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떤 경지에 다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런 오라가 생성되는 걸까. 만일 그렇다면 그 정체는 무엇일까.
‘키를리안 사진(Kirlian Photography)’이란 것이 있다. 사물에 수천 볼트(V) 이상의 고전압을 가했을 때 생기는 코로나 방전 현상을 포착한 사진이다. 1939년 러시아의 전기공 세묜 키를리안이 발견해 널리 퍼졌는데 카메라와 렌즈 대신 고압전기와 필름으로 찍어낸 특수한 사진이라 할 수 있다.
키를리안 사진에서 주목할 부분은 우리가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특정 사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나 파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전과 같은 일반적인 물체에서 사람의 손가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이 해당된다.
일각에서는 키를리안 사진에 나타나는 기묘한 빛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라(Aura)’로 여긴다. 그도 그럴 것이 키를리안이 촬영한 몇몇 사진에는 실제로 미스터리한 부분이 존재한다.
불가사의한 정기
키를리안 사진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나뭇잎이다. 일명 ‘유령 나뭇잎(Phantom Leaf)’이라 불리는 이 사진은 잎사귀의 일부를 잘라내고 촬영했음에도 어찌된 영문인지 잘리기 이전의 온전한 모습이 빛으로 나타난다. 마치 잘리기 전 잎사귀에 남아있던 기(氣)나 에너지가 포착된 듯이 말이다.
키를리안 사진이 오라의 존재를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의 하나로 언급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주류 학계에서는 아직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 사람과 사물에서 육안에는 보이지 않는 빛이 발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예로부터 많은 이들에 의해 보고돼 왔다. 과거에는 이를 고승들의 몸에서 나오는 사리와 마찬가지로 영적 진화의 산물로 생각했다. 일정한 경지에 도달한 성인(聖人)들에게서 나오는 후광 정도로 판단한 것.
하지만 증거와 검증을 토대로 한 과학적 사고가 자리 잡으면서 현대에 들어와 오라는 단순한 상상의 산물로 치부됐다. 귀신과 다를 바 없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목격되는 헛것, 또는 착시 현상으로 격하되기도 했다.
반면 초심리학계에서는 오로라에 대한 논의가 매우 활발히 이뤄졌다. 모든 사람과 사물은 영묘한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이의 발산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영국의 초심리학자이자 투시가인 W. E. 버틀러는 오라를 ‘몸과 마음, 양면의 전자기적 속성에서 비롯된 심령적 발산물’로 정의하기도 했다.
“우리의 육체 기능은 여러 장기들을 순환하는 체내의 전류와 관련돼 있으며 그것이 우리 주위에 어떤 전기적 영향권을 형성한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힘의 영역은 나일론 옷을 착용했을 때 생기는 정전기와는 다르다. 또한 육체 기능과 관련된 생물학적 전기와도 다르다.”
버틀러는 오라를 여러 가지 영적 방사물의 복합체로 봤다. 사람이 인체 내·외부에 지니고 있는 힘의 영역 중 가장 밀집된 것이 오라라는 얘기다. 이 시점에서 주목할 것은 코로나 방전 현상이 오라라는 전제가 성립될 경우 키를리안 사진에서도 확인되듯 오라는 비단 예수나 부처와 같은 특별한 능력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생명체, 아니 무생물을 포함한 모든 사물이 오라를 갖고 있다.
심신 상태에 따라 각양각색
흔히 오라는 한 겹 또는 겹겹의 빛으로 형성된 둥근 덩어리가 머리 혹은 전신을 감싼 형태로 나타난다. 심령과학자들은 이 오라가 우리 몸의 생명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는다. 오라의 핵심 부위라 할 수 있는 에테르체는 육체에 대한 물질의 출입을 제어할 뿐만 아니라 체세포의 활성화를 위해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들인다는 것. 이 에너지들은 에테르체와 그 대응물이라 할 수 있는 인체를 흐르면서 체내 기관 및 조직의 필요를 충족시킨 다음 체외로 방출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언가로 꼽히는 에드가 케이시는 오라를 통해 그 주인의 성향은 물론 운명까지 맞힐 수 있었다고 알려진다. 때문에 오컬트 지지자들은 그의 오라 관찰법을 질병 진단에 널리 이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의 오라가 똑같은 색깔과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마다 상이한 오라가 관측된다. 왜, 어떻게 다른 걸까. 국내에서 활동 중인 초심리학자 김봉주 박사는 저서 ‘정신의 원리’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의 과학자 우치다는 인체 오라 색채측정기를 발명, 오라의 색상과 상태를 몇 가지로 구분했다. 적색은 흥분 상태, 황색은 피곤한 상태, 주황색은 과로로 발병 가능성이 높은 상태, 청색은 건강한 상태 등이다. 즉 심신이 안정되고 편안할수록 푸른색, 심신이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붉은색을 띤다.’
김 박사는 “우치다의 결론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확실치 않아도 감정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오라의 색이나 형태가 다르다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키를리안 사진에서도 촬영대상의 생리적 상태, 다시 말해 생기 있는 나뭇잎과 시들어가는 나뭇잎의 색채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버틀러는 저서 ‘초감각의 세계(How to Read the Aura)’에서 영성이 높거나 깨달음이 깊은 이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독특한 오라가 관찰된다고 밝혔다.
‘부처의 오라는 200㎞ 밖까지 뻗쳤었다고 알려진다. 오라가 신체 밖으로 분출되는 범위는 영혼이 덜 진화된 사람의 경우 수십㎝에서 수m 정도지만 진화가 많이 이뤄진 사람은 수㎞에 달한다. 그 색채 역시 황금색에 가깝다.’
오라 관찰 도구
재미있는 사실은 심신 미약자들의 오라 중에는 바깥층이 찢어지거나 상처를 입은 경우도 상당수라는 것. 바로 그 지점으로 영적인 기가 새어나가고 있다는 게 버틀러의 주장이다.
‘에테르가 새어나가는 오라를 지닌 사람은 생기가 빠르게 유실되는 탓에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래서 어떤 일을 시도할 만한 에너지도, 질병의 침입에 저항할 힘도 거의 갖지 못한다.’
행여나 오라가 모조리 새어나가 버리면 어떻게 되는 걸까. 미뤄 짐작되듯 생사 여부를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상처 입은 오라일지라도 치유는 가능하다는 게 버틀러의 전언이다. 가장 기본적 방법은 심신을 수련하는 것. 그리고 오라는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전이될 수 있으므로 주변에 생기 넘치는 식물이나 동물의 오라를 끌어들여 회복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혹시 이러한 오라를 일상생활을 하며 확인할 수는 없을까. 그것이 가능하다면 주위 사람들이나 사물의 실체를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니 말이다. 단적으로 말해 불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다.
일단 기구를 활용하면 된다. 키를리안 사진기를 개량해 만든 ‘오라 사진기’가 대표적 기기다. 이는 순간적으로 고주파 전류를 흘려서 얻은 정보를 이미지로 변환, 에너지 장의 분포와 성향을 정밀하게 보여준다.
또 영국인 발명가 월터 J. 킬너 박사가 개발한 ‘킬너 스크린(Kilner screen)’이라는 장치를 사용해도 된다. 이 도구는 특정 염료 용액이 들어있는 여러 개의 유리주머니로 구성돼 있는데, 주머니 속 용액을 통해 일정시간 동안 빛을 바라보면 눈의 메커니즘이 변해 오라를 포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개량한 킬너 안경도 존재한다.
투시력 배양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장치를 손에 넣기는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아예 투시 초능력자처럼 맨눈으로 오라를 확인할 수 있는 ‘오라 시력(Aura vision)’을 기르는 방법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초감각의 세계’에 자세히 기술돼 있다.
먼저 촉감으로 오라 읽기. 관찰 상대를 침상에 눕히고 상대의 몸에서 6~7㎝ 떨어지도록 손을 위치시킨 뒤 머리에서 발끝까지 서서히 이동한다. 손가락 끝에 정신을 집중한 채 손이 몸에서 20㎝ 정도 떨어졌을 때와 5㎝ 정도 떨어졌을 때의 차이를 느껴보자. 버틀러에 따르면 지금껏 이런 식으로 손가락 끝에 주의를 집중해 본 경험이 없기에 처음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반복해서 시도하면 무언가 감지할 때가 올 것이다.
오라 감지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시각으로 오라 읽기다. 상대를 어두운 곳에 세워두고 조용히 그를 응시한다. 이후 상대방 너머 15~20㎝ 지점에 시선을 두고, 눈의 초점을 약간 흩트려서 전체적 윤곽은 보이지만 또렷하게는 보이지 않게 한다. 바로 이때 편안한 마음자세를 가지면 오라를 볼 수 있다고. 버틀러는 일정 단계에 이르러 뿌연 회색빛 안개 같은 것을 보게 될 것이며, 한층 능숙해진 후에는 오라가 크기와 형태, 색깔 등의 세부적인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허무맹랑한 얘기로 들릴 것이다. 다만 오라에 관심이 있다면 속는 셈치고 한번쯤 시도해 봄직한 방법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하다.
지금껏 언급했던 모든 것은 오라가 실재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주지하다시피 과학은 오라의 존재를 확신할 수 있는 어떤 증거도 포착하지 못한 상태다. 오라 연구를 수행 중인 초심리학계의 주장은 적어도 아직은 글자 그대로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김봉주 박사는 오라 연구는 우리 인간의 몸에 대한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정신 혹은 영혼과 육체의 상관관계를 파헤칠 수 있는 핵심 키워드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어쩌면 인체자연발화와 같은 수수께끼를 푸는 데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터에서 폭탄으로 팔이 잘려나간 군인의 오라 사진을 촬영하면 한동안 지금은 사라진 팔의 오라가 찍혀 나온다. 이 현상은 여러 가지를 암시한다. 특히 인간에게 유체가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높여 준다. 현대 정신과학은 이 같은 오라 연구에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
인디고 아이들, 크리스털 아이들
1990년대 말 미국을 중심으로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을 지칭하는 ‘인디고 아이들(Indigo children)’, ‘크리스털 아이들(crystal children)’ 열풍이 분 바 있다.
인디고 아이들은 인지심리학자 낸시 앤 태프가 1970년대에 처음 정립한 개념으로 초능력을 포함한 각종 비과학적 능력과 기존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행동패턴을 소유하고 있는 1975년 이후 출생의 아이들을 뜻한다. 평범한 아이들은 오라가 무지갯빛으로 방출되는 반면 인디고 아이들은 몸 전체에서 남색(indigo) 오라를 뿜어낸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인디고 아이들이 인류와 세상을 구원할 신인류로까지 불리면서 미국에서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법들이 개발됐으며 수차례 국제회의가 개최되기도 했다.
인디고 아이들의 놀라운 능력을 설명하는 일화는 많이 있지만 러시아의 15세 소년 보리스카가 가장 유명하다. 이 소년은 3세가 되기 전 부모에게 자신이 전생에 화성인이었다고 주장하고 화성인으로서 지구를 방문했을 때 목격했던 고대 레뮤리아 문명에 대해 말했다. 어린이가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의 세밀한 지식을 설명했다고 한다. 특히 보리스카는 2000년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 쿠르쿠스호 침몰 사고, 2004년 체첸반군이 베슬란의 학교에서 벌인 인질극을 예견해 화재가 되기도 했다. 베슬란 인질극 당시에는 등교하고 있던 보리스카가 갑자기 복통을 일으키며 학교에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횡설수설했는데 이 사건으로 어린이 등 400여명이 희생됐다.
크리스털 아이들은 인디고 아이들과 비교해 80년대 이후 태어난 맑고 순수한 영혼의 아이들을 칭하는 용어다. 전생의 환상을 보거나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하고 독심력을 지녔다는 것이 이 아이들의 특징이다. 미국인 작가 제임스 트와이맨은 마르코라는 크리스털 아이가 머리에 손을 대자 전류가 흐르는 듯한 느낌과 함께 악성 투통이 말끔히 사라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 방전 (corona discharge) 기체 속에서 일어나는 방전의 일종. 두 도체 사이에 전압을 높일 때 불꽃 방전이 일어나기 전에 도체의 표면이 발광하는 미약한 방전 상태.
오라 (Aura) 흔히 ‘아우라’라고 하지만 ‘오라’가 맞는 표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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