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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KOREA BRANDS] 그레엄 헤일즈 인터브랜드 글로벌 CMO 인터뷰

“브랜드 가치 내재화 위한 노력 계속해야”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14’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레엄 헤일즈 Graham Hales 인터브랜드 글로벌 CMO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증대시켜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인터브랜드 런던 오피스 CEO를 거쳐 지난해 말부터 인터브랜드 글로벌 CMO를 맡고 있는데, 인터브랜드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난 1997년 인터브랜드에 합류한 이후 17년 동안 일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09년부터 런던 오피스의 CEO로 재직한 일이었다. 2013년 말부터는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CMO(Chief Marketing Officer)로 근무하고 있다. 인터브랜드의 브랜드와 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주 업무이다. 또한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비즈니스 개발(Business Development)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한국 브랜드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는 27개 국가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동일한 방법론과 프로세스를 공유하고 있는 인터브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한국 브랜드의 위상이 커지고 있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먼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과정과 그 능력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급속한 경제 성장을 거치면서 삼성, 현대, 기아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낸 한국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한국 기업 브랜드들은 국가 발전에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일을 배우는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전 세계 프리미엄 시장을 이끌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들이 놀라울 만큼 이른 기간 안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과 근로자들의 노력과 야망이 있어 가능했다고 본다.


인터브랜드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브랜드를 개발했다고 들었다.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소치동계올림픽 브랜드 개발 작업은 인터브랜드와 러시아 브랜드 전문가 협의회(Expert Brand Council)의 협력으로 6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인터브랜드는 이 작업을 위해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태평양, 북미 지역 등 12개 오피스에 포진한 브랜드 전문가와 디자이너들로 특별팀을 구성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메이저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언제나 가슴 뛰는 일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브랜드 아이덴티티 역시 인터브랜드에서 개발한 것으로 모든 오피스가 즐겁게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브랜드 개발 작업에 있어 최우선 과제는 ‘러시아’와 ‘소치 2014’라는 두 개 브랜드 사이에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과 ‘혁신’을 상징할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였다. 또한 흥미로웠던 점은 소치동계올림픽에 대한 인식 변화였다. 우리가 소치 동계올림픽 브랜드 작업을 시작했을 당시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실제로 공개되었을 때, 소치동계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처음 작업할 때엔 주로 러시아의 정치적 환경에 대한 이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 소치 동계올림픽은 지구촌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결국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소치동계올림픽 엠블럼 등 결과물의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인터브랜드 특별팀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디지털 브랜드를 제작했다. 인터브랜드는 소치 동계올림픽 브랜드가 수많은 고객 접점들에서 모두 활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 유연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 2014의 워드마크 옆에 러시아의 인터넷 도메인을 상징하는 ‘ru’를 삽입해 디지털 시대를 대변하는 혁신적인 올림픽임을 강조한 것이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쓰이고 있는 화려한 그래픽은 러시아 전통 문양을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단순하고 명쾌하게 문양을 만들어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대회 슬로건은 세계 최초로 우주를 유영한 유리 가가린의 명언인 ‘가자, 시작하자! ПОЕХАЛИ!’를 채택해 성공적인 올림픽 유치의 염원을 담았다. 올림픽 엠블렘을 보며 6년 전에 우리의 기대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번에 발표된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결과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브랜드 가치평가는 역동적인 경제 환경 속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활동해 왔는지, 변화되어 가는지를 측정하는 흥미로운 바로미터다. 브랜드 가치보다 그에 부여된 ‘랭킹’이라는 수치가 이슈가 되고 헤드라인을 만들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들의 가치를 어떻게 증대시켜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브랜드 가치 분석 과정에서 우리는 재무적 분석뿐만 아니라 ‘브랜드 역할력(Role of Brand)’과 ‘브랜드 강도(Brand Strength)’ 두 가지 측면을 면밀히 살펴본다. 브랜드 역할력은 브랜드가 시장에서 선택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의미하는 지표이다. 만약 브랜드가 실제로 수요를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그 가치는 증대될 것이다. 브랜드 강도 지수를 분석할 때 우리는 6,000개가 넘는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가치 평가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서 10가지 요소를 뽑아내 살펴본다. 이 10가지 요소는 경쟁력 있고 위대한 브랜드를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브랜드 강도 지수 분석은 아주 간단한 지표를 제공한다. 이는 그들의 경쟁자 대비 강점이나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 기준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기회와 위협이 어디에 있을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브랜드 역할력 분석과 브랜드 강도 점수는 기업들에게 지표를 제공해 준다. 이 지표들을 통해 미래에 브랜드 가치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기업이 집중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강력하고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 이것은 기업이 스스로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강화해야 하는가?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관리 노력과 역량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 현대, 기아 같은 브랜드들은 매년 인터브랜드에서 발표하는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100’에 진입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이 단지 광고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모든 접점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광고는 매스미디어를 장악할 수 있지만, 제품·서비스·직원에 있어서 브랜드를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소비자들에게 더 큰 의미를 선사한다. 이것이 실제로 브랜드 가치를 이끄는 핵심이다. 브랜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기업들 역시 외부적인 브랜딩 활동뿐 아니라 조직 내부적으로 브랜드 가치 내재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어떤 브랜드가 훌륭한 브랜드인가?
인터브랜드는 훌륭한 브랜드들에게 늘 영감을 받고, 여기에 속하는 많은 브랜드들과 일해온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내게 실제로 영감을 주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된 브랜드들이다. 삼성, 현대, 기아 등을 비롯한 많은 한국 브랜드들도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그다지 치열하지 않았던 시절, 과거 유산을 바탕으로 더 많은 혜택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브랜드들과 달리 최근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한 브랜드들은 급변하는 트렌드와 치열한 경쟁, 까다로운 소비자 등 수많은 악조건을 뚫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브랜드들이 훌륭한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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