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힐링을 비즈니스 라이프에도 접목시켜 유용한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정장을 꽉 죄어 입은 비즈니스맨이야말로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포춘코리아가 자이요가와 함께 ‘비즈니스맨을 위한 요가’ 연재를 시작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법’ ‘야근 뒤 집중력을 높이는 법’처럼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주제를 선정해 그와 연관된 신체부위와 운동법을 소개한다. 내 일을 되돌아보고 바로잡는 기회도 함께 제공한다. 그 첫 주제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다.
글·사진 차병선 기자 acha@hk.co.kr
도움말 민진희 자이요가 원장
비즈니스는 선택의 연속이다. 굳이 의사결정권을 가진 팀장이나 매니저, 임원, 사장이 아니더라도 비즈니스맨은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하다못해 갑작스레 저녁 회식이 생길 때에도, 가족과의 선약을 지킬 것인지 팀장 눈치를 볼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하는 걸까?
휴대폰을 만드는 한 대기업에서 있었던 일이다. 디자인 팀이 최종결재를 받기 위해 시안을 올렸다. 시안은 반드시 2개 이상을 내야 했다. 팀에서 시안을 미리 거르는 건 용납되지 않았다. 최종 결정은 임원이 해야 했다. 디자인 팀 전원은 A안을 선호했다. 시장에 먹힐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임원진은 B안을 택했다. 이의를 제기하는 팀원은 아무도 없었다. 이들이 선택한 건 몸 사림, 복지부동이었다.
실제 있었던 일이다. 아니 늘 있는 일이다. 사회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열정은 넘쳐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밤을 새워 일하는 모습이 멋져 보인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변한다. 실무 전문가로서 윗사람을 설득하기보단 몸부터 사리게 된다. 야근은커녕 대낮부터 사우나를 즐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한국 직장인들의 몰입도는 유난히 낮다. 컨설팅업체 헤이그룹에 따르면, 10명 중 8명 이상이 업무 중에도 딴 생각에 빠져 있다. 회사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개인에게도 마이너스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조직문화가 경직돼 있고, 상사가 부하직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보상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짐승은 채찍과 당근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사람에겐 비전이 필요하다.
장윤석(42) 투어그라피 대표도 그랬다. 장 대표는 6개월 전까지 우리투자증권 도곡지점 프리미어블루센터 PB팀장으로 일했다. 고액연봉에 업무성과도 좋았다. 본인 스스로도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컸다. 그런 장 대표가 회사를 박차고 나온 이유는 딱 하나, 여행에 대한 꿈 때문이었다. “회사 워크숍에서 꿈을 발표할 때마다 ‘여권에 전 세계 출입국 도장을 찍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어요.” 장 대표는 틈틈이 해외여행을 다녔다. 그래서 가본 곳만 20개국이 더 된다. “그렇지만 여행은 어디까지나 취미였어요. 그게 제 일이 될 거라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에도 생각 못했죠.” 장 대표가 결심을 내린 시기는 묘하게도 요가를 접한 시기와 겹친다.
장 대표는 2011년 10월부터 요가를 시작했다.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고 신체를 단련하기 위해서였다. 장 대표는 특히 명상을 즐겼다. “요가 자체가 정적인 데다가, 시작과 끝 부분에 명상할 주제를 던져줘요. 스스로를 깊이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곤 했죠.”
하루에 한 시간씩, 일주일에 세 번 수련을 했다.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장 대표는 자신이 얼마나 여행을 사랑하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 그런 깨달음을 얻은 건 요가를 시작한 지 반년쯤 지난 때였다. 그리고 다시 반년쯤 뒤에 우리투자증권을 그만두고 여행사를 차렸다. 여행사를 운영하면, 세계 여행 꿈을 좀 더 수월하게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가족은 깜짝 놀라 우려를 표했지만 반대하지는 않았다. 성실하게 살아온 장 대표를 믿어주었다.
장 대표가 인생을 전환하는 데 요가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몸의 변화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어깨가 벌어지고 가슴이 넓어졌어요. 저보다도 아내가 먼저 알아채더라고요.” 그렇지만 마음의 변화는 근육처럼 두드러지지 않았다. 장 대표 스스로도 “요가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반신반의하는 듯 웃음을 섞었다. 그렇지만 요가 스승들은 요가의 효능을 굳게 믿고 있다. 민진희 자이요가 원장은 말한다. “장 대표님이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던 것도 일에 대한 열정과 비전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열정이 없었다면 머리로만 계산하려 하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었을 거예요. 열정이 없이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가 없어요. 일에 대한 비전과 사랑이 있어야만 몰입하고 확장할 수 있어요. 요가에서는 어깨를 젖히고 가슴을 열었을 때 특히 열정과 자신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어깨는 팔과 몸통을 이어주는 부위다. 어깨 하면 흔히 어깨뼈(견갑골)나 어깨관절만 떠올리지만, 어깨 부위는 훨씬 광범위하다. 가슴과 목, 겨드랑이, 위팔 등의 일부가 어깨에 속한다. 팔을 돌리고 비틀고 들어올리는 등 복잡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수많은 뼈와 근육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어깨는 심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 말에는 ‘어깨가 무겁다’ ‘어깨에 힘주다’ ‘어깨가 처지다’와 같이 심리와 연관된 표현이 많다. 실제 어깨는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해 심리적 상태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마음이 침착하고 안정적일 때 어깨는 아래로 이완되고 뒤쪽으로 자리잡는다. 반대로 불안한 상황이나 놀랐을 때는 어깨가 위로 경직되고 앞으로 몰린다. 이는 자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오래된 본능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돌발적인 위험에 닥쳤을 때 몸을 움츠리는데, 이때 어깨는 올라가 앞으로 숙여진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생후 4개월 뒤부터 누구나 동일한 반응을 보인다. 이 자세는 비단 신체적인 위험뿐만 아니라 모든 불쾌한 자극에 유사하게 나타난다.
사무실에서 짜증나는 일과를 보내고 있다면, 어깨는 잔뜩 짓눌리게 된다. 상사와 주먹다짐을 한다면 움츠린 복서 같은 자세가 유리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긴장된 자세는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가슴이 압박되고 호흡은 짧고 불규칙해진다. 뇌로 전달되는 산소와 혈액이 현저히 줄어든다. 뇌 효율이 낮아지고 창조성이 떨어진다. 또 어깨가 굽거나 비뚤어지면 폐와 심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몸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 당연히 업무 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는 반대로 느긋한 어깨가 몸의 짐을 덜어주고 능률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 업무 효율을 높여준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현대인은 많은 시간을 어깨를 구부리고 긴장상태로 살아간다. 사무실 근로자는 특히 더 하다. 목은 모니터를 보기 위해 앞으로 쑥 기울어져 있고, 어깨에는 이를 받치기 위한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책상 위 키보드를 칠 때에도 어깨는 불편하게 올라가 있다. 심지어 거리를 걸을 때에도 걱정거리 때문에 목이 아래로 기울고 어깨가 긴장돼 있다. 이런 날이 반복되면 체형이 구부정하게 변한다. 길고 아름답던 목은 나이가 들 수록 어깨 속에 파묻힌다. 자라 목이 따로 없다.
반대로 인생을 열정적으로 자신감 있게 살아온 사람들은 어깨가 열려 있다. 어깨가 움츠러들만한 경험을 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부딪쳐 이겨낸다. 어깨는 이완되어 아래 뒤쪽에서 가슴을 받쳐서 넓게 펴준다. 당당한 자세가 연출된다. 한눈에 자신감이 넘쳐나 보인다. 실제 성공한 CEO는 노인이 되어서도 대나무처럼 반듯한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어깨를 보면 그 사람의 지위나 상황을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의 어깨는 내려간 상태로 뒤로 젖혀져 있다. 일에 끌려 다니는 사람은 어깨를 구부리는 경향이 있다. 작은 구멍 가게를 하더라도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사람은 어깨가 열려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깨에 명품 백을 걸고 있어도 행복할 수가 없다.
장윤석 투어그라피 대표는 열정을 선택했다. 하지만 치밀한 사업적 계산도 염두에 뒀다. 여행시장은 레드오션이지만, 특화된 시장을 개발하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장 대표는 부유층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개발하고 모객하는 데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그는 현재 기존 패키지 상품을 업그레이드해 고객 니즈를 맞추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올 6월에는 ‘커피 소믈리에와 함께 하는 커피투어’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커피 소믈리에는 바리스타보다 한 등급 높은 전문가로 세계적으로 그 수가 많지 않다. 그만큼 섭외가 어렵지만 장 대표는 기존 인맥을 활용해선을 만들 수 있었다. 커피 애호가가 늘고 있어 이 상품의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그는 또 ‘미슈랭 가이드 맛집 투어’를 기획하며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어깨를 열어주는 법
소머리자세·고무카사나(Gomukasana)
1. 오른팔이 머리 옆에 가까이 있도록 하늘 위로 뻗어 올립니다.
2. 팔꿈치를 접어 등뒤에 손을 놓습니다.
3. 왼팔을 접어 등뒤로 가져가,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아 봅니다. 힘들경우에는 타올 또는 밸트를 양손으로 잡아도 됩니다.
4. 양팔이 접힌 상태에서 오른 팔꿈치는 머리 옆에서 하늘을 향해 있고, 왼팔은 몸통 옆에서 바닥을 향해 있습니다. 양손을 위아래로 잡아당기며 가슴을 더욱더 확장하고 열어줍니다. 갈비뼈가 앞으로 툭 튀어나가지 않도록 복부를 등 쪽으로 당겨줍니다.
5. 이 상태로 3번 정도 깊은 호흡을 반복한 후 팔을 풀어줍니다.
6. 팔을 교체하여 반복합니다.
독수리자세·가루다사나(Garudasana)
1. 양팔을 몸 앞으로 쭉 뻗어 왼팔을 오른팔 위로 놓고 ‘X’ 자를 만들어 팔을 교차합니다.
2. 가위바이보를 하기 전에 깍지 끼듯, 손바닥을 마주치게 놓습니다.
3. 숨을 들이마시면서 팔을 하늘 쪽으로 뻗어 올리며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줍니다. 이때 팔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만큼 어깨는 바닥으로 내려줘야 합니다.
4. 숨을 내쉬면서는 팔을 바닥 쪽으로 당겨 내려줍니다. 가슴이 모아지지 않고 활짝 열리게 유지하며 어깨도 같이 끌어당겨 내려줍니다.
5. 올리고 내리기를 3~5회 반복합니다.
6. 팔을 교체하여 반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