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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논쟁만 벌이다…첨단산업 골든타임 놓친다"
경제·금융 은행 2025.12.01 18:24:45인공지능(AI)과 반도체 같은 글로벌 기술 전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금산분리에 대한 소모적 논쟁보다는 제때 자금 지원이 이뤄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 기업들이 기술 변혁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속도가 생명이라는 뜻이다.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1일 민간금융위원회가 개최한 ‘새 정부의 금융정책 과제:금산분리 완화는 생산적 금융의 필수 요건인가’라는 주제의 조찬 세미나에서 “기술 주도 성장은 속도가 중요한데 금산분리 완화를 할까 말까 논쟁을 하다가 시간만 지난다”며 “핵심은 자금 조달이며 금산분리에 너무 매몰되면 지원 시점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수 연세대 정경대학장 역시 “지원을 받은 성과물에 대한 인센티브의 왜곡이 있으면 안 된다”면서도 “기술 변혁기에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부의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이 홀로 이윤을 독식하면 안 되지만 이를 따지다가 실기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다. 최소한 AI처럼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필요한 업종에 대해서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금산분리 완화와 함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민간금융위는 2007년 시장 원리와 공익 대변을 위해 출범한 민간 단체다. -
코오롱생명과학, CGT 항암 병용치료제로 주목…"내년 美 임상 도전" [바이오리더스클럽]
산업 바이오 2025.12.01 18:22:41“앗, 따가워.” 지난달 27일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연구개발(R&D) 조직이 있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 지하 1층. 동물 행동실험실에 들어가자 김경란 바이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통각을 측정하는 도구인 ‘필라멘트’로 기자의 손등을 자극했다. 바늘로 누르는 듯한 감각에 깜짝 놀랐다. 김 연구원은 “설치류 등 실험 대상 동물들에게 필라멘트를 자극했을 때 얼마나 통증을 느끼는지 평가하고, 신약 후보 물질들을 투약 후 개선 여부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8년 4월 입주한 이래 모든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이전 단계 R&D 전반을 마곡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KLS-2031’, 고형암 치료제 ‘KLS-3021’은 물론 미국에 서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완료한 코오롱티슈진(950160)의 골관절염 치료제 ‘TG-C’의 R&D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CGT 제작·분석 장비들은 물론 전임상 실험 동물의 관리 체계도 철저히 구축하고 있었따. 코오롱생명과학의 파이프라인들은 재조합 아데노부속바이러스(rAAV) 기반 손상된 신경 회복 및 과민화된 통증신호를 조절하는 통증 치료제 후보물질과 종양 살상 바이러스 기반 면역 활성 기술을 결합해 질환의 근본적 원인을 조절하는 기전이다. 차세대 항암 CGT 후보물질 KLS-3021의 경우 올 5월 피부 편평세포암, 10월 전립선암 적응증에 대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고형암을 타깃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KLS-3021의 전임상 연구를 총괄했던 서진원 수석연구원은 “학회에서는 항체약물결합체(ADC), 다중항체 등 최근 다양하게 등장하는 모달리티의 치료제들과 병용 가능성을 주목했다”며 “KLS-3021은 종양 내 미세 환경을 치료에 유리한 상태로 바꿔, 병용하는 치료제의 치료 반응을 높이고 약물이 종양 안쪽까지 침투할 수 있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여세를 몰아 회사 측은 내년 초 미 식품의약국(FDA)과 만나 KLS-3021의 임상개발과 관련된 핵심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향후 임상 여부 등 일정은 그 이후에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규제기관에 제출해야 할 유효성과 비임상시험규정(GLP)의 독성 관련 사항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KLS-2031’은 요천골(허리) 신경병증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임상 1/2a상 참여자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이 진행 중이며, 2027년에는 임상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KLS-2031은 올 9월과 11월 당뇨병성말초신경병증(PDPN)을 적응증으로 하는 전임상 중간 결과가 나와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내비치며 다시 주목을 끌었다. 당뇨 합병증인 신경 손상은 주로 발을 통해 나타나는데, 그 신경이 특정 신경절과 척추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었다. 김경란 수석연구원은 “rAAV 기반으로 신경병증성 통증을 조절하는 전자를 탑재한 기전이 혁신적으로 받아들여졌는지 발표 과정에서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코오롱티슈진의 ‘TG-C’의 상업화 후 대량생산에 대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자회사인 코오롱바이오텍은 코오롱티슈진과 협업해 생산, 정제, 바이알 충전까지 전 공정에 대한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공장 내 생산용량을 늘리기 위한 스케일업 단계에 있다”며 “공정개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ADC,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CAR-NK다중항체 등 새로운 모달리티가 일종의 트렌드로 주목받는 가운데에도 CGT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그 이유에 대해 “CGT에 사용되는 치료 유전자는 여러 가지 증상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며 "좀 더 다양한 타깃을 적용 가능한 범용성이 있어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로터리] '보이지 않는 계엄' 디지털 정보생태계 풀어야
정치 정치일반 2025.12.01 18:04:48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과 파면으로 이어진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년이 지난 지금, 형식상의 계엄은 끝났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극우 유튜버를 “하나님이 보내주신 선물”이라 칭송하며 강한 확증 편향을 드러냈다. 계엄 담화와 일부 유튜버 발언의 유사성은 이 사태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오늘날 시민의 인지구조와 정치적 선택을 형성하는 핵심 환경은 토론회나 신문이 아니라 상업적 이익에 최적화된 플랫폼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다. 추천 알고리즘은 시청 기록과 체류 시간, 클릭 패턴을 분석해 무엇을 먼저 보여줄지, 무엇을 숨길지를 정한다. 편리함 뒤에서 편향 강화, 에코챔버, 양극화가 자라난다. 한 번 극단적 콘텐츠를 보기 시작하면 비슷한 영상만 쏟아지는 ‘필터버블’ 속에서 사용자는 다른 현실을 볼 기회 자체를 잃는다. ‘12·3 계엄 사태’를 둘러싼 풍경은 이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헌법재판소 앞 탄핵 반대 집회와 광화문 탄핵 찬성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같은 헌법, 같은 사건을 두고도 전혀 다른 영상을 보며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어느 쪽은 “헌정을 지키는 최후의 조치”만, 다른 쪽은 “민주주의 파괴를 위한 쿠데타”만 각자의 알고리즘이 골라준 화면으로 확인했다. 이 구조 위에 데이터 프로파일링과 맞춤형 정치 광고가 결합하면 위험은 커진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례처럼 마이크로타기팅이 디지털 생태계와 얽히면 선거의 공정성과 시민의 자기 결정권을 잠식하는 장치가 된다. 계엄령이 내려오기 훨씬 전 민주주의의 심장이 조용히 훼손될 수 있다는 뜻이다. 눈에 보이는 계엄은 국회와 법원, 시민의 저항으로 해제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정보 생태계의 왜곡과 편향은 별도의 민주적 통제장치가 없는 한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된다. 해법은 알고리즘 투명성 기구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에는 알고리즘의 기본 원리와 정치 콘텐츠 노출 패턴을 공개하도록 하고 편향성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허위·조작 정보를 상습 유포하는 채널에 대한 수익 차단과 제재를 강화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규제와 교육만으로 부족하다. 상업적 알고리즘을 그대로 둔 채 시민에게만 “균형 잡힌 시각”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국가와 지방정부, 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공공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알고리즘 레이어, 가칭 ‘밸런스 AI’와 같은 공익적 정보 조정 도구를 설계해야 한다. 정보 편향을 시각화해 스스로 점검하게 하고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에는 경고를 붙이며 하나의 쟁점에 대해 여러 관점을 함께 보여주는 도구다. 정권의 입맛대로 콘텐츠를 거르는 검열 장치가 아니라 시민이 자신의 정보 환경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는 수단이어야 한다. 계엄 1년을 맞는 지금 우리가 다시 써야 할 사회계약은 분명하다. 디지털 플랫폼과 AI 알고리즘의 힘을 어떻게 민주적 통제 아래 둘 것인가, 인간과 ‘지능 인프라’ 사이의 주권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정보와 알고리즘에 대한 통제권을 시민의 손에 되찾을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영영 내주고 또 다른 비상 체제의 유혹 앞에 설 것인가. 이제 국회와 정부, 그리고 우리 모두가 이 보이지 않는 계엄을 해제할 구체적 설계에 나서야 한다. -
[단독] '규제 빨간불' 넥스트레이드, 내년 종목 수도 650개 유지 가닥
증권 국내증시 2025.12.01 17:54:39올해 거래량 급증 속에 ‘15% 룰’ 대응을 위해 거래 가능 종목을 지속 축소해온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내년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10월 말과 11월 말 연속으로 상한을 넘은 만큼 규제 준수를 위한 ‘완충지대’를 확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1월 정기 리밸런싱에서 거래 가능 종목 수를 현 수준과 유사한 650개 종목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출범 당시 800개 수준이던 거래 종목은 8월 이후 네 차례의 거래 중단 조치를 거쳐 630개로 축소됐다. 당초 9월 30일 또는 12월 30일까지 한시 중단 조치라고 밝혔지만 10월과 11월 15% 룰을 연속 초과한 데다 내년 거래량 증가 가능성까지 감안해 추가 여유를 두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출시 목표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종류도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10개 내외로 계획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ATS의 과거 6개월 평균 거래량이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평균의 15%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첫 적용 시점이던 9월 말에는 14.8%로 규제 하단에 안착했으나 10월 말 15.9%로 처음 상한을 넘었다. 11월 말에도 15.7%로 규제 상단을 연속 초과했다. 당국은 일시 초과를 허용하되 2개월 내에 정상화하면 제재를 면제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넥스트레이드는 12월 말까지 비중을 15% 이하로 다시 끌어내려야 한다. 넥스트레이드는 12월 규제 준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1월 한 달 기준 거래량 비중이 12.5%까지 떨어졌고, 12월 말까지 15% 이하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도 규제 준수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5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두 달간 주식 거래 수수료를 40% 인하하고 0.0023% 단일 요율을 지정가 0.00134%, 시장가 0.00182% 등 차등 요율로 변경한다. 넥스트레이드와 동일한 요율 수준으로 맞춰지고 유동성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에 따라 거래소로 주문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 이후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 거래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 경쟁하지 않는 프리·애프터마켓을 제외하고 메인마켓에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은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운전면허 도로 연수, 이제 집 앞에서도 가능
사회 사회일반 2025.12.01 17:51:01운전면허를 취득한 초보 운전자들이 앞으로는 집이나 직장 인근에서도 운전 학원 도로 연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시행령·시행규칙이 개정·공포되면서 2일부터 이같이 도로 연수 환경이 바뀐다고 1일 밝혔다. 기존에는 직접 학원을 방문해야 했다면 이제는 도로 연수 강사가 학원 차량을 직접 교육생이 원하는 장소로 이동해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 장소 역시 학원이 정한 코스 외에 교육생 주거지, 직장 인근 등 실주행이 필요한 구간에서 받을 수 있다. 도로 연수 교육용 차량 규제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도로 주행 교육 표지·도색 기준을 충족한 특정 차량만 사용 가능해 차종 다양화에 한계가 있었으나 앞으로는 경차·중형차·대형차 등 다양한 차종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다. 이번 조치로 수강료 부담 또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0시간 도로 연수 비용은 평균 58만 원 수준이지만 차량과 강사 규제 완화로 운전 학원 운영비 절감이 가능해지면서 교육비 인하가 뒤따를 것으로 경찰청은 내다보고 있다. 방문 연수 제도는 학원 준비 절차가 마무리되는 이달 중순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은행 금리 줄인상에…정기예금 한달새 6.4조 급증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2.01 17:48:43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잇달아 높이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새 6조 4000억 원 넘게 늘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1월 말 기준 971조 9897억 원으로 전월 대비 6조 4208억 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9월에만 해도 전월보다 4조 원 넘게 줄었지만 10월 14조 8674억 원으로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시 입출금식 예금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도 지난달 1조 8968억 원 늘었다. 정기예금 증가세가 이어진 것은 은행들이 앞다퉈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2.6~3.1%로 10월 말(연 2.55~2.6%)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5%포인트나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연말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22년 말 정기예금 금리가 5%대까지 올랐을 때 3년 만기 상품 등에 가입해 이제 만기를 앞두거나 매년 만기를 연장해온 고객이 많다”면서 “금리 경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11월 1조 5125억 원으로 전월(2조 527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올 들어 매달 조 원 단위로 늘며 전체 대출 증가세를 견인하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들어 6396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 시중은행들이 연말까지 대출 취급을 중단한 만큼 주담대 둔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은 한 달 새 8316억 원 증가했다. 지난달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각각 전월 대비 1조 5590억 원, 2조 6651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모아타운·나홀로 아파트 정비도 사업성 높아진다 [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01 17:48:37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개발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던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되고 있다. 아파트 1~2개 동을 짓는 소규모 정비사업은 규모가 작아 공사비 상승 영향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각종 지원책으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1월부터 모아타운에도 ‘사업성 보정 계수’를 적용할 계획이다. 모아타운이란 소규모 정비 사업지인 '모아주택'을 블록 단위로 모아 부지 면적 10만㎡ 미만의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정책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9월부터 시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사업성 보정계수를 도입한 후 내년부터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성 보정 계수란 공시지가가 낮은 정비사업장에 보정계수(최대 2)를 적용해 허용 용적률을 기존 20%에서 최대 40%까지 늘려주는 제도다. 정비사업에서 용적률은 기준→허용→상한→법적 상한(서울시 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210%→230%→250%→300%)의 네 단계로 구성되며 한 단계씩 올릴 때마다 각종 부담을 져야 한다. 특히 법적 상한까지 용적률을 채우려면 용적률 증가분의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허용 용적률이 증가하면 법적 상한을 채우기 위한 용적률이 줄어들어 그만큼 분양주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즉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개선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대부분의 모아타운 사업장이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 116곳의 모아타운 사업장 중 108곳의 공시지가가 서울 평균보다 낮기 때문이다. 사업성 보정계수는 사업지 공시지가가 낮을수록 계수가 높아지는 산식을 따른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후 공시지가가 서울시 평균보다 낮은 재건축, 재개발 사업장들이 대부분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하고 있다”며 “정비 활성화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모아타운에도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 동작구 상도14구역과 상도15구역 재개발은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해 분양 가구 수를 기존 계획보다 각각 53가구, 74가구 늘린 바 있다. 사업성 보정계수와 별도로 서울시는 5월 조례를 개정해 소규모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대폭 높였다. 구체적으로 2종 일반주거지역은 기존 200%에서 250%로, 3종 일반주거지역은 250%에서 300%로 조례 용적률이 올라갔다. 적용 대상은 △부지 1만㎡ 미만의 소규모 재건축 △부지 5000㎡ 미만의 소규모 재개발 △36가구 미만의 자율주택정비 사업 등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번에 변경된 조례 용적률이 법적 상한(2종은 250%, 3종은 300%)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정비사업에서는 조례 용적률이 곧 상한 용적률을 의미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소규모 정비사업의 임대주택 건설 부담을 완전히 없애주는 효과를 내게 된다. 기존에는 상한과 법적 상한 용적률 간 증가분의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 받았는데 이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단 서울시는 이 조치를 2028년 5월까지 한시적으로만 적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용적률 완화 정책의 대표 수혜 대상은 2~3개 동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나 홀로 아파트'가 꼽힌다. 실제로 한 동 규모의 아파트가 많은 광진구에서 최근의 규제 완화 기조에 힘입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이 어렵다고 평가됐던 소규모 아파트들은 이번 조치를 반길 만하다”면서도 "소규모 정비사업은 사업비, 주변 일조권 제한 등으로 제약이 많아 투자할 때는 실제로 사업이 진행될 만한 곳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용적률 400% 훈풍 타고 고밀개발…'서남권 대장주'로 탈바꿈 [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01 17:47:41서울시가 준공업지역 용적률을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영등포구 일대의 재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30년 넘게 낮은 용적률 규제에 묶여 개발이 지연된 문래동·양평동·당산동 일대가 빠른 속도로 초고층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 내 준공업지역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잇따라 정비 계획 변경에 나서고 있다. 양평동 신동아아파트는 기존 30층 563가구 재건축 계획을 49층 777가구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가구 수가 214가구나 늘어난 셈이다. 국화아파트도 29층 354가구에서 42층 662가구의 대단지로 확대하는 정비 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올해 3월부터 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용적률 상한을 250%에서 400%로 대폭 완화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용적률이 400%로 상향 조정되면서 재건축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기존 용적률이 200%대 초반에 그쳐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건축 논의가 지연됐다. 영등포구 문래동 A중개업소 대표는 “국화아파트는 29층 고층 단지여서 250% 용적률로는 재건축해도 일반분양분이 거의 없는 마이너스 사업”이라며 “사실상 리모델링 밖에 답이 없는 상황에서 용적률 400%가 적용되면 300여 가구가 증가할 수 있게 돼 재건축도 가능해지고 조합원 분담금도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등포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준공업지역 비중이 가장 큰 곳이다. 서울 전체 준공업지역의 25%가 영등포에 몰려 있고 구 면적의 약 30%에 해당하는 5㎢가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여의도 금융센터와 한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입지 여건은 양호하지만, 그동안 낮은 용적률 규제로 정비사업이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용적률 상향을 계기로 당산동 한양아파트와 당산 현대3차아파트, 문래 두산위브 등도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요청하며 용적률 400%에 가까운 고밀 개발안을 준비 중이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구 내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긴 준공업지역 공동주택만 30여 단지에 달하며, 현재 9곳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시세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문래동 국화아파트 102㎡는 지난 8월 신고가를 경신하며 13억 9000만 원에 거래됐고, 양평동 신동아아파트 72㎡도 지난해 실거래가 6~7억 원대에서 지난달 9억 3000만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용적률 상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당산 한양아파트 88㎡의 경우 올해 9월 11억 8000만 원에 팔렸다. 당산동 B중개업소 대표는 “신축 기대감이 높아져 집 주인들이 매물 자체를 많이 내놓지 않는다”며 “지금 나와 있는 당산 한양아파트 매물 호가는 13~16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6·27 대책이나 10·15대책 등으로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실거래가가 호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거래가 체결되기만 하면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상황”이라며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 등 관심을 보이는 예비 매수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시범·한양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단지 매도 호가가 30억 원대를 넘어서며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지자 신축 대단지로 변모할 영등포 준공업지역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완공 후 시세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양평동·당산동의 49층 초고층 단지는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서남권 대장주 역할을 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영등포구 C중개업소 대표는 “영등포는 한강변 접근성과 평지라는 조건, 여의도라는 확실한 직주근접 수요를 가졌다는 점에서 성수동 못지않은 잠재력을 지녔다”며 “다만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인 단지 대부분이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착공까지 5~6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건축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가 상승하고 있어 용적률 상향에 따른 분담금 감소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4년 새 약 29% 상승했다. C중개업소 대표는 “용적률 완화로 개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완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사이 인건비 등 공사비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여의도 배후지라는 입지 장점이 명확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인근 D중개업소 대표는 “최종 시세는 단지 규모와 분양가 책정 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당산 쪽의 경우 한강 조망권 확보 여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교통·교육 인프라 확충이 뒤따른다면 영등포가 신흥 고급 주거지로 도약할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IMF 트라우마에 갇혀…'도그마'가 된 금산분리[잘못된 법, 산업 어떻게 망쳤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01 17:44:56한국에서 금산분리 원칙은 일종의 도그마(비판이나 의심이 허용되지 않는 진리)로 통했다. 금융기관을 소유한 산업자본이 마구잡이로 계열사 투자를 늘리다 나라 경제 전체가 한꺼번에 무너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의 악몽 때문이다. 하지만 IMF 이후 30여 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낡은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우리 경제의 사이즈가 미국·중국·일본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과 직접 경쟁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모든 규제는 필요한 시기가 있는데 지금의 금산분리 규제는 대학생에게 중학생 옷을 입혀놓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산업 전환기마다 금산분리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으면서 성장의 족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산분리 찬성이냐, 반대냐는 이분법에 갇혀 있을 때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일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는 막으면서 투자는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산분리 제도를 도입한 취지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제도를 설계하자는 뜻이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안전장치를 갖춘 완화는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펀드를 만들어 첨단산업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금산분리 완화’ 논란이 불거졌다. 시민단체들은 “재벌 대기업이 금융 계열사를 사금고처럼 이용하는 관행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을 무너트려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정부 내부에서도 대통령실·기획재정부·산업통상부는 제도 개선에 공감하는 분위기인 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중론을 펼치는 등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위기 당시 IMF가 요구한 핵심 권고 사항이다 보니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제도 도입 취지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 문구 하나하나 그대로 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미다. 김 교수는 “이미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예외 사례를 만든 적이 있지 않느냐”며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제도를 조금씩 바꿔가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는 토스·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 전문은행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산업자본에 해당하는 ‘비금융주력자’가 의결권 주식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기존 금산분리 규정의 보유 한도는 4%에 불과하지만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정을 대폭 손질한 셈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산업계 요구는 수십 조 원 단위의 투자를 가능하게 할 수단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며 “금산분리 규정이 산업 경쟁력을 해친다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기업 단위의 채권 발행이나 현금 동원만으로는 투자 규모를 감당할 수 없으니 새로운 자금 동원 수단을 열어달라는 산업계의 요구를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日 금융사,종합상사도 설립…국내은행은 배달앱·알뜰폰뿐[잘못된 법, 산업 어떻게 망쳤나]
경제·금융 은행 2025.12.01 17:42:34이재명 대통령이 금산분리 완화 논의의 물꼬를 텄지만 금융계에서는 ‘금융업의 산업 진출’ 논의는 여전히 소외됐다는 반응이다. 일본처럼 인구 감소와 기술 변화에 맞춰 은행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비금융 분야에서 의미 있는 규모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신한은행의 배달앱 사업 ‘땡겨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 등 두 곳에 불과하다. 이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채택된 엄격한 전업주의 규정 탓이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은 비금융회사의 지배를 사실상 금지하고 은행법은 의결권 있는 타 회사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견고한 분리 장벽으로 인해 금융사들은 ‘규제 샌드박스’ 특례라는 우회로를 통해서만 예외적으로 비금융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제는 우리도 일본 사례를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은행의 업무 범위를 엄격하게 규제해온 일본은 인구 감소, 기술 발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문턱을 낮추고 있다. 1997년 은행법을 개정해 은행의 벤처기업 자회사 편입을 허용한 뒤 2008년 사업재생회사(회생 등을 거쳐 경영에 기여하는 새 사업을 하는 회사), 2016년 은행업고도화회사(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편의 향상에 기여하는 회사) 등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게 예외를 뒀다. 또 2021년에는 지역 활성화, 산업 생산성 향상 등 지속 가능성 확보에 보탬이 되는 공익적 사업까지 할 수 있게 문을 넓혔다. 제도적 뒷받침에 힘입어 일본 은행들은 지역 경제와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 내 자산 규모 7위인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은 2023년 금속가공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종합상사 ‘FFG 인더스트리스’를 세워 규슈 지역의 금속가공업자와 발주자를 연결해주고 있고 10위권인 메부키파이낸셜그룹은 재생에너지 회사인 조요그린에너지를 설립해 전력구매계약(PPA)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일본 최대 은행인 일본 미쓰비시UFJ(MUFG)도 철광석·밀과 같은 기업 재고를 매입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상사 회사인 ‘MUFG트레이딩’을 운영하고 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 발전 차원에서 금융업 규제는 제한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최소한 금융지주 체제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사업 등에 대해서는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수 업무 확대와 자회사 투자 확대는 금융권의 오랜 숙원이나 제도적 진전은 미미한 상황이다. 2022년 김주현 전 금융위원장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입법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다행히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비금융회사 주식 보유 한도 확대(5→15%)를 골자로 한 금융지주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하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협회 관계자는 “카카오가 은행업 라이선스를 받았지만 은행이 산업계로 진출하는 길은 여전히 막혀 있다”며 “부수 업무 규제를 포괄주의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요청을 전달했지만 의미 있는 진척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핀테크 참여 범위 놓고 이견…원화코인 법안 해넘긴다
블록체인 블록체인 2025.12.01 17:41:58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입법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은행의 참여 범위, 한국은행의 공동검사권 등을 두고 이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1일 “한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며 “협의점을 찾는 데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정은 비공개 회의를 열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를 담은 디지털자산 2단계 법안(정부안) 발의를 위한 조율에 나섰다. 관건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은행의 지분 수준이다. 정무위원회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 지분율 51%를 제시했지만 당 내부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한은은 은행이 발행 주체가 돼야 하며 발행 총량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금융 당국도 원화 중심의 발행이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은행이 참여하는 형태의 컨소시엄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바 있다. 다만 여당과 핀테크 업계에서는 비은행 중심의 발행 방안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은행 주도로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박혜진 서강대 AI·디지털자산 최고위과정 주임 교수는 “우리나라보다 보수적이라는 일본도 첫 번째 엔화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는 핀테크 기업이었다”며 “발행·행위에 대한 규제를 두고 공정한 경쟁으로 시장이 결정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에 따르면 여당은 관리 감독과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50억 원 수준으로 조정하고 향후 발행 규모에 따라 추가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정무위의 한 관계자는 “발행의 총량이나 수준을 미리 예측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유럽의 미카(MiCA) 법안처럼 주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추가해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미카법에 따르면 토큰 보유자 1000만 명 이상, 시총 50억 유로 이상, 하루 평균 거래 건수 250만 건 이상, 하루 평균 거래 금액 5억 유로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주요 스테이블코인으로 분류돼 추가 규제를 받는다. 은행 지분 논의를 마무리하더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감독 체계 등에서 세부 조율이 남아 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 방향을 결정할 관계기관 법정 협의체를 만들고 이를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만장일치 협의기구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는 협의기구에 대해 “금융위 설립 목적 및 고유 권한과 상충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정무위에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금융위는 한은의 공동검사권과 긴급명령 요구권 등에 대해서도 과도하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위에 한은 부총재가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만큼 별도의 권한 부여는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당정은 이번 정기국회 내 법안 발의를 마치고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논의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정무위원회 간사인 강 의원은 이날 “시장 파급효과가 큰 만큼 정부와 야당과의 조율 과정이 필요해 실제 논의는 1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무위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발의하고 시행령을 마련하는 데까지도 6개월이 소요된다”며 “연내 논의는 가능해도 (처리는) 1월까지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
'빅블러 시대' 융합이 경쟁력인데…애플식 생태계 꿈도 못꾸는 韓[잘못된 법, 산업 어떻게 망쳤나]
산업 기업 2025.12.01 17:40:502017년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하면서 핵심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의 매각을 결정했다. 유통산업이 주력인 롯데그룹으로서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유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알짜 기업이었지만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규제에 가로막혀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유통산업은 쿠팡과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유통산업과의 시너지를 불러일으켜야 할 카드와 손보사를 내다 팔 준비를 해야 했고 결국 금융과 결합된 ‘롯데의 유통 생태계’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반면 일본의 소니는 정반대다. 소니는 지난 수십 년간 은행과 보험사 등을 통해 전자·엔터테인먼트 사업과 금융을 자유롭게 결합해왔다. 소니의 제품에 보험을 제공하고 결제 시스템이나 렌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으로 소니의 전자 사업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최근 소니는 금융 자회사들을 소니파이낸셜그룹으로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과거에는 전자 사업이 흔들려서 금융이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엔터테인먼트·반도체·콘텐츠 등의 주력 산업이 안정기에 들어선 만큼 금융 부문이 더 이상 같은 울타리 안에 있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소니는 필요에 의해서 금융 부문을 분리했고 롯데는 필요했지만 금융 계열사를 팔아야만 했다”며 “한국에는 금산분리가 있었고 일본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40년 묵은 금산분리 규제가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갉아먹는 족쇄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 금산분리를 도입했다지만 이제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규제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금융·유통·제조가 하나의 플랫폼 안에 묶여 경쟁하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한국 기업들이 ‘융합의 경쟁력’을 박탈당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글로벌 경쟁자인 애플은 애플카드와 애플저축 등을 출시해 소비자들을 강력한 ‘아이폰 생태계’에 가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하면서도 이런 전략을 구사할 수 없다. 삼성카드·삼성화재 등 계열 금융사가 있지만 금산분리로 인해 금융 계열사와의 직접적인 서비스 융합이나 지분 결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은 은행까지 포함한 자신들의 전속 금융사를 통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 고객에게 낮은 할부 금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도요타의 자회사인 도요타금융서비스(TFS)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은행업을 영위하면서 고객들로부터 예금을 받아 이를 자동차 할부 금융 재원으로 사용한다. 반면 현대차는 국내 금산분리 규제에 묶여 해외에서도 캐피털 등을 통해 자동차 금융을 제공해야 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캐피털사는 은행보다 조달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어 현대차는 구조적으로 경쟁사보다 높은 금융 비용을 떠안고 싸워야 한다. 금산분리를 지키기 위한 지배구조 재편으로 비용을 낭비한 경우도 있다. 한화그룹이 대표적이다.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2022년 한화그룹은 ㈜한화가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흡수 합병하는 등의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새 회계제도가 도입될 경우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데 이때 한화생명의 자산가치가 변동돼 ㈜한화 또는 한화건설의 자산 내 비중이 50%를 초과하게 되면 강제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면 롯데그룹과 같이 그룹의 두 축 중 하나인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한화그룹은 지주사 전환 요건이 발동하지 않도록 시간을 번 것이다.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 한국에 적은 이유도 금산분리 규제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미국의 유니콘 기업은 738곳에 달하지만 한국은 15곳에 불과하다. 재계 관계자는 “금산분리로 국내 기업들은 금융·핀테크 투자가 어렵고 금융사들은 일반 기업 투자를 대규모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금산분리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꾸준히 지적해오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쩐(錢)의 전쟁’이 시작된 만큼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제한적인 측면에서라도 규제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수백조 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기업이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달라는 것이 요지”라며 “한국의 경제력으로 봤을 때 대기업 집중 우려는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고 기업들이 과거와 같이 금융사의 돈을 마음대로 갖다 쓸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
"AI 투자엔 금산분리 완화 필요…겸업금지 풀어 인재유출도 막아야"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2.01 17:39:23한국 경제의 성장 패러다임이 글로벌 선도 기술에 기반한 기술선도형 성장 전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완화 논의와 함께 연구개발(R&D) 혁신 생태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투자에는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되 혁신 생태계 조성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일 열린 민간금융위원회 조찬 세미나에서 “금산분리 규제는 산업의 금융 지배와 금융의 산업 지배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의 논의에는 이것이 섞여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처럼 AI 투자 규모가 워낙 커서 독점 우려가 없는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의도가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외부 자금을 받는 것은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기업이) 사모펀드(PEF)까지 보유하게 되는 것은 금융업을 영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임병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산분리 논의가 나온 배경에 기술 경쟁이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서는 국내 인재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주도 성장은 인재에서 오는 것”이라며 “겸업 금지 제한이 있으면 해외로 인재들이 나갈 수밖에 없다. 겸업 금지 완화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정훈 우리금융연구소 소장은 “규제 측면에서는 해외 사례를 생각하게 되고 글로벌하게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본만 해도 세븐일레븐과 소니·로손 등이 인터넷 은행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퇴직연금을 잘 활용하면 생산적 금융을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상직 대한변호사협회 금융변호사회장은 “타다 등의 사례에서 보듯 기득권 때문에 새로운 혁신은 어렵고 삼성과 SK 정도를 빼면 글로벌 혁신 생태계에 들어가 있는 기업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돈을 어떻게 넣을 것인지 혁신에 대한 로드맵이 있어야 하며 안 그래도 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금산분리 완화는 대안이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엔비디아 칩 규제 구멍?…"미 업체, 中고객사 위해 구매 대출"
국제 경제·마켓 2025.12.01 17:11:52미국에 소재한 한 인공지능(AI) 업체가 중국 고객사가 일본에서 사용할 고급 엔비디아 칩 구매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거액의 대출을 받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I 기업 '페일블루닷 AI'가 약 3억 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추진 중이며 은행 및 사모 신용 회사들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페일블루닷 AI는 회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AI 클라우드 에이전트 업체로, 베이징대 출신 등이 공동 창업자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업체"블룸버그는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해당 칩(그래픽 처리 장치)은 일본 도쿄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될 예정이지만 최종 사용 고객은 중국의 인기 소셜미디어 플랫폼 '샤오훙수'(영문명 레드노트)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대출 마케팅 자료 준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 이 거래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페일블루닷 AI 측은 블룸버그 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만 짧게 밝혔다. 2022년 이후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고성능 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을 강화해왔다. 이번 대출 추진은 이러한 미국 정부의 규제에 기술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중국 기업들이 직접 고성능 엔비디아 칩을 구매할 순 없지만, 중국 밖 다른 국가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외부 업체가 AI 연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전산 자원을 원격으로 빌려 줄 수 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기술 기업들이 고성능 엔비디아 칩을 갖춘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모델을 개발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
“ELS 과징금, 위험가중자산에 반영 유예 추진”
경제·금융 은행 2025.12.01 16:22:28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이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공급을 위축시키지 않게 금융위원회와 자본 규제 개선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일 여의도 본원에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에 사전 통보된 1조 7000억 원 규모 과징금과 관련해 “과징금 확정 전까지는 위험가중자산(RWA) 인식을 유예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모험자본 공급과 생산적 금융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자본 규제상 과징금을 부과받은 은행은 그 금액의 600%를 리스크로 인식해 10년간 RWA에 반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각 금융지주가 발표한 73조~93조 원의 생산적 금융 공급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원장은 이번 과징금 산정에는 “각 은행의 사후 구제 노력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지주 회장들을 겨냥해 “특정 금융사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연임 욕구가 너무 과도하게 작동하는 문제가 있다.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구성하는 부분이 있다면 감시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지적했다. 빅테크의 금융 진출 확대에 대해서는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보완점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에 대해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가 된 상태에서 빅테크가 자유롭게 금융과 가상자산을 결합하고 스테이블코인 사업까지 발표했다”며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규제 장치 없이 훅 들어올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피고 제도적 보완점을 챙기겠다”고 했다. 양 사는 내년 2~3월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400억 원대 가상화폐 탈취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갈 성격이 아니다”라고 엄정 제재를 예고했다. 업계 전반의 보안 시스템에 대해서도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규제와 제재 체계가 전면 도입될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와 관련해 “정책과 제재는 분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감원이 튀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거점 점포 제재심 이슈로 발행어음 사업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우려됐던 삼성증권의 사업자 인가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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