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런 앱들을 확인하는 동안 시청자들은 TV로부터 한눈을 팔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방송국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앱 개발자들은 최근 새로운 접근방식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와이파이 기능을 가진 TV 및 셋톱박스와 태블릿 PC를 직접 연동시켜 태블릿 PC가 TV의 보조기능을 담당토록 하는 것이다. 이른바 세컨드 스크린으로 불리는 이 서비스로 인해 시청자들의 TV 시청 형태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 등장한 1세대 세컨드 스크린 앱들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유사한 사회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졌다. 일례로 전직 BBC 방송국 국장이 개발한 '지박스(ZeeBox)' 앱은 페이스북에 기반해 현재 친구들이 시청 중인 프로그램을 알려주고 실시간 채팅 기능을 제공한다.
2세대 앱의 경우 음악 인식 앱인 '샤잠(Shazam)'처럼 TV에서 나오는 오디오 정보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라이브러리와 비교해 어떤 프로그램을 시청 중인지 자동으로 파악한 뒤 트위터 피드, 뉴스 기사, 스크린샷, 동영상 클립, 사운드트랙 등 연관 콘텐츠들을 보여준다. 오디오 정보로 프로그램을 알아내는 데는 단 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양대 산맥은 야후가 작년에 인수한 신생기업 인투나우(IntoNow)와 캘리포니아 소재 커넥TV(ConnecTV)다. 특히 인투나우는 정확도가 매우 높아 뉴욕 양키스의 양키 스타디움과 뉴욕 메츠의 시티 필드에서 열리는 경기를 구분할 정도다.
그러나 오디오 동조 분석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아무리 정확한 태블릿 PC용 알고리즘도 시끄러운 방안에서는 분석에 실패한다.
해법은 없을까. 무선신호라면 환경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미국 내 다수의 케이블방송국들이 무선 셋톱박스를 활용해 세컨드 스크린 서비스를 매끄럽게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 TV 또는 셋톱박스와 태블릿 PC가 동일한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있다면 무엇을 하는지 서로 정확히 알 수 있다.
실제로 클라우드 서버에서 받은 특정 프로그램의 부가정보를 와이파이로 스트리밍한 미국 최초의 케이블방송국인 다이렉트TV의 앱은 셋톱박스의 채널을 인식해 출연진과 제작진의 정보, 스틸 사진 등을 태블릿 PC에 알아서 띄워준다.
앞으로는 방송국의 프로듀서들이 태블릿 PC용 콘텐츠를 별도로 제작해 송출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부가정보의 다양성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다이렉트TV만 해도 네트워크상에 자사 앱을 위한 전용 코드를 공개할 계획이다. 개발자들은 이 코드를 활용해 특정 장면을 다른 앵글로 보여주거나 동시에 진행되는 두 곳의 경기 상황을 알려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세컨드 스크린의 파급력은 방송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MS가 올 하반기 출시할 '스마트글래스(SmartGlass)' 앱이 그 실례다. 이 앱은 X박스360을 태블릿PC와 연동해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주문형 비디오 기업, 비디오게임 개발사들은 이 앱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듀열스크린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세컨드 스크린 (Second Screen) TV와 스마트기기, 특히 TV와 태블릿 PC를 연동시켜 태블릿 PC를 통해 관련정보 검색, 감상평 등 TV 시청의 보완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하는 서비스.
STORY BY Corinne Iozzio
ILLUSTRATION BY Alison Seif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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