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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냉장고 열었네"…이유 없는 행동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문화·스포츠 헬스 2025.10.21 20:04:55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정밀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 1인 가구가 800만세대를 넘어서며 고립감과 정신건강 관리가 사회적 과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나온 성과다. 기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기반 관리 방식은 사용자가 기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청년층 1인 가구 20세대를 대상으로 4주간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가전제품과 수면매트, 움직임 센서 등을 설치해 수집한 IoT 데이터를 스마트폰·웨어러블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IoT 데이터를 함께 활용할 때 정신건강 변화를 더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IoT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생활 속 사물 간 정보를 센서와 통신기기로 연결해 제어·관리하는 기술이다. 관찰 결과 수면 시간 감소는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 증가와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 실내 온도 상승도 불안·우울과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참가자들의 행동 패턴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냉장고 사용이 늘어나는 '폭식형'과 활동량이 급감하는 '무기력형'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생활 패턴이 불규칙할수록 정신건강이 악화하는 경향은 공통으로 뚜렷했다. 이의진 교수는 "AI를 활용해 개인별 생활 패턴을 예측하고 맞춤형 코칭이 가능한 원격 의료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신라 미학서 백남준까지…예술로 물드는 경주
문화·스포츠 문화 2025.10.21 18:03:42‘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앞둔 경주가 천년 고도의 역사성과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무대로 변모했다. 신라 유적지 한복판의 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와 불교 미학에 기반한 현대미술이, 보문단지 내 우양미술관에서는 백남준의 미래적 시선이 세계 정상들을 맞이한다. 한국 미술이 문화 외교의 창구로도 기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주솔거미술관은 22일부터 내년 4월 26일까지 특별전 ‘신라한향 :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를 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APEC의 핵심 의제인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신라 문화와 불교 세계관으로 재해석한다. 한국 수묵화 거장 박대성 화백을 중심으로 불화의 교리를 회화로 표현하는 불화장(佛畵匠) 송천 스님, 전통 회화 수복 전문가이기도 한 김민 작가, 폐유리를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유리 공예가 박선민 등 4인전으로 기획됐다. 심상, 융합, 진리, 원융(원만하여 융합되다)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된 전시에는 보기 드문 대작들이 즐비하다. 백두산 천지연과 한라산 백록담, 금강산의 무수한 봉우리가 어우러지는 배경으로 고구려 벽화 속 삼족오, 도자기, 기와, 불상 등 한국 문화의 정수가 자리한 박대성 화백의 가로 12m 대작 ‘코리아 판타지’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부산비엔날레 출품작이자 불교와 기독교 미술의 융합을 통해 종교를 초월한 진리를 탐구한 송현 스님의 작품 ‘관음과 마리아-진리는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다’의 신작 버전도 자리했다. 4m 높이의 작품은 푸른 옷의 성모 마리아와 붉은 옷의 관세음보살이 마주 보는 구도로 종교를 넘나드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밖에 석굴암 본존불과 석가탑, 다보탑을 금·은박 재료의 전통 회화로 풀어낸 김민 작가의 작품과 자원 순환·환경 문제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박선민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년 간의 전면 리모델링 끝에 7월 다시 문을 연 우양미술관은 재개관 기념 전시로 백남준 소장품 10여 점을 오랜 수복을 거쳐 공개하는 특별전 ‘휴머니티 인 더 서키츠’를 열고 있다. 특히 비디오 설치 연작 ‘나의 파우스트’ 시리즈 중 ‘경제학’과 ‘영혼성’이 수리·복원을 거쳐 1992년 이후 30여년 만에 대중을 만난다. 1989~1991년 총 13점이 제작된 연작은 독일 문호 괴테의 고전을 바탕으로 자본, 윤리, 시간, 존재라는 주제를 동서양 철학과 기술적 상상력으로 교차시킨다. ‘경제학’이 자본과 인간 가치의 충돌을 형상화한다면 ‘영혼성’은 기술의 유한성 속에서 기억과 정신이 지속될 가능성을 탐색한다. 2년 반의 복원 작업 끝에 다시 대중에 공개된 ‘전자초고속도로’ 시리즈와 1991년 우양미술관 설립을 기념해 제작된 ‘고대기마인상’도 만날 수 있다. 자동차와 한국 전통 가마의 결합이 독특한 ‘전자초고속도로 - 1929 포드’는 기술 네트워크가 인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할 것이라는 예견을, ‘고대기마인상’은 경주에서 발굴된 고대 기마 인물형 토기를 모티프 삼은 작품으로 빠른 정보 전달력이 새로운 지배 질서를 만든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백남준의 미래적 사유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는 11월 30일까지 열린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이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혁신을 조명하는 동시에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수익률 부진에…'美배당다우존스 ETF' 발 빼는 개미들
증권 국내증시 2025.10.21 17:58:2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저유가로 미국 배당 다우존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 부진이 길어지자 자금을 빼는 ‘서학개미’들이 속출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장세 본격화로 인공지능(AI) 기업 중심의 주가 상승 랠리가 이어지며 배당주 위주의 ETF 투자 매력이 더욱 감소한 영향도 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동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20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이달 들어 10거래일 중 16일을 제외하고 9거래일 모두 개인 순매도를 기록했다. 다른 미국 배당 ETF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개인들은 같은 기간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와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역시 각 206억 원어치와 10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역시 103억 원의 개인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동안 미국 배당 ETF 4종에서 개인 투자 자금 약 627억 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수익률 부진이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올해 수익률은 -2.65%로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추종하는 ‘TIGER 미국S&P500’의 수익률 10.04%를 10%포인트 넘게 밑돌았다. 대외 통상 환경 악화로 ETF 내 편입 종목 주가 대부분이 부진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ETF 내 편입 비중이 높은 소비재, 전통 에너지, 헬스케어 업종 주가가 부진했다. 필수·임의 소비재 업종은 관세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하락세를 맞았다. 관세와 더불어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 역시 관련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헬스케어 업종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의약품 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다. 석유와 가스 관련 전통 에너지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실물경제 부진과 유가 하락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평균은 배럴당 약 65달러로 지난해 평균 가격인 배럴당 75달러를 하회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기술주가 더 큰 혜택을 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들의 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AI 산업 경쟁이 국가 간 패권 경쟁으로 전이되며 엔비디아·브로드컴·오라클 등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더 큰 폭으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 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당 상품으로서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과거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의 분기 분배금이 전년 대비 감소하기는 했었지만 해당 연도 모두 연간 기준으로는 성장했다”며 “올해도 배당 성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더 줄어든 대미 수출…이달 -24.7%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10.21 17:56:46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탓에 10월 중순까지의 수출이 7% 넘게 감소했다. 다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10% 가까이 늘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0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8% 줄었다. 수출 감소의 주요인은 개천절·추석·한글날 등으로 이어진 황금연휴(3~9일)로 조업일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조업일수는 10.5일로 1년 전(12.5일)보다 2일 적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8억 7000만 달러로 9.7%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8월 7일부터 15%의 상호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대미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1~20일 대미 수출액은 42억 32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7%나 급감했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대미 일평균 수출액도 10.3% 줄었다. 미국의 품목·상호관세 부과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유럽산보다 높은 관세를 부담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 △중국(-9.2%) △베트남(-10.0%) △유럽연합(-20.3%) △일본(-10.0%) △인도(-1.7%) △말레이시아(-14.7%)도 줄었다. 반면 △대만(58.1%) △홍콩(4.9%) △싱가포르(5.3%)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20.2% 늘며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선박도 11.7% 증가했다. 반면 △승용차(-25.0%) △철강 제품(-18.6%) △자동차 부품(-31.4%) 등은 감소했다. 한편 이달 1~20일 수입액은 330억 달러로 2.3% 줄었다. 이 기간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
더 밀어붙이는 中… 영구자석 對美수출도 29% 줄여
국제 정치·사회 2025.10.21 17:55:36중국이 지난달 대(對)미국 희토류 영구자석의 수출량을 30%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에 대한 ‘희토류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용한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9월 대미 희토류 수출량은 420.5톤으로 8월보다 28.7% 감소했다. SCMP는 “이달 중국이 희토류에 대한 추가 수출통제를 시행한 것을 고려하면 수출량은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란타넘족원소와 스칸듐·이트륨 등 희토류 원소를 합금으로 만든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기차·풍력발전기·엘리베이터·드론·스마트폰·에어컨 등에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대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며 위협하자 그에 대한 대응 카드로 올 4월 희토류 17종 가운데 중(重)희토류 7종의 대미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후 무역 대화가 계속되고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수출 재개 등 양국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듯했지만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 모두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해 긴장 국면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이달 9일부터 자국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됐거나 자국 정제·가공 기술이 이용된 경우 허가제로 전환하며 희토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중국이 자국의 희토류 카드로 무역전쟁 중인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까지 공급 대란이 발생하는 위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CMP는 세계 최대 희토류 자석 공급국인 중국이 그 지배력을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과 호주의 희토류 협력에 대해서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중국 관영 영자 신문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희토류 공급의 핵심 쟁점은 (자원) 매장량이 아닌 첨단 정제 기술에 있다”면서 “미국과 호주의 협력이 희토류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적 위치를 흔들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희토류 ‘옥죄기’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EU도 대비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EU는 최근 중국 기업이 유럽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지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강제하는 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전략을 EU가 그대로 따라한 것으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항할 맞불 조치의 성격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과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의 희토류 통제를 ‘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대결’이라고 규정한 만큼 관세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미국과 EU가 희토류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도다. -
美 지원에도…추락하는 아르헨 페소화
국제 정치·사회 2025.10.21 17:47:43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20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외환시장에서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달러당 1477.39페소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약 1% 상승(페소화 가치 하락)한 것으로, 가치로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평가된다.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 이후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부 지출 삭감과 규제 완화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페소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하기 위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급감했고 수출 경쟁력까지 약화됐다. 이런 불균형은 자본 유출을 초래해 통화가치 급락을 초래했다. 올해 들어 페소화 가치는 약 30% 하락했다. 페소화는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9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과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혔고 20일 양국은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미 재무부는 세 차례에 걸쳐 페소화를 매입했으며 주요 금융기관들과 함께 200억 달러 규모의 지원 기금 조성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페소화가 곤두박질치는 것은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외환보유액이 바닥난 상황에서 밀레이 정부가 현재 환율을 지탱하지 못하고 결국 평가절하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컨설팅 기업 로마노그룹에 따르면 부채 등을 제외한 BCRA의 순외환보유액은 5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페소화 약세가 당분간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FT는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페소화 가치는 2개월 뒤 달러당 1600페소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아르헨티나 지원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대두 농가는 미중 관세전쟁 와중에 아르헨티나가 중국에 700만 톤에 달하는 대두를 수출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200억 달러 규모의 기금 조성에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들도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잦은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아르헨티나에 담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보를 지낸 브래드 세처는 “이번 재무부의 방안은 위험이 크다”며 “페소의 평가절하가 일어나면 재무부는 가치가 떨어진 자산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투자의 창]환율 향방, APEC이 분수령
증권 정책 2025.10.21 17:45:42올해 7월 말 우리나라는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양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타결 직후부터 일부 이견이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트럭·농산물 시장의 완전 개방을 주장했고, 러트닉 상무장관은 투자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쌀과 소고기 등에 대한 개방 요구가 있었지만 추가 개방은 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며, ‘retain’이라는 문구는 수익 재투자 개념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미투자 3500억 달러 중 직접 현금이 지출되는 지분투자는 5% 정도이고, 대부분은 현금 이동이 없는 보증 형태로 구성하며 일부는 대출로 채우는 방안이었다. 규모도 3500억 달러는 상한선으로 인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8월 초 투자펀드 MOU 초안에서 전액을 현금 흐름(cash flow)으로 표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9월 한국의 대미투자 3500억 달러를 선불(up front)로 강조하며 현금성 투자를 압박했다. 러트닉 장관은 일본의 투자 규모인 5500억 달러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양국 간 후속 합의 지연으로 원화 약세가 가팔라졌다. 일본의 자금 조달 방식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본국제협력은행(JBIC)과 일본무역보험(NEXI)의 출자·융자·보증을 활용하고 절반은 외환자금특별회계의 당좌예금과 만기 미국채로, 나머지는 정부보증 달러채권과 미일 통화스와프로 충당한다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엔화 매도와 달러 매수 거래가 없다고 하나 일본 내부에서도 설명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미투자 규모는 경상수지, 순대외금융자산, 외환보유액,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일본보다 훨씬 부담이 크며 현실적으로 한 번에 3500억 달러를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은행은 연간 조달 가능 규모를 외환보유고 150억 달러, 외화표시 채권(KP물) 발행 50억 달러 등 총 200억 달러 수준으로 제시했고, 김용범 정책실장도 수출입은행·산업은행을 포함해 200억~3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정부는 연준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구했지만 과거 한시적 운용 사례를 감안할 때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은 규모가 작고, 원화 담보 대출이나 외국환평형채권 발행도 금융시장 충격을 불가피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현금성 지분투자 비중을 최소화(10~20%)하고 보증과 대출의 비중을 높이는 협상이 필수적이다. 또 투자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우리 측의 수익배분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최근 베선트 재무장관은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APEC 정상회의'가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우려가 완화되면 안정세를 되찾겠지만, 양국 간 펀더멘털 격차와 해외투자 확산 추세를 감안하면 단기간에 1300원 이하로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관세협상 美 설득, 국익 지켜…남은 관건은 명분"
정치 대통령실 2025.10.21 17:37:25한미 간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한 최대 난제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의 조달 방식, 투자 비중 등 핵심 쟁점 사항에서 우리 정부가 상당 부분 국익을 관철하는 방향으로 미국을 설득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쟁점 사항에 대한 조율이 마무리되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일부 합의 문구가 포함된 일종의 공동성명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마무리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다시 한번 출국할 예정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1일 “미국과의 협상 과정을 정리하면 일단 국익 측면에서 (협상 결과를) 최대한 진전시켜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특히 “(관세 협상에서) 마지막 남은 점은 (협상 결과에 따른 우리의) 명분(을 얻어내는 것)”이라며 “명분을 확보해 우리가 (막바지 협상에서) 좀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부 당국자의 이런 언급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고 있음을 재확인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김 장관도 전날 미국에서 귀국하며 투자 펀드 조달 방식과 관련해 “미국이 상당 부분 우리 의견을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전액 현금 투자’를 통한 펀드 조달 방식에서 ‘투자+대출·보증’ 방식에 공감대를 이룬 데 이어 ‘현금 투자 비중 최소화’라는 우리 측 요구를 어느 정도 고려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미를 통한 관세 협상 내용을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결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김 실장과 김 장관은 22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측과 쟁점 사안에 대한 막판 협상을 진행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큰 틀의 협상은 가닥이 잡혔고 이제 핵심 쟁점만 남은 모양새”라며 “사실상 양측 정상의 결단이 필요한 영역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대한항공 3분기 영업익 3763억원…지난해 대비 39% 감소
산업 산업일반 2025.10.21 17:35:36대한항공(003490)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조85억 원에 영업이익 3763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였던 지난해 동기(4조2408억 원)보다 6% 낮아졌고 영업이익도 6186억 원에서 39%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918억 원으로 2766억 원에서 67%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 공급량 증대와 가격 경쟁 심화 등에 따라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항공유 가격 하락으로 연료비는 줄었지만, 고환율 기조 영향으로 감가상각비와 정비비, 공항·화객비 등이 늘어나 영업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여객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2억 원 감소한 2조4211억 원이었다. 통상 3분기는 여름 휴가 등으로 전통적인 여객 성수기지만 올해는 미국 입국심사 규정이 강화되는 등 변수가 있었고 지난해 3분기(9월)에 있었던 추석 연휴가 올해는 4분기인 10월 초로 밀리면서 여행 수요가 떨어지며 매출이 다소 감소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31억 원 줄어든 1조667억 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관세 리스크 확대로 항공화물 시장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국가별 상호 관세 변경 및 수요 변동에 대응한 탄력적 노선 운영으로 안정적 수익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여객 사업은 이달 초 장기 추석 연휴와 연말 성수기 효과로 국내·국제선 모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동남아시아 등 동계 선호 관광지 중심으로 탄력적 공급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화물 사업은 연말 소비 특수 시즌에 대한 기대감과 무역 갈등 지속에 따른 수요 위축 전망이 공존한다. 대한항공은 전자상거래 수요와 고부가가치 품목을 최대한으로 유치해 이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
[여명] "7년 고난이 나를 키웠다"…習의 하방, 中의 반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21 17:35:18“70여 년 동안 중국의 발전은 자력 갱생과 고된 투쟁을 통해 이뤄졌고 그 누구의 시혜에도 의존하지 않았기에 불합리한 억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올 4월 미국의 145% 관세 폭탄에 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놓은 메시지다. 당시 고된 투쟁과 자력 갱생을 발전의 요체로 규정한 것을 두고 시 주석의 ‘7년 하방(下放)’을 발원지로 보는 해석이 나왔다.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부친이 숙청되자 15세 소년은 산시성 량자허 작은 마을로 보내졌다. 순탄하지 못한 청소년기를 보냈던 시진핑은 7년간 하방 생활을 통해 온몸으로 고난을 맞닥뜨렸다. 그는 훗날 “7년의 고난이 나를 키웠다”고 회고하곤 했다. 2018년 7월 발발한 1차 미중 무역전쟁은 시 주석이 미국 측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인 1차 무역합의를 체결(2020년 1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2차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했지만 이번에는 중국의 대응이 사뭇 다르다. 중국은 미국을 겨냥한 공세적 관세·무역 조치를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희토류·조선·농산물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중국은 2차 무역전쟁을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해왔다. 지난해 말 ‘이중 용도(민간·군사 용도로 사용 가능) 물자 수출통제 조례’를 통해 광물 수출 컨트롤타워를 상무부로 일원화했고, 올해 2월 이후 대미 수출을 막는 희토류 품목을 늘리고 있다. 미국 의존도가 높던 대두는 수입선을 다변화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국의 기술 통제에 맞서 기술 자립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젝트를 통해 양적 생산에서 질적 생산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냈다. 로봇, 전기자동차, 첨단 의료기기, 항공우주 등 10대 핵심 산업(2018년 인공지능을 추가해 11개로 확대)을 선정했고 집요할 정도로 진척 상황을 챙겼다. 중국은 현재 BYD(전기차), CATL(배터리), DJI(드론), 화웨이(5G) 등 세계 1위 첨단 기술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이 독주하던 AI 분야에서도 ‘딥시크 쇼크’를 안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칼을 뽑았다가도 시장이 휘청이면 꼬리를 내리곤 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발표 직후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격분했지만 뉴욕 증시가 급락하자 하루 만에 “존경하는 시 주석이 잠시 실수했을 뿐”이라며 물러섰다. ‘메가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라는 지적(파이낸셜타임스)이 나왔지만 엄밀히 말하면 변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수를 먼저 읽은 뒤 미국의 급소를 겨냥한 카드를 쏟아내고 있다. 미리 짠 각본이라도 있는 듯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도 특징이다. 미국의 거친 공세에 전전긍긍하던 7년 전과 달리 이제는 미국을 상대할 체급을 갖췄다는 자신감마저 엿보인다. 중국 내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류위후이 이코노미스트는 “G2의 격렬한 투쟁에서 공격과 수비의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중국은 약자에서 강자로 확실하게 변했다”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중국이 의도적인 ‘충돌’을 통해 균형 회복을 추구하고 있다(싱크차이나)”는 분석까지 나왔다. 맞대응 수준을 넘어 차제에 ‘게임의 룰’을 바꾸기 위해 정교하게 계산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중 패권 경쟁이 트럼프 시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 인식이 녹아 있다. 중국은 1차 미중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가 정권 교체와 무관한 ‘기본 값’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7년 하방’을 동력 삼아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고 이제는 4연임까지 노리는 시 주석과 1차 무역전쟁 패배 뒤 미국의 급소를 칠 무기를 하나씩 준비해온 중국의 독기가 섬뜩할 정도로 닮아 있다. 중국은 이번 주 열리는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다음 5년을 준비한다. 트럼프 정권 이후까지 내다보는 대미 전략 밑그림이 완성될 것이다. 미중 패권이 맞부딪치며 불꽃 튀는 전장 한가운데 서 있는 대한민국은 생존 전략이 있는가. 벌써부터 두려움이 엄습한다. -
‘아베노믹스 시즌2’…"강한 일본" 내걸고 방위비 증액도
국제 국제일반 2025.10.21 17:34:15다카이치 내각이 21일 정식 출범하면서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은 새 연정 상대인 유신회와 함께 한층 강화된 보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는 경제 분야에서는 확장재정과 완화적 금융정책을,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강한 일본’을 기조로 방위력 강화 등에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자민·유신 연합의 국회 의석이 참의원(상원)과 중의원(하원) 양원 모두에서 과반에 미달한 ‘소수 여당’인 상황에서 주요 정책 추진마다 야당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한계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우선 다카이치 신임 총리가 강조해온 ‘강한 일본’ 기조에 따라 안보·군사 정책의 대대적인 강화가 예상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2027 회계연도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증액하기로 한 당초 방침을 예정보다 앞당겨 개정해 증액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헌법 개정 여부도 관심사다. 전력 보유 및 교전권을 부인한 헌법 9조(일명 평화헌법)가 대상으로 자위대 권한을 명기해 법적 근거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과 중국은 헌법 9조 개정이 ‘전쟁 가능 국가’로의 전환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방위성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민당은 공명당과의 연립으로 안보 정책의 정당성을 담보했다”며 “자민당보다 매파 색채가 강한 유신회와 연립하면 기세에 떠밀린 정책 추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제정책에서는 ‘아베노믹스’ 계승이 점쳐진다. 다카이치 총리는 재정 확대와 완화적 금융정책을 강조해왔으며 적자국채 발행도 용인하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지방자치단체 대상 중점 지원 교부금 확충, 휘발유 잠정세율 폐지, 세액공제 신설 등 상당한 재원이 필요한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담한 금융정책 △신속한 재정 정책 △신성장 전략 등을 내세운 자신의 경제정책 패키지에 대해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사나에노믹스’로 명명하기도 했다. 돈 풀기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21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 평균 주가(닛케이 평균)는 전날 대비 130. 56엔(0.27%) 오른 4만 9316.06엔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확장재정(재정 건전성) 우려로 엔화 매도가 이어지며 달러 대비 엔화는 전날 150엔대에서 이날 151엔대로 약세를 보였다. ‘소수 여당’ 구조는 정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유신의 중의원 의석은 231석으로 과반(233석)에 2석, 참의원도 120석으로 과반(125석)에 못 미친다. 예산안이나 법안을 처리할 때마다 야당의 협력이 필요한 구조다. 유신회와의 연정도 리스크가 적지 않다. 중의원 수 10% 감축, 오사카 제2 수도 지정 등을 둘러싼 자민당 내 반발이 있는 데다 소비세 감세와 기업 헌금 폐지 등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봉합한 상태다. 당 안팎의 갈등 조정이 중요해진 다카이치 총리는 새 내각에 총재 선거 경쟁자들과 측근 의원을 대거 기용했다. 관방장관에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 외무상에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방위상에 고이즈미 신지로 전 농림수산상, 총무상에 하야시 요시마사 전 관방장관을 임명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측근으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맡은 아카자와 료세이 전 경제재생상은 경제산업상에 기용됐다.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원한 가타야마 사쓰키 전 지방창생상은 재무상에, 오노다 기미 참의원 의원은 경제안보상에 임명했다. 유신회는 각외 협력을 선택해 입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엔도 다카시 국회대책위원장이 총리보좌관을 맡기로 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2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을 앞두고 있다. 외교·안보 요직 경험이 없는 만큼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 외교 수행 능력에 관심이 쏠린다. -
"韓과 협정 체결" 트럼프도 합의 시사…경주서 톱다운 담판 짓나
정치 대통령실 2025.10.21 17:30:11한미 관세 협상을 두고 “국익을 지켰고 마지막으로 명분을 챙기겠다”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기류는 미국이 3500억 달러 전액 현금 투자 요구를 완화하면서 협상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귀국한지 2~3일만에 다시 미국을 찾는 것도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미국의 제안을 처음 받았을 당시 스팸 메일로 느낄 만큼 상식 밖의 수준이었지만 설득 과정을 거쳐 쟁점 한두 가지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는 김 실장이 이달 19일 귀국 직후 취재진에게 “한두 가지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최종적으로 현금과 대출·보증 등의 투자 비율 조정과 투자처 선정 및 수익 배분 등 쟁점을 남기고 있다는 점을 전한 것이다. 전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김 장관도 “외환시장 관련 부분 이견이 가장 컸는데 상당한 양측 공감대가 형성돼 여러 쟁점이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3500억 달러 전액 현금 투자를 한국 외환시장이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미국이 인식하면서 의견 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양상으로 보인다. 정부 등에 따르면 이 같은 협상단의 방미 실무 협의 결과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직접 대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김 장관과 함께 협상을 주도해온 김 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핵심 참모들과 진행 경과, 미국 측 기류, 향후 협상 전략 등을 최종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이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미국으로 향하기로 한 것은 남은 쟁점에 대한 이 대통령 차원의 결단이 마무리됐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의 협상 결과가 대통령실에서 그동안 강조해온 대로 국익을 충분히 지켰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에 김 실장과 김 장관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톱다운’ 방식으로 합의 문구를 담은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도록 미국 측과 막판 조율 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유럽연합(EU)과 매우 공정한 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일본·한국과도 그렇다”고 언급했다. 최종 협정 서명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무역 협상에 대해 협정이 완료된 것처럼 표현한 만큼 협상이 최종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을 통해 “최근 중국이 전 세계 민간기업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은 경제적 강압”이라며 “미국 조선업 기반 재건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중국의 제재를 겨냥한 셈이다. 미국이 동맹국들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는 단일 전선을 구축하려는 상황을 우리 정부도 최대한 활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관세 협상에서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명분’을 챙기며 협상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관세 협상 과정에서 위기를 극복하면 동맹으로서 상호 호혜적 관계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등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 내에서도 한국이 조선업 재건에 필수적인 동맹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것이 목표다. 동시에 안보 측면에서도 한국이 대중 견제의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각인시키며 협상 명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대통령이 전날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자주국방을 강조하고 “국방비를 대폭 늘려 첨단 국방 기술을 개발하겠다”강조한 것 역시 동맹 현대화의 일환으로 미국에 충분한 메시지를 건넸다는 분석이다. 단지 3500억 달러 투자 외에도 한국은 미국과 반도체 공동 연구, 방산 수출 협력, 청정에너지 공동 투자 등 다각적인 경제와 안보 협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동맹 관계라는 분명한 입지를 쌓겠다는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이 같은 전략은 관세 협상을 매듭지은 뒤에도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 등 외교안보를 포괄하는 추가 한미 협력 방안 논의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측 협상 창구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으로 일원화된 것 또한 호재”라며 “러트닉 장관을 비롯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그리어 대표로 협상 창구가 분산됐던 비효율이 해소되면서 협상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단독] 권영세 "기업 지원 뒷전인 관세청…대미 무역 '키' 잡아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0.21 17:21:37우리 기업의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될 때 원산지 등의 확인을 요청하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사전심사 제도'에 대한 관세청의 기업 지원 예산이 ‘사업 중복’을 이유로 편성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품목분류·원산지 판정의 전문성을 갖춘 관세청이 ‘키’를 쥐고 미국 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1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관세청은 올해 8월 ‘CBP 사전심사지원 사업’으로 10억 원의 예산을 기재부에 요청했지만 거절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시행하고 있는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KOTRA가 시행하고 있는 사업은 CBP 사전심사 신청을 대행하는 수준에 머문다는 점이다. 심지어 올해 8월 관세청 실태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90% 이상이 CBP 사전심사 제도에 대해 ‘모르거나 활용 경험이 없다’고 답하면서 정부 지원책이 ‘유명무실’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CBP 사전심사 제도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수입물품의 품목분류(HS코드), 원산지, 관세평가 등을 사전에 유권해석하는 절차다. 특히 여러 국가의 부품이나 소재를 통합해 하나의 완성품이 된 경우, ‘어느 국가를 생산국으로 볼 것인가’를 기준 짓는 ‘실질적변형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수출 기업의 관세 규모가 결정되는 절차인 셈이다. 수출업계는 관세청이 사전심사 지원에 직접 나서면 부품 구성이나 제조공정을 조정해 ‘한국산’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전략적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대행 업무를 넘어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수출 중소기업들이 정보 부족을 토로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는데, 기업 지원은 사실상 뒷전이고 세금을 거두는 데만 혈안”이라며 “심지어 관세청은 법적 근거도 미비한 관세 체납관리단 신설에 15억 원의 예산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치밀하게 검토하고 과·오납을 줄이는 등 실효성 있는 관세 행정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권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과·오납 환급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잘못 걷어 돌려준 세금이 1조 7,019억 원에 달했다. 권 의원은 "관세청 존재의 이유는 수·출입 과정에서 국민과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먼저 거두고 나중에 돌려주는 등 불합리한 행정관행을 줄여 예측가능한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알리 업은 G마켓 "5년내 JV 거래액 40조로 늘릴 것"
산업 생활 2025.10.21 16:26:31G마켓이 내년에만 7000억 원을 투입해 향후 5년 내 거래액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최근 출범한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조인트벤처(JV)의 자회사로 편입된 G마켓은 양측의 유통·글로벌 네트워크,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기반으로 5년 내 JV의 전체 거래액을 40조 원으로 늘리는 데 핵심 역할을 맡겠다는 전략이다. 장승환 G마켓 신임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2026년을 오픈마켓 선도 혁신 기업으로 부활하는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G마켓은 쿠팡, 네이버에 맞선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로 ‘해외 역직구’ 사업을 내세웠다. 현재 G마켓은 알리바바 계열의 동남아시아 지역 플랫폼 ‘라자다’를 통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등 5개국에 자사 셀러의 상품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라자다는 동남아 전역에서 소비자 1억 6000만 명을 보유한 플랫폼으로, 매년 고객의 평균 주문 객단가가 30% 이상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높다. G마켓은 2027년까지 남아시아 지역,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시장과 북미, 중남미, 중동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각 시장에 특화된 알리바바그룹 계열사 알리익스프레스, 다라즈, 미라비아 등을 G마켓과 연동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물류, 관세, 고객 응대 등은 모두 G마켓이 전담해 셀러들은 해외 판매에 동의만 하면 손쉽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G마켓은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 연간 역직구 거래액이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셀러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에 내년 5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 중 3500억 원은 셀러의 판촉 및 매출 확대 지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할인 쿠폰에 붙이던 별도 수수료도 전면 폐지한다. 신규 셀러들에게 일정 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로 수수료’ 정책도 도입한다.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할인 프로모션은 작년보다 50% 이상 늘린다. 또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정기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를 국내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로 자리 잡게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 1000억 원을 투입해 알리바바그룹이 보유한 AI 기술을 G마켓에 접목한다. AI 기술 기반의 ‘초개인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e커머스 업체들이 고객이 이미 구매한 상품을 중심으로 맞춤형 추천을 해준다면, G마켓은 고객의 잠재의식, 자신도 모르는 취향 정보 등을 파악해 더 고도화된 추천 결과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G마켓은 내년 상반기 이마트 매장과 연계한 퀵배송 서비스를 예고한 데 이어 알리바바그룹의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광군제에도 국내 셀러들이 참여해 협업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G마켓의 이 같은 전략이 중국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정우 G마켓 본부장은 “G마켓의 고객 개인정보는 G마켓이 단독 관리한다”며 “AI 학습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도 독립된 클라우드에 보관돼 국내 서버에 한정해 활용되고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들은 전송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카자흐에 CKD공장 준공…기아, 年 7만대 현지 생산
산업 산업일반 2025.10.21 15:13:10기아(000270)가 카자흐스탄에 반조립제품(CKD) 합작 공장을 준공했다. 중앙아시아에 생산거점을 마련해 현지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가동 중단된 상황에서 카자흐스탄 공장은 향후 열릴 러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2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북부 코스타나이주에서 CKD 합작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송호성 기아 사장과 로만 스클야르 카자흐스탄 제1부총리 등 현지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도 화상으로 준공식을 축하했다. 송 사장은 “카자흐스탄 CKD 공장은 고객 중심의 혁신 및 전동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아 글로벌 비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기아 카자흐스탄 CKD 공장은 축구장 90개에 달하는 63만㎡ 규모로 건설에 총 3억 1000만 달러(약 4400억 원)가 투자됐다. 연간 생산능력은 7만대 수준이다. 기아는 공장 준공식에 맞춰 쏘렌토 양산을 개시했다. 내년에는 스포티지로 생산을 확대한다. 또 앞으로 현지 시장 수요와 현지화 작업 진척 정도에 따라 생산 모델을 추가로 늘리고 이를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CKD는 차량의 차채와 엔진, 전장 등 부품을 수출한 뒤 현지에서 완성차로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주로 현지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과 관세·세금 혜택 등을 위해 실행된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한국 완성차 업계가 간과할 수 없는 곳이다. 시장 규모는 2018년 6만 대 수준에서 지난해 20만 대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카자흐스탄자동차산업연합(AKAB)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는 2만4218대를 팔아 판매량 1위, 기아는 1만1319대로 3위를 기록했다. 기아 카자흐스탄 공장은 수도 아스타나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러시아 국경 근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향후 러시아 시장에 재진출에도 기여할 생산 거점으로 거론된다. 앞서 현대차도 지난해부터 카자흐스탄 최대 자동차 기업인 아스타나모터스와 협력해 현지 조립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8만 여대의 현대차·제네시스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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