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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트랜스포머 틸트로터 스마트 무인기

헬기처럼 수직으로 이륙한 뒤 수평방향으로 고속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형 스마트 무인항공기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민간 및 군사용 장비로 활용 가능한 이 스마트 무인항공기는 열 감지 적외선 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갖추고 최대 400㎞ 반경의 지역을 5시간 동안 정찰할 수 있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구축함 갑판 위에서 수직 이·착륙 무인항공기(UAV)가 창공으로 떠오른다. 그리고는 수십㎞ 밖으로 날아가 적함대의 존재 유무를 확인한다. 적군 배치와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UAV에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합성개구레이더(SAR)와 열 감지 적외선 망원경이 탑재돼 있어 안개가 자욱한 악천후 속에서도 주·야간 구분 없이 다양한 수색·정찰·감시 임무의 수행이 가능하다. 이처럼 영화에서나 봐왔던 일명 '원격조종 전쟁'이 UAV 기술의 발전으로 국내에서도 조만간 현실화 될 전망이다.

고정익기와 회전익기의 융합
UAV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차량처럼 정상적 방법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목표물을 수색·추적·공격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의 상공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최소 수십 여대의 UAV가 항상 상공을 비행하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 중이다. UAV의 지원이 없었다면 미군 인적·물적 피해는 지금의 몇 배가 됐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미래의 공중전은 UAV 끼리의 로봇 전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UAV는 유인 항공기와 비교해 운용상의 치명적 단점이 있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UAV는 고정익 형태여서 험한 지형에는 착륙이 불가능하며 한 장소에 오랜 시간 체공할 수도 없다는 부분이다. 미군의 'MQ- 8 파이어 스카우트' 같은 헬리콥터형 회전익 UAV가 개발된 상태지만 이는 고정익기에 비해 고공·고속비행 능력이 크게 뒤쳐진다.

세계 각국은 이 같은 기존 UAV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미래의 정보전과 전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새로운 UAV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그 첨병으로서 틸트로터(tilt-rotor) 항공기에 주목하고 있다.



틸트로터기는 명칭에서 나타나듯 '로터(rotor)의 방향이 바뀌는(tilt) 항공기'로 이착륙과 정지비행을 할 때는 헬리콥터처럼 로터를 위로 향해 양력을 얻고, 전진비행 시에는 고정익 항공기처럼 로터를 앞으로 기울여 양력과 출력을 얻는다. 이렇게 고정익 항공기 수준의 고공, 고속, 장거리 비행과 헬리콥터의 제자리 비행 및 수직 이착륙이 모두 가능하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10년여의 연구 끝에 틸트로 터형 스마트 UAV를 개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스마트 무인기'로 명명된 이 UAV는 전장 5m, 최대 중량은 1톤으로 최고시속 500㎞로 전진비행할 수 있으며 3㎞의 고도에서 최대 5시간의 비행이 가능하다.

전무후무 유일무이
2011년 말 현재 틸트로터기 관련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틸트로터 무인기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초다.

틸트로터에 더해 이번 스마트 무인기의 또 다른 핵심은 무인 자동비행 능력. 기존 소형 UAV들은 조이스틱 형태의 컨트롤러로 원격 조종되는 방식이지만 스마트 무인기는 목표지점을 설정한 뒤 몇 개의 중간경로 지점(way point)을 찍어주면 스스로 이 지점들을 통과해 비행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무인기가 산악지형이 많아 다수의 활주로 건설이 곤란한 국내 환경에 적합한데다 전진비행 시 소음이 적어 군용은 물론 교통감시, 기상·환경관측 등 도심지 상공을 자주 비행해야 하는 민수 분야에서도 제격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해군은 이를 중형급 이상의 군함에 배치, 무인 감시 장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육군도 근거리 정찰용 UAV 도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연안 해역의 감시를 비롯해 산불, 태풍, 지진 감시, 조난자 수색 등 재난 관리 분야의 공공·민간기관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UAV 시장 규모는 2008년을 기준으로 군용 43억 달러, 민수·공공용 3억 달러를 더해 약 46억 달러였는데 2017년 약 87억 달러로의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특히 2017년에는 민수·공공용 시장의 성장률이 군용 수요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항우연은 스마트 무인기를 통해 연간 약 3조원의 직접적 수요시장과 타 분야 파급효과에 따른 연간 7조원대의 간접 수요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김재무 스마트무인기사업단장은 "스마트 무인기는 향후 개인용항공기(PAV)의 플랫폼으로도 응용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에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틸트로터 유인항공기 개발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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