를 넘어서고 있다.

PB상품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은 대형마트 업계다. 다루는 상품군이 많은 만큼 PB상품의 품목 수도 가장 많고, 전체 매출 규모가 타 채널에 비해 큰 만큼 PB상품 매출 규모도 다른 유통사들을 압도한다. 이마트는 2007년까지만 해도 PB상품 매출 비중이 9%에 불과했으나 2008년 19%로 두 배가 넘게 뛰어오르더니 현재는 2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PB상품 매출 비중을 3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유통채널들의 PB상품 도입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01년 홈쇼핑 업계 최초로 PB상품을 선보인 CJ오쇼핑은 PB상품 매출 비중이 2010년 6.2%에서 지난해 29.6%까지 뛰어올랐다. 2012년에는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계도 PB상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출시한 PB상품 중 일부는 해외로 수출까지 되면서 이들 업계에는 현재 PB상품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같이 PB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스마트 컨슈머들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스마트 컨슈머들은 ‘착한 가격’에 지갑을 연다. PB상품은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강점이다. 유통사들은 잘갖춰진 유통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PB상품유통 비용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가 있다. 게다가 자사 PB상품을 가장 좋은 매대에 진열함으로써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상품을 홍보할 수 있다. 유통 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거의 안 들어 낮은 원가로 저가상품 기획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PB상품은 판매 그 자체로도 업체의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주지만 미끼상품으로 기획되는 경우도 많다. 집객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나의 돌멩이로 두 마리의 새를 잡는 효과가 있어 PB상품은 여러 유통채널에서 활용되고 있다. 유통시장에서 PB상품이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알아봤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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