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진 IT칼럼니스트 chuljin.park.1973@gmail.com
'베가 아이언'은 그동안 팬택이 쌓아온 기획·기술·디자인 능력을 집대성한 녀석이다. 지금껏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금속 소재를 채용, 왠지 모를 미래적 느낌과 신선함을 선사한다. 여기에다 각 진 모서리로 날을 세워 '엣지'를 더하면서 우직하면서도 정갈한 모습이다. 베젤을 최소화해 '보는 맛'을 한껏 살렸다. 베가 아이언을 놓고 스마트폰계의 아이언맨이라 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견고감의 끝판왕
베가 아이언의 첫 인상은 단연 견고함이다. 테두리 전체를 하나로 이어지도록 통으로 깎아 떨어뜨려도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를 내비친다. 금속 소재를 썼지만 통이 아닌 이어붙인 티가 나는 아이폰5와는 분명 다르다. 표면을 곱게 만들기 위해 메탈 테두리에 가는 선을 긋는 일명 '헤어라인(Hairline)' 공정을 적용,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디자인에 포인트도 줬다.
그런데 이미지만큼 흠집에 강할까. 동전과 열쇠로 표면을 긁어봤는데 눈에 띄는 흠집이 생기지 않았다. 또한 일반 스마트폰은 금속 느낌을 내기 위해 플라스틱이나 마그네슘 소재에 크롬을 코팅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벗겨져서 흉해지지만 베아 아이언은 그럴 염려가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자연스러운 맛이 살아날 것이 확실하다.
금속 소재는 손맛을 살리는 데도 일조한다. 플라스틱과 달리 손바닥에 감기는 맛이 있다. 중량은 153g으로 동급 화면 크기의 '베가 S5(139.8g)'보다 약 13g이 더 무겁지만 안정감과 편안한 그립감을 준다.
견고함의 극치는 버튼에서 드러난다. 전원과 볼륨 조절을 제외하고는 물리적인 버튼이 전무한 것. 대신 아래쪽에 4가지 스타일의 바를 채용해 편의성을 보강했다. 위치를 옮기거나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어 사용자에 맞춤화된 활용이 가능하다.
덧붙여 우측 상단부에는 LED로 '주얼리 라이팅'을 배치하여 디자인에 방점을 찍었다. 이 LED는 사용자 설정에 따라 전화, 메시지, SNS, 배터리 상태 등을 7가지 빛으로 알려준다. 화면을 뒤집어 놓아도 스마트폰의 동작 상태가 한눈에 확인돼 편리했다.
화면 속에 빠져드는 몰입감
팬택은 제품 크기를 줄이고 화면 몰입감을 극대화하고자 '베가 아이언'의 베젤을 2.4㎜로 대폭 줄였다. 화면 크기가 비슷한 경쟁 제품의 베젤이 4㎜인 것과 비교하면 베젤리스(bezeless) 수준에 가깝다. 실제로도 동영상을 감상해봤더니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집중이 잘 됐다.
특히 아이폰5에 적용된 인셀(In-Cell)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화면의 선명함과 터치 감도가 전작보다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인셀 방식은 디스플레이 패널 내부에 터치센서를 입혀 밝기, 선명함, 터치감도 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기존에 출시된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패널의 위에 터치 인식 센서를 덧입히는 온셀(On-Cell)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베가 아이언은 화면 위에 투명한 막을 한 겹 덧씌운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여타 스마트폰보다 빛 투과율이 좋아 선명한 색감과 밝은 화면을 제공한다.
당연히 차별화된 견고함과 디자인만이 베가 아이언의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기능과 사용자 경험(UX)를 높여주는 요소도 잔뜩 들어있다. 일례로 '하이 베가'라고 말을 하면 음성인식 기능이 구동된다. 화면 캡처, 현재시간 확인, 화면 이동, 동영상 재생·제어, 사진 촬영, 메시지 전송, 전화 걸기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여러 장소에서 실험한 결과, 10번의 명령 중 8번을 알아들을 만큼 인식률이 좋았다. 별도의 음성인식 엔진을 내장, LTE나 무선랜 연결이 불가능한 곳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더 편리했다.
다만 '갤럭시S4'와 '옵티머스 G 프로'에 도입된 눈동자 인식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은 팬택이 5월 중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 기능을 추가 적용할 계획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베가 아이언은 1GB 용량의 고화질 동영상을 20초 내에 다운로드 할 수 있는 802.11ac 규격 무선랜을 지원한다. 802.11n 규격의 최대속도인 150Mbps보다 3배 빠른 속도다. 단, 아직까지 각 가정에 들어가 잇는 초고속인터넷의 최대속도가 100Mbps인 점을 감안할 때 당장은 효용성이 낮아 보인다. 1Gbps 기가랜의 대중화가 기다려지는 부분이다.
[SPECS]
디스플레이 : 5인치(12.7㎝)
해상도 : HD급(1280×720)
램 : 2GB
배터리 : 2150mAh
크기 : 136.3×67.6×8.8㎜
내장메모리 : 32GB
카메라 : 전면 210만, 후면 1,300만 화소
AP : 퀄컴 스냅드래곤 600(1.7㎓ 쿼드코어)
중량 : 153g(블랙)/154g(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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