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지난 1999년 이러한 엔도르핀을 언제든 분비되게 할 수 있는 '엔도르핀 발생기'로 특허청의 문을 두드렸다.
출원인은 인간의 뇌가 세포들의 전기신호로 소통한다는 점에 착안, 엔도르핀을 생성하라는 세포들의 전기신호를 완벽히 재현하는 기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SUS304와 SUS321라는 합금으로 직경 1.2㎜의 케이블을 제작한 뒤 400℃의 온도에서 5초 정도 열처리를 하면 된다는 게 출원서에 적힌 제작법이다. 사용자는 이 케이블을 두 손바닥 사이에서 흔들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전기신호가 뇌에 전달돼 행복한 것처럼 착각을 일으켜 엔도르핀을 분비한다고 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획기적인 발명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출원인은 정말 엔도르핀이 분비되는지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으며 특허청은 특허 등록을 거절했다.
물론 이 기기의 효과가 사실이더라도 상업적 가치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 보인다. 엔도르핀은 이미 누구나 언제든 분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그냥 크게 웃으면 된다. 우리의 뇌는 억지웃음일지라도 웃기만 하면 엔도르핀으로 화답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