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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도로

스마트한 도로가 가져다줄 교통 혁신

자동차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제동 시의 에너지로 발전을 하며, 혼자서 주차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자동차가 진화하는 동안 도로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운전자의 연평균 주행거리가 미국은 2만800㎞, 우리나라는 1만5,000㎞(2010년 기준)일 만큼 자동차 의존도가 커졌지만 도로는 흙길과 자갈길이 아스팔트로 포장된 게 발전의 거의 전부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 발명가와 도로설계사, 공학자들이 도로의 지능화에 본격 나서기 시작한 것.

전문가들은 이 트렌드를 이끈 1차적 요인으로 에너지 비용을 꼽는다. 실제로 재정이 넉넉지 않은 미국과 유럽의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비용절감 압박 때문에 상당한 사고예방 효과에도 불구하고 도로의 가로등 점등시간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 미시건주 하이랜드파크는 모든 가로등을 소등해버렸다.

과학계는 현재 이 같은 지역에서 가로등을 다시 켤 수 있는 해법으로 '압전(壓電) 소자'를 연구하고 있다.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가 지면을 누르는 압력과 진동을 전력으로 변환하는 소자인데 2008년 일본 도쿄역이 바닥에 압전 소자를 묻어놓고 이용객들이 걸을 때의 압력만으로 명절맞이 외부조명에 필요한 전력을 얻은 바 있다. 2009년에는 이스라엘의 한 기업이 10m의 도로에 압전 소자를 매설, 60W 전구 30개를 켤 수 있는 평균 2,000W의 전력을 생산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현재 캘리포니아주에너지위원회(CEC)가 압전 소자의 도로 적용을 위한 경제적 타당성 연구를 수행 중이다.

압전 소자에 더해 네덜란드의 디자인연구소인 스튜디오 로세하르데에서는 유럽 최대 도로건설 기업 헤이먼스와 함께 발광(發光) 페인트를 개발했다. 주간에 햇빛에너지를 저장, 야간에 최대 10시간 동안 밝은 녹색으로 빛나며 차로를 표시하는 일종의 야광페인트다.

올해 로세하르데는 300m의 도로에 야광페인트를 포함해 자신들이 개발한 스마트 페인트의 성능을 실증할 계획이다. 이중에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투명색에서 청색으로 변해 도로 결빙을 경고하는 온도감응 페인트도 있다. 이외에 로세하르데는 차량이 가까이 접근할 때만 켜지는 가로등, 주행차량이 일으킨 바람으로 작동되는 풍력발전기 등도 개발하고 있다.

한편 미국 아이다호주에 사는 전기공학자 스코트 브루소의 경우 연방도로관리청(FHWA)의 자금을 지원 받아 태양전지와 LED가 내장된 90×90㎝ 크기의 고강도 패널들을 바닥재로 사용한 주차장을 만들고 있다. LED를 이용해 '감속운행' 등의 경고문자와 광고문구를 표시할 수 있음은 물론 주차선도 필요에 따라 수시 변경할 수 있다. 브루소에 따르면 설치 후 10~20년이면 잉여 발전 전력 재판매 혹은 광고수입으로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

스마트 도로와 관련된 몇몇 혁신기술들은 차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카이스트(KAIST)의 온라인 전기차(OLEV)가 가장 대표적 사례. 이는 도로에 전선을 매설한 뒤 자기 유도방식으로 도로 위를 주행 중인 전기차를 비접촉 무선충전하는 시스템이다. 2010년 관련기술을 적용한 코끼리열차가 서울대공원에서 운용 중이며, 작년부터 카이스트의 교내 셔틀버스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구미에서 온라인 전기버스 2대가 왕복 24㎞의 상용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글로벌 경제불안에 의해 지금껏 언급한 혁신기술 중 상당수가 현실성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새로운 도로기술이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따로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현재의 포장도로를 더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다. 유가상승으로 아스팔드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과거의 재활용이 가장 미래적인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다.

도로를 전기충전소로 활용하는 카이스트의 온라인 전기차는 전기자동차의 아킬레스건인 짧은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할 획기적 기술이다.









도로 파워
카이스트의 온라인 전기버스는 도로에 매설된 전선으로부터 자기유도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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