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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기반 서비스, 소셜 네트워크에 접속하다

"어디야?" 전화를 걸면 사람들이 대개 첫 번째로 묻는 질문이다.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는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가 어떤 장소에 있는지를 통해 다음 대화를 위한 대략적인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차원적 질문 따위는 무의미하다. 휴대폰 속 위치기반서비스(LBS)가 그의 위치 정보를 단숨에 파악해 알려 줄 것이기 때문이다.
글_최진승 과학컬럼니스트 cjslami@naver.com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전만 해도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가는 그리 중요치 않았다. 집 전화로 시간과 장소를 정 해 약속을 잡고 상대방이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면 됐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이제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원하는 이들과 소통하기를 바란다.

이런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히 그 혹은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로 이어진다. 대중이 원하는 일상 속 모바일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바뀐 셈이다. 유·무선 통신망으로 획득한 위치 정보를 통해 이용자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위치기반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 LBS)에 대한 관심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 된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LBS는 주로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와 결합해 기업의 업무 처리에 이용됐다. 여기에 위성항법장치(GPS)까지 가세, 기업이 사원들의 업무 효율을 관리·감독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모바일 서비스의 새 패러다임

LBS 시스템의 핵심은 GPS가 장착된 모바일 기기와 더불어 위치정보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의 전자지도 구축이다. 위성을 통해 측정된 모바일 기기의 좌표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가공, 전자지도 위에 표시한다. 초기 LBS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예는 물류기업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대한통운, 농심, 롯데 등 주요 기업들은 운송 차량들에 PDA를 나눠주고 PDA의 위치정보를 시각화하는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운송 차량의 현 위치, 이동경로, 배송지 도착 여부 등을 확인하는 한편 운송 스케줄을 최적화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했다.

특히 LBS로 인해 차량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물류기업들은 긴급 상황에 대한 대처도 용이해졌다. 차량사고는 물론 폭설 등 자연재해 발생 시 인근에 위치한 다른 차량의 협조를 구하는 등 업무상 차질을 방지하는 효과를 얻었다.

그밖에 운송차량의 이동경로를 관리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업무·차량·유류비 관리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기업이 아닌 일반인이 활용한 LBS의 대표적인 예는 단연 '친구 찾기'다.

친구 찾기는 이동통신사의 기지국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위치 파악을 원하는 사람의 현재 위치를 찾아주는 서비스로, 특정인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통신사가 해당 휴대폰이 발신한 신호가 수신되는 기지국의 위치를 알려 주는 방식이다. 소위 '셀(Cell)' 방식으로 알려진 기지국 위치추적은 특정 휴대폰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그 휴대폰과 신호를 송·수신하는 기지국의 위치여서 오차범위가 꽤 크다는 게 단점이다. 한때는 강력범죄가 사회 문제화 되면서 LBS 기반의 '안심서비스'가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는 자녀들에게 별도의 위치단말기를 소지토록 하여 학교나 학원 등을 오갈 때 부모들이 언제든 아이들의 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아이들이 정해진 안심지역을 이탈하면 즉각 부모 휴대폰으로 경고 메시지가 송출된다. 이 같은 위치단말기는 보통 GPS 방식과 셀 방식이 동시에 적용되는데 실내에서는 GPS가 측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 역시 오차범위가 적지 않다.

일상의 다양한 생활정보 제공

일반에서 가장 보편화 된 LBS는 바로 차량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이라 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LBS 관련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LBS의 능력이 빛을 발 한 사례다. 차량 장착 대수가 2003년 10만대에서 2005년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07년 350만대, 2010년 780 만대에 이르는 비약적 누적 대수를 기록했다.

국내에 등록된 전체 차량 1,700 만대 가운데 약 46%가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내비게이션은 차량의 특성상 GPS를 활용한 위치측위를 극대화 할 수 있었고 높은 수요에 힘입어 지도 소프트웨어의 품질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만도 맵앤소프트의 맵피, SKT의 T맵 등과 더불어 최근 삼성전자도 내비게이션 브랜드를 출시하며 그 경쟁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작년 초부터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풍은 LBS에 대한 대중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개인들의 위치정보와 관련된 다양한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LBS 기반 어플리케이션이 새로운 블루 오션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 스마트폰은 또 GPS와 셀 방식은 물론 와이파이망을 이용한 위치측위가 가능해 한 차원 정확한 위치정보의 획득이 가능하다.





와이파이의 AP(Access Point)는 10~50m 내외로서 이를 이용하면 실내에서도 비교적 오차범위가 적은 위치 값을 얻을 수 있다. 덧붙여 스마트폰은 업그레이드 된 모바일 성능을 바탕으로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대체할 수도 있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기만 하면 그 자체로 내비게이션 기능을 갖춘 모바일 기기가 된다.

스마트폰이 내비게이션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것이다. LBS의 다른 축을 이루는 전자지도 역시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히 지리 나 위치 정보뿐 아니라 지역, 교통, 문화를 포괄하는 일상의 다양한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검색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상태다.

특정 도로의 실제 모습을 360도 볼 수 있는 '로드뷰'와 '스트릿뷰'에 더해 최근에는 맛집, 병원, 펜션 등의 실내 모습을 웹에서 검색하는 '스토어뷰'까지 공개됐다. 때문에 이제는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PC 앞에서 상점의 내부 인테리어와 테이블 위치, 구조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개인, 기업의 다각적 활용

이처럼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능과 콘텐츠로 무장한 스마트폰과 전자지도는 LBS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수요를 뒷받침한다. 이미 개인 블로그에는 자신이 방문했던 장소의 GPS 위치를 표시해 올린 게시물들이 수두룩하며 인터넷 카페와 커뮤니티에는 위치정보를 활용한 게임이나 이벤트 같은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LBS 활용 사례도 다각도로 변화하고 있다. 물류운송 등 주로 기업의 사내 시스템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과거와 달리 LBS의 활용 폭을 고객만족 서비스의 도구로 확장하면서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인 실례가 '콜서비스'다.

제품의 AS를 지원하는 대다수 기업들은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속하고 효율적인 AS를 위해 LBS를 활용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AS 요청이 들어 오면 콜센터 직원은 전자지도 상에서 해당 고객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직원을 호출하게 된다. 보험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사고발생 시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하는 일이 서비스의 생명인 만큼 LBS를 활용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공공기관에서의 LBS 활용도 또한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그중에서도 교통 정보 분야의 LBS 시스템 활용이 두드러진다. 버스 정류장의 전광판에 표시되는 버스도착안내 정보도 그중 하나다.

버스운행정보시스템(BIS)으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2009년 성남에서 시범운영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다. LBS를 활용한 교통정보 서비스는 버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서는 서울 시내 버스, 마을버스, 지하철 운행정보를 비롯해 주요 지역의 도로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취합하여 제공 중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토해양부는 대중교통 종합정보 서비스인 '타고(TAGO, www.tago.go.kr)'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전국 단위의 대중교통망과 환승정보를 제공하는데 대도시의 지하철, 시내버스, 고속버스, KTX 열차, 항공 운행정보 등이 포괄된다. 일례로 서울과 부산의 특정 지역을 각각 출발점과 목적지로 입력하고 검색 하면 다양한 방법의 대중교통 환승정보를 보여주는 식이다.

스마트폰으로 무장하다

이렇듯 LBS는 이미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BS 관련 산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설명한다. 현재까지 기업의 업무 생산성과 개인들의 생활편의 증진에 기여해온 LBS가 향후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결합되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급격한 팽창을 가져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의 일환으로 LBS를 활용한 모바일 전자상거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음식점에서 밥을 먹거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촬영하면 가격이 표시되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직접 모바일 결제까지 하는 시스템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은 LBS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위한 전시 품목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셜 커머스와 연계된 모바일 판촉수단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령 소비자가 특정 상점에 접근하면 스마트폰에 50% 할인쿠폰이 자동 전송되고 전자지도를 통해 해당상점으로 가는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카메라로 스캔하여 인근 상점 중 최저가 판매처를 검색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동일 지역에 소속된 소 셜 네트워크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광고 효과를 불러올 것이 자명하다. LBS가 적용된 소셜 커머스는 소비자가 알지 못하거나 목적하지 않은 장소에 대한 방문을 유도하고 소셜 네트워크로 상품 구매욕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고도화된 마케팅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미국 투자회사 J.P. 모건은 전 세계 지역광고 시장에서 2009년 6%에 불과했던 모바일의 비중이 2015년경 40%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소셜 커머스 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는 지역포털 기반의 마켓 전략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더불어 이 회사는 위치기반 실시간 쿠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을 내비치기도 했다.

소셜 네트워크와 함께 진화

이밖에도 미래의 LBS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진행돼 온 LBS 관련 프로젝트들이 그 방증이다. 현재 연구개발 단계에 있는 이들 프로젝트는 조만간 상품성 있는 콘텐츠로 변모하여 소비자들을 찾아갈 날들만 기다리고 있다. 국책 사업으로 진행된 재난 재해 예측 관리 시스템도 그중 하나다.



이는 도로상 위험 경사면의 GPS 기반 전자지도를 구축하여 낙석 및 산사태 발생을 사전 예측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도로에 인접한 GIS 경사면을 중심으로 붕괴 우려 지역에 GPS 센서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GPS 기반의 경보시스템은 위험지역을 지나는 운전자들에게도 실시간으로 재해발생 가능성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LBS를 활용한 재난방재 시스템이 매년 50% 이상의 재해 사고를 차단, 연간 550억 원 수준의 직·간접적 사회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견한다. 이 기술은 향후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각광받는 콘텐츠로 개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조상의 묘지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묘지 관리의 효율성이 배가된다.

묘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GPS 센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묘지의 상태와 파손 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우, 폭설 등에 의한 묘지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발했을 때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BS는 미래형 교통시스템의 방향을 제시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 시험단계에 있 는 자율주행자동차에 LBS 관련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LBS 및 GPS 단말기가 주변의 자동차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전후좌우 차량과의 거리, 도로 폭, 지 형지물의 위치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도로상황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또한 교통정보센터로부터 전송 받은 '실시간 교통정보(TPEG)'를 확인, 최적의 운행구간을 선택해 주행한다. 상상 속에만 머물던 장면들을 실현시켜 줄 LBS. 이 녀석이야말로 미래 산업의 가장 핵심적인 성장 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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