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쿼티(QWERTY) 키패드를 장착한 점은 이 모델의 정체성과도 같다.
스마트폰은 기능이 많은 만큼 일반 휴대폰보다 조작과 사용이 어렵다. 가격이 비싼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싶어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제 걱정을 털어버리자. 이런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폰이 나왔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0 미니 프로'가 그 주인공. 이 제품은 직관적이고 가벼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적용하고 가격도 55만5,500원으로 일반 스마트폰의 절반에 불과하다. 가격만 보면 '싼 게 비지떡 아닐까?'하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올시다'다.
간결한 디자인과 UI 돋보여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는 크면 클수록 좋다는 인식 때문에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들은 4인치(10.16㎝)는 기본이고 5인치(12.7㎝) LCD가 채용되기도 한다. 물론 화면이 크면 실제 사용에는 편리하다.
그만큼 휴대성을 갉아먹는 주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X10 미니 프로는 이런 시대적 트렌드를 과감히 역행한다. 전체 크기가 웬만한 명함보다 작은 90×52×17㎜며 무게는 120g으로 가볍기 그지없다. 휴대성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기가 너무 작아 통화 시 목소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생길 수 있지만 소니에릭슨은 집음(輯音) 성능이 우수한 고감도 마이크를 통해 이 문제를 깔끔히 해결했다. 곡선으로 설계된 후면은 손으로 잡았을 때의 그립감은 매우 좋다. 손바닥에 '착' 감기는 느낌이다.
화면 크기는 2.6인치(6.5㎝)며 해상도는 240×320(QVGA)를 지원한다. 터치 입력이 가능하기는 해도 너무 작은 화면 크기가 불편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쿼티 키보드가 이를 보완해준다. 키패드에 달린 각각의 키 크기는 작지만 비교적 뛰어난 입력정확도를 보였다.
손가락이 굵은 사람도 오타는 거의 나지 않았으며 처음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글자를 입력할 수 있었다. 특히 화면이 작으면 UI가 복잡해진다는 게 일반론이다. 한 페이지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러나 소니에릭슨은 이를 해결할 비책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화면의 모서리에 배치하는 '4 코너 UI'를 구현했다.
여기에 타임스케이프 기능도 곁들여 부재중 전화와 문자,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사용기록을 시간 순으로 나열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뿌려준다. SNS 기능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요긴한 기능이다.
발군의 음악재생 능력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의 하나인 음악 플레이어의 경우 아티스트별 재생, 모든 트랙 목록 외에 별도의 스마트 재생 목록이 있다. 여기에서는 음악 재생 횟수에 따른 정렬도 가능해 MP3 플레이어 못지않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재생 중인 음악이나 뮤지션의 정보를 유튜브에서 찾아주는 인피니트 기능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음질은 매우 뛰어나다. 아이폰 3GS 및 4, 갤럭시S와 비교해보니 X10 미니 프로가 전체적 음질에서 더 우수했다. 음 재현력과 묵직한 중저음이 유달리 매력적이다. 이는 마치 소니의 영광을 이끈 '워크맨'의 음색과 꼭 닮았다. 다만 음장 기능이 없어서 사용자 입맛에 맞춰 음색 조절이 불가능한 것은 치명적 약점으로 판단된다.
동영상은 재생 시 로딩과 탐색 속도가 빠르며 이어보기가 가능해 편리하다. 화면이 작아 동영상을 볼 일은 많이 없겠지만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조치인 만큼 높은 점수를 줘도 아깝지 않을 듯하다.
카메라는 5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빠른 자동초점 속도로 신속한 촬영이 가능하다. ISO, 밝기 등 세부 설정이 불가능하며 촬영모드만 지원하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 점이다.
초등·중학교 자녀에게 알맞은 스마트폰
CPU를 비롯한 각종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탓에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2.1까지만 지원된다. 차후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확장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또한 국내에서 많이 쓰는 기능으로 손꼽히는 DMB의 부재는 적잖은 고객들의 구매욕구를 떨어뜨릴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배터리 용량은 970mAh다.
제조사측 자료에 따르면 연속통화와 대기 시간이 각각 3시간 30분, 360시간이다. 실제로 테스트한 결과, 3시간 15분 정도로 나타났다. 음악은 약 15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배터리 성능은 평균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렇듯 크기와 성능 부분에서 감수해야 하는 불편도 있지만 엑스페리아 X10 미니 프로는 애당초 이런 단점을 감안하고 구매하는 사용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를 전제로 생각하면 간편하고 손쉬운 UI와 빠른 응답속도는 보급형 스마트폰의 구매예정자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사주기에는 딱 알맞은 제품이다.
글_이상문 IT칼럼니스트 omegal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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