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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로 착각하지 마세요”

[INTERVIEW] 패트릭 영 드래곤에어 CEO

1985년에 설립된 드래곤에어는 매주 600여 항공편을 운항하는 ‘홍콩 제2의 항공사’로 아·태 지역 45개 도시에 170여 노선을 운항 중이다. 지난 2006년에는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그룹의 자회사가 되며 아시아 최고 지역 항공사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영국의 독립 항공사 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 Skytrax에 의해 2008년 ‘동남아 최우수 지역 항공사(Best Regional Airline SE Asia)’로 선정된 데 이어 2010년과 2011년에는 ‘세계 최우수 지역 항공사(World’s Best Regional Airline)’로 뽑혔다.

2012년에는 관광업계 최고의 상으로 불리는 TTG(Travel Awards)의 ‘최우수 지역 항공사’ 상을 받으며 다시 한번 서비스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는 2007년 부산~홍콩 노선을 시작으로 지난해 제주~홍콩 노선을 추가하며 점차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달 부산에 위치한 한국 지사를 방문한 패트릭 영 드래곤에어 대표를 만나 현재까지의 사업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김의준 기자 eugene@hmgp.co.kr


Q 홍콩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사 임에도 아직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A: 지역에 따라 드래곤에어는 매우 낯익은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전혀 모르는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홍콩과 중국 본토 지역에서는 상당히 인지도가 높아 핵심 항공 업체로 여겨진다. 반면 그 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낯선 브랜드로 비쳐 곳에 따라서는 저가 항공사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드래곤에어는 27년째 프리미엄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홍콩 제2의 항공사다. 매주 600여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고, 그중 400여 편이 중국 본토로 향한다. 중국 본토로 운항하는 비(非)중국계 항공사 중 최대 규모다. 김해공항이 주당 700여 편의 국제선을 운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서비스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감이 올 것이다.


한국에서는 부산과 제주 노선만 운행하고 있나?
2007년 1월 부산~홍콩 노선을 주 3회 단위로 시작했다. 반응이 좋아 같은 해 7월부터는 매일 1회로 증편 운항해 왔다. 제주~홍콩 노선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했다. 인천~홍콩 구간은 우리 자매 회사인 캐세이퍼시픽항공이 매일 운항하고 있다.


부산과 제주 시장은 어떻게 다른가?
부산은 비즈니스나 학생 수요가 높은 편이다. 홍콩을 최종 목적지로 하는 경우도 많지만 홍콩을 거쳐 다른 목적지로 향하는 고객의 비중도 상당하다. 홍콩을 경유하여 다른 국가로 가는 고객의 경우 우리 자매회사인 캐세이퍼시픽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폭넓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 제주는 거의 대부분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주는 홍콩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 등 한류의 인기 상승으로 인해 한국 관광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제주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졌다. 최근 주 3회에서 주 4회 운항으로 증편한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홍콩 주변의 펄 리버델타 Pearl River Delta 지역에는 4,300만 명에 달하는 고소득 인구가 산다. 그들은 휴가 때 놀러 갈 관광지를 계속해서 물색 중이며 그에 따라 제주의 시장 잠재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 시장만의 특징이 있다면?
한국 시장은 크게 두 가지 계층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부족한 영어 실력과 낯선 외국관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룹 패키지 투어를 선호하는 나이 든 관광객 그룹이다. 또 하나는 개방적이고 영어에 자신이 있는 젊은 층으로, 새로운 지역에 대한 공포가 없고 2~3명 정도로 구성된 소규모 관광을 즐기는 그룹이다. 두 계층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을 공략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영업 전략이 나올 수 있다. 꾸준히 새로운 패키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있나?
현지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항상 노력 중이다. 한국의 경우 기내식으로 비빔밥과 죽을 제공한다. 한국인 승무원 및 홍콩에 상주하는 한국인 직원도 대거 채용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 신문이나 잡지는 물론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 등도 준비해 놓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으로는 1994년부터 한국에서 진행해 온 ECWG(Environment & Charity Working Group)라는 펀드가 있다. 매달 100여 명의 캐세이퍼시픽 임직원과 드래곤에어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월급의 일부분을 이 펀드에 기부해 한국의 불우이웃과 독거노인들을 돕고 있다. 드래곤에어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인정받아 2005년 홍콩 사회봉사 협의회로부터 ‘Caring Company’로 지정됐다.


캐세이퍼시픽이 드래곤에어를 인수한 배경에 대해 설명 해 달라.
두 항공사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이었다. 캐세이퍼시픽의 훌륭한 국제선 네트워크와 드래곤에어의 강력한 중국 본토 네트워크가 결합하면서 자연스러운 융합으로 이어졌다. 또한 홍콩을 세계 항공의 허브로 활용하기가 쉬워 졌다. 드래곤에어를 통해 홍콩으로 유입 된 중국 본토 승객은 캐세이퍼시픽의 국제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반대로 캐세이퍼시픽을 통해 홍콩에 온 해외 승객들은 드래곤에어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 본토로 가기 훨씬 수월해졌다. 푸조우~홍콩 노선을 예로 들어보자. 푸조우 고객 중 뉴욕이나 미국 동부로 향하는 고객의 수요는 상당하다. 드래곤에어를 통해 홍콩에 온 푸조우 승객들은 캐세이퍼시픽의 홍콩~뉴욕 노선으로 쉽게 갈아탈 수 있다. 이로 인해 캐세이퍼시픽은 현재 하루 4번 홍콩~뉴욕 직항 노선을 운항 중이다. 또한 두 기업의 통합 이후 경유 시간을 평균 50분 정도로 단축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드래곤에어의 운영 전략은 무엇인가?
항공산업은 앞 일을 예측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지속적인 투자만이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항공유 비용은 캐세이퍼시픽그룹의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캐세이퍼시픽그룹은 항공유가의 가격 상승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항공유 가격이 하락했던 2012년 5월과 6월에 적극적으로 유가 헤징(hedging)을 진행 한 바 있다. 유류비 증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항공유 헤징’을 통해서 이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무게 절감을 위해 기내 신문이나 잡지의 양을 줄이고 카트의 무게도 줄이는 방안을 물색 중이다. 이쑤시개나 얼음 등 눈에 잘 안 띄는 작은 물건들도 물량이 많아지면 기체 무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의 양을 줄임으로써 더 많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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