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최근에는 기업이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 렌털 외에 개인끼리의 C2C 렌털도 주목 받고 있다. C2C 렌털은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경비를 줄일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C2C 렌털 전문 종합 오픈마켓까지 등장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렌털시장이 B2C에서 C2C로 확장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무엇보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대정신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렌털 전문 온라인 오픈마켓인 렌탈마켓www.rentalmarket.co.kr은 이런 흐름을 타고 지난 1월 만들어졌다. 렌탈마켓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존 렌털 사업을 오픈마켓 비즈니스와 접목시킨 기업으로, ‘오픈마켓 서버를 이용한 렌털 서비스 제공방법’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사이트 오픈은 1월이지만 사업자 등록은 2011년 11월에 했다.
사업자 등록 당시 상호는 휴존커뮤니케이션이었다. 2012년 8월 ‘중소기업청 지식서비스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사명에 업종을 반영하기 위해 당해 12월 렌탈마켓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곳에서는 의류, 가전기기, 유아용품 등이 주로 거래되고 있다. 빌려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품이 올라오다 보니 특이한 렌털 상품도 많다. 병풍과 그릇 등도 의외로 수요가 많다. ‘고작 일 년에 몇 번 지내는 제사를 위해 고가인데다 부피까지 큰 병풍을 사는 것보다 빌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 분석이다. 그릇도 비슷한 이유다. ‘한 가정 당 사용하는 그릇 수는 거의 고정돼 있는데 몇 번 있지도 않은 손님 대접을 목적으로 보관과 관리가 어려운 그릇을 구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이 오픈마켓에서는 결혼식 하객 대행이나 코스프레 의상 등 특이한 거래도 이루어진다. 인력 제공의 경우 자기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스스로 오픈·광고하는 형식이다. 재능 기부 카테고리에 고정으로 올라오는 결혼식 하객 대행 상품만 10여 개에 이른다. 코스프레 의상은 메이드복부터 백설공주 등 동화 드레스, 세일러문 등 애니메이션 주인공 의상까지 다양하다. ‘현대인의 다양한 취미 생활을 반영하는 상품’이란 해석이다.
이창민 렌탈마켓 대표는 올해 34세의 젊은 CEO지만 창립 당시 유명 건설업체 기획본부 부팀장을 맡을 정도로 이미 경영·기획 실력을 검증 받았다. 이 대표는 “일본 렌털 시장이 크게 발전한 것을 보고 우리나라 렌털 시장도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제품의 사용 가치가 소유 가치보다 커지는 등 렌털 시장의 성장에 우호적인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했죠”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주목한 것은 렌털 품목 중에서도 개인 물품이었다. 이 대표는 개인이나 가정이 소유하고 있는 잉여 물품을 활성화시켜 임대인, 임차인 모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렌털 사업 모델을 고민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렌털 서비스를 오픈마켓에서 제공하는 ‘렌털 전문 오픈마켓’이었다.
사업 구상을 마친 이 대표는 젊은 혈기로 사업자 등록까지 일사천리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사이트 오픈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내 첫 사례인 만큼, 가까이에서 참고할 만한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오픈마켓은 많이 있었지만 플랫폼이 판매에만 집중된 까닭에 임대·임차 프로세서나 시스템을 마련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사이트 디자인을 벤치마킹 할 수는 있었으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바닥에서 시작해야 했다. 해외에 유사한 서비스가 있었으나 배송 시스템 등 제반 여건의 차이가 심해 그대로 들여오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법인 설립 이후 1년이 넘도록 플랫폼 구성에 매달렸고, 여러 시행착오 끝에 2013년 1월 사이트를 오픈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말한다. “아직까지도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중입니다. 예전에는 대여·회수·보안 등의 문제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렌털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초 사이트를 오픈 할 때까지만 해도 ‘이 정도 했으면 시험가동이라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사업 개시가 돼 버렸습니다. 시스템이 완성단계인 만큼 7월부터는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생각입니다.”
회사 수익은 중개 수수료와 임대자 광고 수익으로 나뉜다. 중개 수수료는 렌털 시세와 연동돼 있다. 렌털 시세는 상품별로 천차만별이다. 보통 개별 상품만 렌털하는 곳보다 적은 수수료를 책정한다. 판매자 광고 수익은 일부 사업자 상품을 사이트 상단에 올려주는 대가로 받는 수익이다. 사업활동이 짧다는 이유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여한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를 대비해 보증금 제도도 마련했다. 보증금은 현금과 신용카드 둘 다 결제가 가능하다. 보증금은 상품 반납 시 되돌려 주는데, 현금의 경우 직접 환불을, 신용카드의 경우 보증금 결제가 자동 취소되는 시스템이다.
임대인·임차인 간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분쟁이 일어나면, 1차적으로 임대인·임차인 간 상호협의를 유도한다. 주로 임차인이 낸 보증금에서 협의된 일부 금액을 차감하는 식이다. 임대인, 임차인 간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회사가 직접 중재한다. 각 품목별로 수리점이 선정돼 있어 이들로부터 수리비용의 합리적인 가격을 산출해 제시하는 방식이다.
렌털 가격은 전적으로 시장 논리에 따른다. 임대인이 임의로 렌털 기간과 가격을 올리면 수요에 따라 자동적으로 가격 변동이 일어나 적정 시장가격이 형성된다. 인력 제공 등 서비스 상품에 따라서는 동일한 서비스 내용이라도 상품의 수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한다.
렌탈마켓은 임대자로 기업의 참여도 가능하지만, 개인과 개인 간 거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사업 구상 단계에서 계획했던 바와 같이 임대인·임차인 모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한다. 특히 일반 개인이나 가정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최근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이 대표는 말한다. “한 번 이용해본 고객들은 거의가 충성고객으로 남습니다. 어떤 고객은 고가의 사진기 등을 대여물로 올렸다가 높은 수익을 얻은 후, 아예 중고시장에서 같은 물건을 몇 개 구입해 동시에 올려놓기도 합니다. 렌털 비용이 큰 상품은 몇 번만 대여하면 중고품 가격 정도는 쉽게 회수가 가능하거든요. 아예 이런 쪽으로 문의를 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렌탈마켓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렌탈마켓은 임대인·임차인 모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한다. 최근 개인이나 가정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