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외계생명체와 조우할 가능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By Jennifer Abbasi
“생명의 탄생은 원자의 형성만큼이나 필연적 현상입니다.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 생명체를 20년 내 찾아낼 것입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RAS)의 응용천문학연구소 안드레이 핀켈슈타인 소장은 올 6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우주생물학자와 기자들에게 자신의 야심찬 외계생명체 탐사 계획을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우주생물학자인 툴리스 온스토트 교수의 전망은 이보다 더 대담하다. 그는 향후 15년 내에 지구 근처의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사실 과학자들이 외계생명체 발견 가능성을 예견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긍정적 전망은 과거의 그것과는 다르다. 충분한 근거가 있다. 세계 각국은 외계생명체 탐사에 유례가 없을 만큼 많은 연구자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매우 고무적인 성과들이 도출되고 있는 것.
일례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생물학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한 1996년 1,000만 달러였던 관련예산이 현재 5,500만 달러로 증대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우주생물학자는 수천 명이 더 늘었으며 발표된 논문도 40여편에서 3,000 여편으로 75배 뛰어올랐다.
이런 연구활동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NASA는 향후 20년간 펼칠 외계생명체 탐사 계획을 이미 짜놓은 상태다. 올해의 경우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활용, 1,200개 이상의 외계행성을 새로 발견했고 이들 중 54개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를 얻었다. 또한 NASA 는 올 가을 화성에 ‘화성과학실험실(MSL)’이라는 탐사로봇을 보내 생명체 활동의 화학적 징후를 탐색할 예정이며 2018년에는 화성의 토양 표본을 채취, 지구로 가져오는 ‘화성 샘플 리턴즈(MSR)’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우주선 2대를 이용해 얼음으로 뒤덮인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할 대강의 계획이 마련돼 있고 멀리 떨어진 항성계(star system)를 탐색해 생명체의 직접적 증거를 찾을 수 있는 케플러보다 정밀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설계도 이뤄지고 있다.
뒷마당 탐색
이 같은 노력에 의해 무엇이 발견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발견할지에 대해서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
최우선 탐색지는 우리의 뒷마당 격인 지구다. 극한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연구하면 다른 행성에서의 생명체 탐사방법이나 최적의 탐사장소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연구자들은 화산의 칼데라, 심해 열수구(熱水口), 독극물인 비소(As)가 가득한 호수, 양잿물 등지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미생물들을 찾아냈으며 이들의 발견은 생명체의 거주가 가능한 외계행성의 정의를 재정립시켰다.
그중에는 10년 단위로 강수량을 측정해야 할 만큼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장소로 꼽히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소금 결정 속에서 발견된 것도 있다.
당시 연구팀의 일원이었던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알 폰소 다빌라 박사는 “이 미생물은 대기 중의 수분으로 생명을 유지한다”며 “이는 곧 안개가 생길 정도로 대기에 수분이 많은 화성의 소금 매장지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맥길대학의 미생물학자 라일 화이트 박사의 경우 북극해 액슬하이버그섬의 메탄이 가득한 샘 속에서 영하의 온도에서 살아가는 박테리아를 발견하기도 했다.
남극 호수 시추 프로젝트
남극의 보스토크 호수는 2,000만년 동안 빙하로 덮여있었다. 하지만 러시아 연구팀은 22년여의 노력 끝에 올 초 기계식 드릴을 활용, 물이 위치한 곳 30m 앞까지 시추를 마쳤고 12월 시추 재개를 앞두고 있다.
이곳의 미생물은 유로파는 물론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 등 액체상태의 물을 지닌 태양계 위성에서 생명체 탐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시추기지
보스토크 시추기지는 1983년 -89℃의 온도를 기록한 극한지에 위치한다.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은 지구에서 공식 측정된 최저 기온이다. 여름 평균 기온은 -36℃ 수준이다.
올 12월 시추가 재개되는데 물에 당도하면 그 일부를 시추공 내부로 빨아들여 겨울 내내 얼려 놓는다.
그리고 내년 12월 그 얼음을 채취, 본격적인 분석을 하게 된다.
드릴링
열 드릴이 마지막 9m의 얼음층을 뚫는다. 드릴이 수면에 접근하면 압력센서와 물 접촉 센서가 이를 감지, 확장식 패커를 작동시켜 시추공을 막는다.
드릴링에 쓰인 유체로 인한 호수 오염을 막고 고압인 호수 물의 폭발적 분출을 제어하기 위함이다.
호수
보스토크 호수는 담수량이 4조1,893억㎥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호수다. 가장 깊은 곳은 지면에서 약 4.2㎞ 깊이로 압력이 438기압에 이른다.
때문에 정밀한 시추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압의 물이 역류할 수 있으며 이때는 시추기지를 박살내 버릴 수도 있다.
“2003년 화성에서 메탄가스 기둥이 처음 발견됐죠. 메탄이 생성되는 지하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머잖아 우리는 꽁꽁 얼어붙은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 수 있을지를 알게 될 것이다. 남극의 빙하 아래에는 지금껏 누구도 가보지 못한 호수가 150개 이상 숨어있는데 여러 해 동안 진행돼 왔던 3건의 시추프로젝트가 올 12월을 시작으로 속속 완료될 예정에 있다.
먼저 러시아 남북극연구소(AARI) 팀은 보스토크 호수로의 시추에 한창이다. 이 호수는 4㎞에 이르는 빙산에 막혀 극한의 온도에서 빛 한줌 없이 2,000만년이나 외부와 격리돼 있었다.
따라서 바다 위의 두터운 얼음층이 햇빛을 차단하고 있는 유로파와 유사한 환경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2014년 보스토크 호수에서 서쪽으로 1,000㎞ 정도 떨어진 윌런스 호수의 탐사를 위해 약 800m의 빙하를 시추할 예정인 미국 몬태나주립대학 존 프리스쿠 교수는 “이들 호수 속 생명체들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 유로파의 바다를 탐사해야 할지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전했다.
올 2월 AARI팀은 보스토크 호수의 수면 30m 앞까지 시추를 마쳤지만 봄이 찾아오면서 겨울이 될 때까지 작업을 중단했다. 호수의 미묘한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오염시키지 않고 표본을 얻기 위함이었다. 이에 올 12월 시추가 재개되면 연구팀은 기계식 시료채취기로 수면 9m 위까지 내려간 뒤 열(熱) 드릴로 남은 구간을 뚫을 예정이다. 수면에 도달한 후에는 시추공 패커(packer)를 통해 물의 분출 속도를 제어하면서 시추공의 30m 공간에 물을 채워 얼린다. 그리고 내년 12월 이곳을 다시 찾아와 1년간 얼어붙은 호수물을 채취, 실질적인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우주물리학자이자 유로파 탐사임무를 이끌고 있는 로버트 파팔라도 박사는 보스토크 프로젝트가 극한조건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생명체에 대한 많은 정보를 줄 것이며 가혹한 환경에서의 표본 채취 노하우도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만일 유로파의 얼음이 인류의 기술로 뚫거나 녹일 수 있는 두께라면 남극 호수 시추는 유로파 탐사의 테크닉을 연마할 최고의 프로젝트입니다.”
외계인 탐사 도우미
예산을 삭감 당한 외계문명탐사연구소(SETI Institute)가 대중이라는 강력한 동맹군을 만났다
외계인 감시초소
SETI는 앨런 전파망원경 어레이(ATA)를 이용해 외계인이 보낸 전파를 수신, 외계지적생명체의 존재를 입증하고자 한다.
SETI 외계지적생명 탐사의 최일선 감시초소 역할을 하는 ATA에 4년 만에 처음으로 먹구름이 끼었다. 올 4월 미 국립과학재단(NSF)과 캘리포니아주가 전파천문학 관련예산 삭감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ATA는 먼 우주로부터 외계인이 보낸 전파를 탐지하고 있는데 몇몇 과학자들은 이 방식이 가장 확률 높은 외계지적생명체 탐사기법이라 설명한다.
문제는 이번 조치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ATA를 2년간 풀가동하려면 500만 달러의 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이에 SETI는 지난 6월 ‘세티스타즈(SETIStars)’라는 민간 기부프로그램을 런칭했다. 기부자는 단돈 15달러로 3분 분량의 데이터 수신을 후원할 수 있다.
SETI는 또 3월경 ‘세티퀘스트 익스플로러(setiQuest Explorer)’라는 앱의 베타버전을 내놓기도 했다. 이 앱만 있으면 일반인도 누구나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를 가지고 ATA의 데이터를 분석, 외계인 찾기에 나설 수 있다.
이런 SETI의 홍보활동은 본전을 뽑았다. 올 8월까지 세티스타즈의 기부금이 20만 달러를 넘었다. 이는 ATA의 가동을 잠시나마 재개하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화성 샘플 리턴즈 프로젝트
화성에 현재 생명체가 살고 있는지, 혹은 과거에 살았는지를 한층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화성 토양을 아예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NASA와 ESA가 힘을 합쳐 추진 중인 ‘화성 샘플 리턴즈(MSR)’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2027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탐사로봇과 발사체, 그리고 지구 진입체(EEV)가 탑재된 궤도우주선이 투입된다.
1. 2019~2021년: 표본 채집
2018년 발사된 탐사로봇은 2019년 1월 화성에 도착한다.
이후 2년여간 화성을 돌아다니며 회전식 드릴을 이용해 암석 표본을 채집한다. 표본은 직경 7.5㎝의 원통형 용기에 최대 40개까지 채집 가능하며 채집이 완료되면 로봇은 최초 착륙장소로 돌아가 표본이 든 용기를 지면에 내려놓는다.
2. 2025~2026년: 표본 회수
2025년 9월 표본 회수로봇과 화성이륙선(MAV)을 실은 착륙선이 화성에 도착한다. 회수로봇은 향후 3개월 동안 저장용기 속 표본을 꺼내 MAV 최상단에 마련된 중량 5㎏의 원형 표본 탑재실(Orbiting Sample, OS)에 넣는다. 그리고 2026년 5월 MAV가 발사돼 OS를 화성 궤도에 올려놓는다.
3. 2026~2027년: 지구 귀환
화성 궤도우주선은 2023년 여름쯤 화성에 미리 도착해서 OS의 궤도 진입을 기다린다. OS의 발사와 현 위치는 광학 및 무선 주파수 추적시스템으로 탐지한다.
2026년 5월 중 OS와 랑데부한 궤도우주선은 OS를 바스켓에 담아 EEV에 실은 다음 지구로 향하게 된다. EEV는 내충격성, 내화성을 갖춘 너비 90㎝의 저장용기로 2027년말 궤도우주선이 지구 궤도에 도착하면 EEV가 분리돼 지상에 낙하한다.
이웃 동네
이처럼 지구 탐사에서 얻은 교훈은 지구의 이웃이라 할 수 있는 태양계의 생명체 탐사에 적용된다. 일단 인류의 주목은 옆집인 화성에 쏟아지고 있다. 지구에서 약 5,600만㎞ 떨어진 화성은 태양의 '생명체 거주가능 구역(habitable zone)' 에 포함돼 있는 탓이다. 거주가능 구역은 행성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을 만큼 태양과 적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생명체 탄생 개연성이 큰 지역을 말한다.
물론 아직 화성에서 1년 내내 흐르는 물은 발견된 바 없다. 하지만 화성 표면에서 얼음이 발견됐고 최근에는 계절 변화에 따라 반복적으로 물이 흐른 흔적이 확인되기도 했다. 또한 화성에는 비가 내린 흔적, 호수의 흔적, 심지어 바다의 흔적도 있다. 이를 보면 과거의 화성은 지금보다 훨씬 따뜻했음을 알 수 있다.
NASA는 11월 말이나 12월 초 MSL을 발사, 한때 물이 담겨져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화성의 크레이터를 탐사할 계획이다. MSL은 지표면 밑의 얼음 흔적, 아미노산 등 생명체 존재의 지표가 되는 탄소화합물의 탐사도 하게 된다.
특히 2018년 NASA가 유럽우주기구(ESA)와 함께 진행할 MSR 프로젝트는 화성 생명체 탐사의 백미다. 화성의 토양을 지구로 가져오는 이 혁신적 프로젝트는 총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 화성탐사 로봇이 화성 표면에 19~37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암석과 토양의 표본을 채취하면 2025년경 별도의 착륙선이 표본을 싣고 우주로 날아오르고, 화성 궤도에 대기 중인 우주선이 다시 표본을 넘겨받아 지구로 귀환하는 개념이다. SETI 연구소의 행성과학자 신리아 필립스 박사는 MSR의 가치를 이렇게 밝혔다.
“외계 행성에서 로봇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아요. 화성의 표본을 지구로 가져와 우리가 가진 모든 장비를 동원해 연구한다면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런 탐사는 수십억년 전 화성에 살았던 미생물의 화석 같은 확실한 증거를 안겨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빌라 박사, 화이트 박사 등 일부 급진적 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화성에 생물이 살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지난 6월 프리스턴대학 툴리스 온스코트 박사가 공동집필해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도 그 가능성이 제기돼 있다.
이 논문은 아프리카의 한 금광 지하 약 1.5㎞에서 발견된 신종 회충에 대한 것으로 이는 기존에 다세포 생물이 발견된 최저 깊이의 100배에 해당한다. 온스코트 박사는 이러한 일이 지구에서 가능하다면 화성에서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는 또 화성에 더 이상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생명체가 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회충은 화성에 다세포 생물이 살고 있을 개연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화성 이외의 지구에서 가까운 또 다른 천체들은 어떨까.
그곳에서 생명체 발견 가능성은 더 크다. NASA는 현재 유로파를 대상으로 궤도우주선 1대와 근접비행우주선 1대를 투입하는 2단계 탐사임무를 계획 중이다. 이중 궤도선은 1996년 갈릴레오 탐사선이 발견한 유로파의 얼음 밑 바다의 존재를 확증하고 그 특성을 파악하게 된다. 근접선은 적외선 분광 고해상도 이미징, 얼음 관통 레이더 등을 활용해 유로파 표면의 화학성분, 얼음층의 두께를 알아내는 게 목표다. 이는 유로파에서 생명체가 발견될 경우 자체적으로 탄생한 것인지 운석충돌에 의해 유입된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도 된다.
단지 NASA의 파팔라도 박사에 의하면 궤도선과 근접선 모두 유로파 표면에 착륙하지는 않는다. “우린 아직 유로파 표면에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거주성을 알아보는 단계죠. 그곳에 정말로 물이 있더라도 과연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요?” 이 질문은 토성의 두 위성에도 해당된다. 엔셀라두스는 남극에서 엄청난 수증기 기둥을 내뿜고 있는데 연구자들이 올 6월 카시니탐사선이 보내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하의 소금물 저수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SETI의 필립스 박사는 “만일 수증기에 미생물이 섞여 뿜어지고 있다면 우주선으로 이를 채취해 외계생명체의 확실한 증거를 확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시니탐사선은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의 표면에서도 메탄 바다를 확인했으며 NASA는 2016년 이곳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을 탐사선 발사를 검토 중이다.(본지 9월호 헤드라인 ‘우주 보트’ 기사 참조.)
제2의 지구 찾기
1995년 스위스 연구팀은 은하계에서 51 페가시 b를 발견했다. 이는 태양과 같은 항성을 공전하는, 인류가 찾은 최초의 행성이다. 이후 지상 및 우주망원경의 활약에 힘입어 이런 류의 행성이 500개 이상 확인됐지만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은 행성은 현재로선 오직 글리제 581 d 뿐이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제2의 지구 후보군은 더 늘어날 것이다. 현재 백조자리와 거문고자리를 겨누고 있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2020년 이전까지 3,000개 가량의 행성을 더 찾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가능성의 영역
위치가 확인된 우리 은하계의 태양계 밖 행성 지도. 청색은 질량이 지구의 10배 이하, 노란색은 질량이 10배가 넘는 가스형·얼음형 행성을 뜻한다.
별빛 가리개
직경 49m 별빛 가리개 ‘스타쉐이드’는 우주망원경과 별의 사이에 위치한다.
16개의 꽃잎들이 빛의 회절(回折) 현상을 유도, 망원경으로 유입되는 별빛의 강도를 낮춰준다.
우주망원경
스타쉐이드 덕분에 NWO의 우주망원경은 성간먼지에서 반사된 것을 구분하여 행성이 반사한 자외선과 적외선을 충분히 수집한다. 향후 이 우주망원경에는 내장형 코로나 관측 기기도 추가될 예정이다. 스타쉐이드를 빠져나온 빛을 재차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다른 나라
과학자들은 태양계를 넘어 그 밖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1995년 스위스 연구팀은 태양계 밖에서 뜨거운 목성이라 불리는 ‘벨레로폰(51 페가시 b)’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태양과 유사한 항성을 공전하는, 인류가 찾은 최초의 행성이다. 이후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행성을 무려 500개 이상의 찾아냈다. 이들 대다수는 거대한 가스형 또는 얼음형 행성으로 인류의 현 지식 하에서는 생명활동이 불가하다. 하지만 몇몇은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상대적으로 적합한 환경을 지닌다.
현재 NASA는 2009년 발사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백조자리와 거문고자리를 구성하는 15만6,000 여개 행성들의 밝기 변화를 측정한다. 이 변화는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날 때 생기는데 천문학자들은 이를 보고 행성의 크기, 질량, 밀도를 알 수 있다.
기본적인 구성성분, 즉 암석형·해양형·기체형 중 어떤 행성인지도 파악된다. 올 2월 NASA가 케플러 우주망원경 자료를 공개한 뒤로만 과학자들은 17개의 행성을 추가로 확인하기도 했다.
"우리는 인간과 같은 존재를 찾고 있죠. 하지만 외계지적생명체는 순수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행성이 배재됐지만 아직도 1,200개 이상의 후보행성이 남아있다. 이 중 54개는 그들의 항성을 기준으로 생명체 거주가능 구역에 위치한다. 케플러 망원경의 데이터를 연구 중인 하버드대학 생명기원이니셔티브의 디미타 사셀소프 총장은 과학자들이 향후 2년 내 거주가능 구역 내에서 지구 크기의 행성을 찾아낼 것으로 예상한다.
“케플러는 연구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어요. 행성 발견 속도에 가속이 붙었을 뿐 아니라 행성에 대해 우리가 가장 알고 싶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특히 과학자들은 우주망원경으로 이들 행성에서 생명의 흔적을 직접 찾아내는 방법도 고안해냈다. 바로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활용한 대기스펙트럼 분석이다. 이를 통해 행성의 대기 조성을 알 수 있으며 그 조성에 따라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추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물, 이산화탄소, 오존이 발견된다면 행성 표면에서 광합성이 이뤄진다는 증거다.
아직은 이를 수행할 장비가 없지만 예산이 허락된다면 NASA는 2018년 ESA, 캐나다우주국(CSA)과 공동으로 노후화된 허블망원경을 대체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을 발사해 관련데이터 수집을 시작할 것이다. NASA와 ESA는 또 JWST보다 크고 해상도도 뛰어난 적외선 우주망 원경도 구상 중에 있다. 2027년 이후 발사시점을 잡고 연구 중인 ‘뉴 월드 옵저버(NWO)’가 그것이다.
콜로라도대학에서 설계한 NWO는 내장형 코로나 관측용 우주망원경과 스타쉐이드(Starshade)라는 외장형 별빛 가리개로 구성된다. 직경 49m의 꽃 모양을 한 스타쉐이드는 외계행성의 생물학적 흔적 분석을 방해하는 별빛을 가려주는 역할을 한다. 우주망원경 전방 8만㎞ 이상에서 비행하며 망원경에 그림자를 드리워 행성 관측의 해상도를 높여주는 것.
JWST나 NWO가 발사되기 전까지 천문학자들은 생명체 탐사 대상 후보명단 작성에 집중하게 된다. 현재 가장 유망한 행성은 ‘글리제 581 d’다. 지구에서 2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은 지구의 최소 5배 정도로 추정된다. 올 여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는 새로운 기후모델을 적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적색왜성의 거주가능 구역의 변두리를 공전하는 이 행성에 고농도 이산화탄소로 이뤄진 안정적 대기와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7년 글리세 581 d를 최초 발견한 스위스 제네바대학 연구팀의 일원이었던 스테판 우드리 박사는 이 행성이 원래 지금보다 항성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성됐지만 이후에 현 위치로 이동해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 과정에서 행성 표면의 얼음이 녹아 바다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험실 로봇
올 가을 발사가 예정돼 있는 NASA의 화성과학실험실(MSL)의 탐사로봇.
외계인의 모습
대기 분석 데이터는 생명체의 존재 확률에 더해 그곳의 생명체가 어떤 모습일지도 예측 가능케 해준다. 이와 관련 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GISS)의 생물기상학자 낸시 키앙 박사는 어두운 적색왜성의 빛에 적응한 식물들은 검은 색을 띌 것으로 예견한다. 적외선을 흡수하도록 진화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또한 SETI Institute의 세스 쇼스탁 박사는 암석형·해 양성 행성의 경우 동물이 살고 있다면 지구의 동물과 생김새가 닮았을 것으로 본다.
“머리도 있을 거에요. 그래야만 눈, 귀, 수염 등 감각기관을 뇌 가까운 곳에 배치할 수 있죠. 이는 외부자극에 신속히 반응해 생존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과학아카데미 핀켈슈타인 소장과 캠브리지대학의 고생물학자 사이먼 콘웨이 모리스 박사도 외계지적생명체의 외모가 인간과 비슷할 것이라는 입장이 다. 핀켈슈타인은 머리는 물론 팔과 다리도 두 개씩 있을 것 이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쇼스탁 박사는 정말 고등한 외계 생명체라면 외형이 친숙치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지구와 유사한 환경에 사는, 인간과 비슷한 생명체를 찾고 있어요. 하지만 그들은 인공지능을 신체와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점에서 외계지적생 명체 대부분은 순수한 생명체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외계인 접촉 미스터리
결정적 증거?
NASA의 리처드 후버 박사가 운석에서 발견한 미생물 화석의 잔해
UFO 추격전 (1996년, 미국 포티지 카운티)
4월 17일 오전 5시경. 위스콘신주 포티지 카운티의 보안관 두 명이 라벤나 지역 상공을 비행하는 계란 모양의 UFO를 발견했다. 이들은 다른 두 보안관과 함께 UFO가 펜실베이니아주 콘웨이 인근에서 사라질 때까지 135㎞를 추격했다. 이 사건은 1997년작 SF영화 ‘미지와의 조우’에 그대로 재현되기도 했다. 사건을 조사한 미 공군은 보안관들이 인공위성이나 금성을 본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정작 보고서에는 이 물체가 ‘갈 지(之)’자로 저공비행하고 있었다고 적혀있다.
외계 신호 수신 (1997년, 오하이오주립대)
천문학자 제리 에먼은 오하이오주립대학의 빅이어 전파망원경에서 2분 동안 ‘6EQUJ5’ 코드의 전파신호가 잡히자 놀라 자빠질 뻔 했다. 전파망원경은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 신호의 강도를 표시하는데 6EQUJ5는 정상적인 심우주 전파보다 30배나 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신호의 정체는 풀리지 않았으며 다시 감지된 적도 없다. 게다가 이 전파는 1,420㎒로 들어왔는데 이는 수소(H) 원자가 공진하는 주파수다. 이에 과학자들은 외계인들이 성명 발표를 위해 이 주파수 대역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추정한다.
영국의 로즈웰 사건 (1980년, 영국 서퍽주 렌들섬)
1980년 12월 말 찰스 홀트 중령은 UFO 출현 신고를 받고 군인 10여명과 함께 렌들섬 숲으로 출동했다. 보고서에서 홀트 중령은 “붉은 눈(red eye)처럼 생긴 비행체가 갑자기 폭발, 빛을 뿌리고는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영국의 로즈웰 사건으로 불리는 이날의 일은 문서화가 가장 잘 이뤄진 UFO 출현 사건으로 평가된다. 동행한 군인 전원이 홀트 중령의 증언을 확증한 뒤 진술서에 서명했고 당시의 상황은 오디오 테이프에 고스란히 녹음돼 있다. 하지만 당시 군인들이 본 것은 인근에 위치한 등대의 불빛이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유성 속 미생물 화석 (2011년, NASA)
NASA 마셜우주비행센터의 리처드 후버 박사는 올 3월 4일 발표된 논문을 통해 40억년 전에 생성된 3개의 탄소질 구립 운석에서 미생물 화석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견은 지구의 생명체가 외계에서 유입됐다는 학설을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화석화된 미생물이 지구에서 발견되는 종류와 흡사하다는 점에서 특이한 지질학적 상황이나 오염에 의해 지구의 박테리아가 화석화된 것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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