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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 위기 수준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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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주요 산업에서 경고등이 깜빡인다. 건설, 조선, 해운, 철강은 물론 국내 맏형 산업인 전자와 자동차에서도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위기 현황 차트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살펴보았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국내 산업의 위기를 알려주는 숫자가 또 하나 추가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재무불량 기업 군의 부채 비중이 더 악화되고 있다. 국내 1,501개 비금융 상장사 중 부채비율이 가장 나쁜 300개 기업의 부채비율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2013년 6월 말 279.2%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건조해’로 대표되는 건설과 조선, 해운 산업을 비롯해 철강 및 비철 등 소재 관련 산업의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부채비율 최고 300개 기업 가운데 209개(69.7%)가 건조해와 소재 산업이다. 이들 두 취약 업종이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7%다 (2013 포춘코리아 500대 기업 매출액 기준).

이 외에도 석유, 화학, 기계, 항공 산업 등이 저조한 업황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재정악화 산업과 이들의 매출 비중을 모두 더하면 26.4%로 전체 4분의 1을 넘는다.

한편 맏형 산업인 전자와 자동차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계 구조조정 전문회사 알릭스 파트너스의 정영환 서울사무소 대표는 “전세계에 상장된 전자회사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재정 부실에 직면했거나 재정 부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극도로 짧아진 제품·기술 주기와 세계적인 전자제품 수요의 약화가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금융 위기 5년 만에 회생분위기로 돌아섰다. 도요타 등 일본 업체는 엔저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는 최근 북미와 내수 시장에서 판매 정체와 부진을 겪고 있다.

앞서 집계한 위험 산업과 전자, 자동차의 매출 비중을 모두 더하면 49.1%로 절반 가까이 이른다. 알릭스 파트너스는 이 외에도 금융, 레저, 비즈니스 서비스(지주사), 부동산 산업에 주의를 요구했다. 금융, 레저, 비즈니스 서비스, 부동산 산업의 매출 비중은 27.3%다. 소위 위기론이 대두되는 모든 산업의 연매출을 모두 합하면 국내 500대 기업의 매출총액 중 76.3%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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