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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시황] 코스피 3220.58..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 기조에 하락 출발 (▼7.10, -0.22%)
증권 News봇 2025.08.08 09:05:05전일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 기조에 하락 전환했다.8일 오전 9시 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7.10p(-0.22%) 내린 3220.58로, 27(매도):73(매수)의 매수우위를 기록 중이다.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개인이 홀로 '사자'에 힘을 실어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모양새다. 개인은 1,480억을 순매수 하는 데 반해, 외국인은 957억, 기관은 544억을 각각 순매도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업(-2.58%), 전기가스업(-0.85%), 운수장비업(-0.66%) 등 대부분의 업종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으며, 음식료품업(+1.16%), 기계업(+0.26%), 오락·문화업(+0.21%) 등 일부 업종만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내림세로 출발한 가운데, LIG넥스원(079550)(-8.13%), 티웨이항공(091810)(-3.03%),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2.79%)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우(45014K)(+24.21%), 코오롱모빌리티그룹(450140)(+19.40%), KTcs(058850)(+9.87%) 등은 상승 출발했다.현재 하락종목은 393개, 상승종목은 393개를 기록하고 있다.[이 기사는 증시분석 전문기자 서경뉴스봇(newsbot@@sedaily.com)이 실시간으로 작성했습니다.] -
"평범한 사건 아냐"…미얀마에서 한국인 피살, '누가, 왜?' 현지 충격
국제 정치·사회 2025.08.08 08:56:39미얀마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버마 민주의 소리'(DVB)와 외교 당국에 따르면 이달 2일 양곤 시내 마양곤 타운십의 '카바라예 콘도미니엄' 내 사무실에서 한국 국적의 남성 김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누군가 금품을 노리고 사무실에 침입해 김 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씨의 시신은 그의 직원들에 의해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지 주민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범인이 사무실에 침입해 김 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직원들이 현장에서 시신을 발견했으며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살인범이 어떻게 들어와 돈을 훔쳤는지 모르겠다"면서 "평범한 사건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사건의 심각성을 시사했다. 사건이 접수된 주양곤 한국대사관은 즉시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얀마 경찰 당국에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우리 공관은 사건을 인지한 직후부터 유가족을 지원하는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치안이 급격히 악화한 상태다. DVB에 따르면 지난해 미얀마 전역에서 약 967건의 살인 사건이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151건이 양곤 지역에서 발생하는 등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경찰이 무장 군인의 호위 없이는 범죄 현장 출동을 두려워할 정도"라며 "이로 인해 범죄가 증가하고 대부분의 범죄자가 도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양곤에서는 쿠데타 이후 매년 500~600건의 형사 사건이 보고되고 있으며 현재도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통행금지령이 유지되고 있다. -
테슬라 이어 애플 뚫은 삼성…빅테크 수주 속도 붙었다
산업 산업일반 2025.08.08 08:00:40삼성전자가 약 10년 만에 애플에 차세대 첨단 반도체 칩을 공급한다. 소니가 애플에 독점 공급하던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를 수주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계의 최대 큰손 중 한 곳인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삼성전자의 반등세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애플은 6일(현지 시간)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새로운 협력 사항을 발표했다. 애플은 보도 자료를 통해 “오스틴에 있는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에서 처음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이 구체적 개발 사항을 밝히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생산할 제품은 아이폰에 들어갈 이미지센서로 알려졌다. 삼성의 차세대 칩은 이르면 내년 출시될 아이폰18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2015년 애플 아이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9’을 공급한 후 10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칩 개발을 위해 애플과 함께 웨이퍼를 3단으로 직접 적층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미지센서의 화소 크기를 줄이고 간섭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애플이 밝힌 새로운 칩 제조 기술 역시 이 같은 첨단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공급하게 될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는 그간 소니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첨단기술을 통해 애플 이미지센서 공급망을 뚫으면서 향후 추가 수주 계약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 역시 미국 내 생산 및 공급망 비중을 높여야 하는 압박에 처해 첨단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은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계약으로 소니의 독주 체제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는 애플이라는 대형 고객사를 기반으로 전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9% 수준이다. 그런데 이번에 삼성전자와 애플이 손을 잡으면서 삼성전자는 추가 수주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규복 전 반도체공학회장은 “애플은 같은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와는 거리를 두려 해왔는데 그만큼 삼성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 번 거래가 뚫리면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등 다른 제품과 패키지딜의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고객이 없어 큰 폭의 적자를 이어오던 파운드리 사업부도 이번 계약으로 사업에 날개를 달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테슬라로부터 2033년까지 8년 동안 총 약 23조 원 규모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생산 계약을 따내며 빅테크 수주 가뭄을 끊어냈다. 테슬라가 맡긴 AI6 칩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및 로봇에 탑재될 최첨단 칩이다. 테슬라는 이 제품의 직전 세대는 TSMC에 맡겼다. 그간 2나노 고객사는 대부분 작은 회사들이었는데 테슬라에 더해 애플까지 빅테크 고객 확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애플과 같은 빅테크 수주가 중요한 것은 향후 또 다른 고객사 유치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다른 대형 수주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빅테크 기업 수주를 위해 그간 TSMC 대비 적은 마진의 계약을 제안하고 리소스도 고객사 편의에 맞게 제공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가 그간 TSMC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저마진의 파격적 제안을 해왔고 거기에 기술이 받쳐주면서 성과가 나고 있다”며 “파운드리 산업은 대규모 웨이퍼를 생산하는 경험이 기술 및 사업 고도화에도 중요한 만큼 이번 계약이 갖는 의미는 수주 그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퀄컴·엔비디아 등과 파운드리 수주 계약을 위한 사전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때 주요 고객사였다가 TSMC로 넘어간 퀄컴과는 차세대 첨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20년 혼자 살았는데"…80대 시골 할머니 'HIV 감염' 미스터리에 의학계 '깜짝'
사회 사회일반 2025.08.08 06:10:08국내의 한 시골 마을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80대 할머니가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의료계에 충격을 안겼다. 세계적으로도 80세 이후 HIV 감염이 진단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다. 더욱이 이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한 이후 20년 가까이 성관계를 맺은 적도 없었고, 병원도 거의 찾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HIV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감염 이후 면역체계가 약화되고 합병증이 동반되면 에이즈 환자로 진단된다. 국내에서는 HIV 감염인이 대부분 20~40대 연령대에 집중돼 있다. 7일 국제학술지 '임상 사례 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따르면, 국내 한 병원 의료진은 최신호 논문을 통해 림프종으로 항암 치료를 받던 중 혈액검사를 통해 HIV 양성이 최종 진단된 85세 여성 A씨의 사례를 보고했다. A씨의 감염 경로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의료진에 따르면 A씨는 20여 년 전 남편이 심장병으로 사망한 후 시골에서 홀로 생활해왔으며, 이후 성관계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A씨의 남편은 생전 심장 질환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해 각종 검사와 시술을 받은 적은 있으나, HIV 감염자일 가능성은 낮다고 가족은 전했다. 또 A씨는 림프종 진단 전까지 병원 수술이나 입원 치료는 물론 수혈, 주사제 투약, 침술, 문신 등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의료행위나 외부 시술 경험도 없었다고 한다. A씨의 자녀인 두 아들도 각각 HIV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아들들은 현재 A씨와 따로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은 A씨의 감염이 수년 전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혈액 내 면역세포(CD4) 수가 많은 데다 바이러스 농도 역시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전달된 것들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은 성관계, 수혈, 시술 등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의료진의 판단이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에서 감염 경로 자체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HIV 진단의 사각지대라고 강조했다. 논문에서는 "고령자의 성생활을 배제하거나 HIV를 노인의 질환으로 보지 않는 편견이 진단 지연의 큰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사회적 고립과 낮은 건강정보 이해력도 진단이 늦어지는데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고령자에게도 HIV 검사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에 속하는 노인의 경우에는 선제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은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HIV 치료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은 오해"라며 "A할머니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에 잘 반응했고, 면역 수치가 서서히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
“GD 보고싶지? 3000만원 내”…정신나간 암표로 고통받는 ‘이 나라’
국제 정치·사회 2025.08.07 22:23:26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의 홍콩 콘서트를 앞두고 현지에서 티켓 관련 사기와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7일(현지 시간) 홍콩 명보와 성도일보에 따르면 8일~10일 홍콩 아시아월드 아레나에서 열리는 지드래곤 콘서트 관련 티켓 사기 피해 신고가 홍콩 경찰에 30건 이상 접수됐다. 총 피해 금액은 61만 홍콩달러(약 1억777만 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티켓 판매 글을 보고 연락했다가 “보증금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사기꾼의 말에 속아 추가로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피해자는 최대 18만 홍콩달러(약 3180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지드래곤이 8년 만에 선보이는 홍콩 무대인 만큼 티켓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됐다. 이에 암표 거래도 급증해 정가의 2~5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보는 “공연 마지막 날 VVIP 좌석이 12만홍콩달러(약 2100만 원)에 암표로 등장했다”라며 “정신 나간 가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앞서 대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지드래곤 공연 티켓을 대량으로 매입한 후 고가에 판매해 2000만 대만달러(약 9억 원)를 챙긴 암표상이 적발되기도 했다. 8980대만달러(약 42만 원) 티켓을 최소 5만5000대만달러(약 258만 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대만 당국은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지드래곤은 지난 5월 일본 도쿄돔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 ‘위버멘쉬’를 진행 중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중고거래 사이트에 임영웅 콘서트 티켓과 유명호텔 뷔페 식사권, 스마트폰 등을 판매한다는 허위 게시글을 올린 사기꾼이 지난달 검거됐다. 그는 “선입금하면 물건을 보내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해 약 6개월간 22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
장애인이 직접 운영하며 창업 꿈 키우는 '누구나 카페' 개소
사회 전국 2025.08.07 22:22:31서울 마포구는 6일 구청 지하 1층에 장애인이 직접 사장이 돼 창업의 꿈을 키우는 ‘누구나 카페’를 열었다고 7일 밝혔다. 이 카페는 다양한 유형의 장애가 있는 대표 4명이 공동 운영하며, 이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매니저도 함께 근무한다. 장애인 대표들은 직접 고객 응대부터 음료 제조, 재고 관리, 회계 등 카페 운영 전반을 직접 경험하면서 자립과 창업의 꿈을 키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장애인 대표가 직접 매장을 책임지고 경영하는 것은 진정한 자립 지원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1호점을 시작으로 더 많은 누구나 카페가 생겨 장애인이 사회에 당당히 나설 수 있도록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회사 나가면 연봉 3배 드립니다"…이제 90년대 생들도 짐 싸서 떠난다는데
사회 사회일반 2025.08.07 21:48:42최근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과 기업들의 희망퇴직 사례가 늘어나면서 체감 퇴직 연령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한해 기업들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압박을 받으며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기업들의 활발해진 희망퇴직 시스템의 대상은 50대 이상에서 40대 심지어 3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인기 게임 카트라이더를 만든 넥슨 니트로스튜디오도 5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게임 업체의 특성상 직원들 대부분은 젊은 세대다. 근속 기간에 따라 1∼2년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받으며 회사에 남기로 결정할 경우 모회사인 넥슨으로 이동한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은 대상자를 30대까지 확대하며 희망퇴직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44세 이상으로 설정했던 희망퇴직 대상을 38세로 대폭 낮췄다. 출생연도에 따라 월 평균 임금의 7~31개월분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됐다. NH농협은행은 40~56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최대 28개월 치 평균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롯데온도 근속 2년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자에게는 6개월 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했다. SSG닷컴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30대 젊은 세대를 포함시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기업들마다 희망퇴직 보상은 다양하고 파격적이다. 최대 연봉 3배까지 수령 할 수 있으며 학자금 지원을 포함한다. 기본급의 50개월 분을 지급하는 곳도 있으며 연봉의 10%는 별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희망퇴직 연령대가 낮아진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한다. 또 퇴직금을 받아 새로운 일이 도전하려는 자발적인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30대를 중심으로 신규 창업이 활발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서비스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시설관리·지원·임대업 등은 30대 창업이 두드러진 업종으로 꼽힌다. -
"400만원 줄테니 제발 오라네요"…모르면 손해라는 '공짜 여행법' 뭐길래? [이슈, 풀어주리]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8.07 19:34:59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도심을 벗어나 지역에서 한 달 살기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 지원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숙박비와 식비, 교통비, 체험활동비 등 400만원 넘게 지원해 주는 지자체도 있어 눈길을 끈다. 7일 충남 보령시는 '보령 한 달 살기' 참가자를 오는 19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다음 달 5일부터 11월 2일 사이 7∼30일 동안 보령에 머물면서 자유롭게 관광지·축제 등을 체험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콘텐츠로 만들어 올리며 보령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보령시는 충남 외 지역에 거주하는 14팀 내외를 선정해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1팀당 숙박비는 1박에 최대 5만원, 식비·교통비는 하루 최대 2만원 지원한다. 체험활동비는 7∼10일 여행에 1인당 최대 10만원, 11일 이상일 땐 최대 15만원 보조한다. 여행자보험비도 1인당 2만원을 지원한다. 1팀이 30일간 보령을 여행한다고 가정하면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숙박비 150만원, 식비·교통비 60만원, 체험활동비 15만원 등 200만원 상당에 이른다. 참가자들은 여행 후기 작성과 보령시 관광콘텐츠 게재, 스탬프 투어 참여 등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한 달 살기, 워케이션 체험 등…"돈 줄 테니 여행 오세요" 대부분의 지역 지자체들은 한 달 살기 참여자에게 숙박비, 체험비 등을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SNS 후기 작성이 필수지만 지역에 따라 최대 400만원까지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에 장점이 더 많다. 국내 각 지역의 장기 체류형 프로그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 '한달살러'에 따르면 한 달 살기·일주일 살기·워케이션·귀농 체험 등 지자체와 민간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연간 수백 개씩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달살러'에 등록된 여행지원 프로그램만 1400개가 넘는다. 1인당 지원액이 많거나 인기 있는 지역은 지원자가 수백 팀씩 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경남 함양군은 이달 14일까지 경남지역 외 거주자 대상으로 '함양에서 한 달 살기'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총 15팀을 선발하며 참가자는 개인 SNS에 1일 2건 이상 지역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올려야 한다. 함양군 한 달 살기의 최대 지원금은 팀당 227만원이다. 팀별로 최소 4박 이상 29박까지 지원하며 숙박비는 1박에 최대 7만원까지 지원한다. 전남 함평군에서는 지난해 1인당 최대 444만원을 지원하는 '남도에서 한 달 여행하기 in 함평' 프로그램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숙박비는 1박에 8만원, 교통비와 식비 5만원, 체험활동비 2만원, 여행자보험 2만원 등 1인당 일 최대 15만 원을 지원했다. 지원액이 많은 만큼 참가 대상자는 지역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여행작가, 여행블로거, 인플루언서 등을 우대해 신청을 받았다. 농어촌 마을 체험 프로그램도…"귀촌 컨설팅 해드립니다" 강원도 인제군은 오는 9월 한 달 관내 4개 마을에서 농촌 생활 체험에 나설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총 12팀을 선발해 진동계곡마을, 하추리산촌마을, 달빛소리마을, 가리산산양마을 등 네 곳에서 귀촌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참가자는 고추, 토마토, 배추 등 농작물 재배 체험을 포함해 주민 교류와 지역 탐색 등의 프로그램을 1개월간 이수하게 된다. 한 달 동안의 숙박비, 프로그램 운영비 등 생활비 전반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인천광역시는 관내 섬 지역 어촌마을에서 거주하면서 주민과 교류하며 어업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인천 섬으로 귀어하기'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인천귀어귀촌지원센터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희망자를 접수 받은 뒤 개인 또는 가족 등 2팀을 선정해 관내 백령면, 연평면, 대청면, 덕적면 등 어촌마을에서 20일 이상 체류하며 어촌마을의 문화 및 어업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섬 살이에 필요한 거주지는 무상 제공되며 1일당 5만원 기준으로 최대 15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참가자는 어촌마을 적응을 위한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여행지원금 인기 틈탄 사기 주의해야 SNS상에는 한 달 살기 등 체험을 마친 참가자들의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씨는 지난해 "리프레쉬도 하고 싶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도 않았는데 마침 제주로컬 워홀러 프로그램이 있어 지원해 합격했다"며 "날마다 글로벌 청년들이 함께 모여 무비나잇, '세상을 바꾸는 버킷', 싱잉나잇 등 프로그램을 즐기고 캠핑방에서 밥도 먹고 공부도 했다"고 후기를 남겼다. B씨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면서 "힘 있을 때 여기저기 가보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면서 살아보자고 다짐했었다"며 "유튜브에서 맨날 여행 브이로그 보면서 대리만족 하다 경남 함안군 '한 달 살기'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됐다"고 했다. 이후 7박 8일간 함안에서 먹고 살면서 "바쁘게 살던 나를 잠시 내려놓고 지낼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달살러'에 따르면 "보통 청년 여행지원금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지자체 여행지원금은 청소년, 중장년 등 다양한 세대에게 지원하고 있어 본인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보면 누구나 '한 달 살기'에 도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생각보다 많은 지자체 여행지원금 프로그램이 있지만 모집 내용이 변경되거나 조기 종료되기도 한다, 여행지원금을 준다며 입금을 유도하는 사기 프로그램도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
[만파식적] 메시나 해협 대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8.07 18:07:07장화 모양을 한 이탈리아 본토 앞굽에서 3㎞ 남짓 떨어진 시칠리아섬과 본토 사이의 메시나해협을 잇는 것은 고대부터 이어져 온 이탈리아인들의 오랜 꿈이었다. 기원전 3세기 제1차 포에니전쟁 당시 로마인들이 배와 통을 연결한 다리를 지어 카르타고에서 노획한 코끼리 100여 마리를 시칠리아에서 로마로 옮겼다는 기록도 있다. 그 이후로 시칠리아와 본토를 연결하려는 구상이 심심찮게 제기됐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등도 현실적 벽에 부딪쳐 그 꿈을 접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구체화됐던 계획이 2013년 유럽 재정 악화로 무산되면서 메시나해협을 잇는 일은 오늘날까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미완성 프로젝트로 남아 있다. 7일 조르자 멜로니 정부가 2032년까지 135억 유로(약 21조 8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와 시칠리아섬을 잇는 현수교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길이 3666m의 다리 건설이 실현되면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재정과 안전, 환경 문제 등 여러모로 논란이 큰 메시나해협 대교 건설에 힘을 실은 것은 뜻밖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미국의 압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방 지출 목표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로 높아지자 멜로니 정부는 메시나 대교 건설을 5% 목표 달성을 위한 안보 투자로 분류하는 ‘꼼수’를 생각해냈다. 올 4월 멜로니 정부는 “이 다리는 민간 용도 외에 나토 동맹군이 북유럽에서 지중해로 이동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실현 여부는 미지수지만 만성 예산 부족으로 국방비 지출이 GDP의 1.49%에 불과한 이탈리아로서는 나토 목표와 정치적 숙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기회를 맞은 셈이다. 국방 지출을 높이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국가 안보와 연결 짓는 국가는 이탈리아만이 아니다. 영국은 히드로공항 확장 예산을 국방 인프라 투자로 재분류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의 압박 속에 안보 투자에도 ‘묘수’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
“에너지는 이념에 휘둘리면 안돼…원전은 훌륭한 기저전원”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8.07 17:58:136000만 명에 가까운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민들을 14시간 동안 암흑으로 밀어넣은 스페인 대정전을 지켜본 유럽 지역의 석학들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에 비해 전력망 투자가 미흡했던 점이 대정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이 같은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에너지믹스 다양성을 유지하고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문제를 다룰 때는 이념보다 과학에 입각해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미겔 데 시몬 마르틴 레온대 전기공학시스템자동학과 교수는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스페인 정부가 재생에너지에 대해 강력한 지원을 하면서 이에 대처할 전력망의 실제 용량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안토니오 고메스 에스포시토 세비야대 전기공학과 교수도 “현재 규정은 재생에너지 발전원은 수력뿐이던 25년 전과 같은 수준”이라며 “시스템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미앵 에른스트 리에주대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정전 초기 국제 연결망 부족으로 전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며 “유도 전력도 충분하지 않아 전압 제어에 실패하면서 결국 대정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정전 당일 첫 이상 현상이 발생한지 3.5초만에 프랑스 전력망이 차단되면서 전압과 주파수가 급격하게 불안해졌다는 이야기다. 알바로 데 라 푸엔테 길 레온대 전기공학시스템자동학과 교수는 “관성이 높은 시스템은 충격을 흡수해 전력망 운영자에게 충분한 대응 시간을 준다”며 “하지만 전자 장치로 연결된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는 관성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베리아 반도 전력망의 높은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화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반면 에스포시토 교수는 “관성 부족 외에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전압을 제어하는데 필요한 무효 전력의 잘못된 배분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본질적 한계보다 스페인 전력 당국의 전력망 관리 능력 부족에 초점을 맞춘 의견이다. 이들은 한국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가 불가피한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이 유럽에 비해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에른스트 교수는 “한국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공간이 스페인에 비해 부족한데 비해 전력 소비량이 상당히 많아 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어려운 여건”이면서도 “현재 목표치는 예외적인 수준은 아니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스포시토 교수 역시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수력 발전량이 부족해 전력 시스템이 완전히 탈 탄소화되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면서도 “해상풍력 발전이 성숙되고 충분히 저렴해지면 전력망 탈탄소화를 위한 유망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엔테 길 교수도 “한국은 산업 수요와 인구 밀도가 높으니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50~60% 달성을 목표로 할 만할 것”이라며 “80%를 넘어서면 간헐성으로 인한 과제가 크게 증가하므로 다각화된 에너지믹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빠르게 늘리려는 한국 정부 역시 스페인의 교훈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른스트 교수는 “관성력이 높은 동기 발전소의 비중 30%를 유지해야 계통 안정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기 발전소는 수력·화력·원자력발전소와 같이 전력망 주파수와 같은 주파수로 작동하는 터빈형 발전소를 의미한다. 호세 루이스 도밍게스 가르시아 카탈루니아에너지연구소(IREC) 전력망 부문 총책임은 “계통 연계를 적절히 계획하는 것은 물론 전력망 장비를 충분히 업데이트해 어떤 상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푸엔테 길 교수는 전력망 업데이트와 함께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스템 구축 △유연 전력 요금제 도입 △발전원 다각화 △인접국과 전력망 연계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에너지 정책은 가치중립적인 시각에서 다뤄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마르틴 교수는 “기술 전문가를 믿고 이념이나 정치에 휘둘리는 결정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한국 정부에 드리고 싶다”며 “모든 상황에 작동하는 만능 모델은 없다. 목표를 향해 유연성을 발휘하며 꾸준히 발전하는 것이 전력망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 대부분은 원전이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는 기저 전원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푸엔테 길 교수는 “원전은 탄소 배출이 없을 뿐 아니라 주파수 안정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유효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에른스트 교수도 “유럽 전력망의 관성은 프랑스의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에 의해 대부분 보장되고 있다”며 “원자력은 분명히 전력망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답했다. 가르시아 총책임은 “현재 전력망은 고전적인 관성 전원에 적합한 방식”이라며 “같은 관성 전원이라도 원전이 화력발전소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부연했다. 같은 관성 전원인 화력·원자력 발전소 중 원자력 발전소가 탄소 배출이 없을 뿐 아니라 설비 용량이 커 전력망 안정성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원자력 발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르틴 교수는 “원자력 기술이 에너지 믹스에서 나름의 자리를 차지한다”면서도 △높은 건설 비용 △긴 시운전 시간 △사고 위험 △폐기물 문제 등의 단점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포시토 교수는 “스페인 대정전의 원인을 관성 부족으로 요약할 수만은 없다”며 “기존 원전 설비는 최대한 활용해야겠지만 소형모듈형원자로(SMR)과 같은 차세대 방식은 재생에너지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지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상담 수요 늘어나는데 예산은 뒷걸음… 외면받는 '재난 심리'
사회 사회일반 2025.08.07 17:53:17지난달 16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경기 가평군 조종면에 거주하는 70대 A 씨의 집이 물에 잠겼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그날 이후 A 씨는 환상에 시달려야 했다. 손주들이 무섭다고 우는 모습과 비가 몰아치는 가운데 우산에 의존해 빠져나오던 장면이 밤마다 그를 괴롭혔다. 지금까지도 A 씨는 “하필 그날 손주들을 불러 아이들에게 그런 일을 겪게 한 것 같다”며 우울 증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자연 재난이 반복되면서 재난 트라우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복구의 초점이 여전히 경제적 피해에만 맞춰져 정신건강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행정안전부의 ‘재난 경험자 심리상담 실적’에 따르면 재난 관련 상담은 매년 느는 추세다. 2019년 7521건이었던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의 대면 및 비대면 상담 건수는 2020년 1만 1314건으로 50.4% 급증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질병 등 사회적 재난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적으로 조명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상담 건수 역시 2021년 1만 313건에서 지난해 1만 2733건으로 늘었다.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재난 발생 시 피해자와 이재민의 심리 회복을 돕는 시설로 행안부가 대한적십자사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상담활동가를 모집해 심리적 충격을 받은 이들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전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으로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상담 수요가 늘고 있는 것과 달리 행안부의 ‘재난심리회복지원’ 예산은 지난해 11억 9000만 원에서 올해 9억 4000만 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행안부는 “매년 계약직으로 채용했던 인력들을 적십자사 소속 정규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건비가 예산에서 제외된 것”이라며 “나머지 부분은 지난해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지만 현장에서는 일손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올해 기준 전국 17개 센터의 재난 심리 담당자는 각 2명뿐이다. 2명에는 센터장이 포함되지만 적십자사의 다른 업무를 겸하고 있어 사실상 1명이 대부분의 업무를 전담하는 실정이다. 경기지사 담당자 B 씨는 “올겨울 폭설 피해가 있었을 때 하루 만에 양평에서 안성까지 이동한 적도 있다”며 “상담활동가들의 관리부터 교육까지 모두 혼자 책임져야 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담사의 지역 간 편차가 크다는 문제 또한 있다. 정규직인 아닌 ‘활동가’ 형태로 모집하다 보니 인력 확보가 어려운 곳이 발생한다. 실제 경기 활동가는 120명인 반면 경남은 57명으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센터가 피해자들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는 1차 기관인 만큼 지원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후위기로 대규모 자연 재난이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며 “재난 트라우마는 집이나 회사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쉽게 유발될 수 있어 초기 진단과 꾸준한 사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식 '신제국주의'…돈 내면 깎아주는 약탈적 관세
국제 정치·사회 2025.08.07 17:49:10올 4월 2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발효 후 유예를 거듭하던 미국이 7일 0시 1분(미 동부 시각 기준, 한국 시각 7일 오후 1시 1분)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관세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동맹도 예외 없이 돈을 낸 만큼 세율을 깎아주는 약탈적 면모를 보이며 ‘신(新)제국주의’ 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반면 트럼프가 던진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맞은 브릭스(BRICS) 국가들은 반미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펼쳐지는 신냉전 구도가 더욱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자정(현지 시각)께 트루스소셜을 통해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온 국가들로부터 (관세로) 수십억 달러가 흘러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상호관세 발효를 선언했다. 이날 발간된 미 연방 관보를 보면 한국은 15%의 상호관세율이 적용되는 등 지난달 31일 백악관이 공개한 각국에 대한 세율이 수정 없이 그대로 담겼다.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했지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만 만나고 빈손으로 귀국했고, 결국 39%의 관세를 그대로 부과받았다. 브라질은 50%, 대만 20%, 인도 25%, 캐나다는 35%가 적용됐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상 방식을 두고 제국주의적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압도적인 군사력과 경제력을 무기로 미국이 ‘약점’을 쥐고 있는 나라들을 흔들었고 이를 통해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안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에 대한 압박이 대표적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위협을 마주하고 있는 이들 나라는 미국의 오랜 동맹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에 못 이겨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와 시장 개방, 디지털 분야에서의 미국 기업 우대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가디언은 상호관세 발표 이후 사설에서 “상호관세는 단순한 경제정책이 아니라 제국주의적 프로그램”이라고 꼬집었다. 더 나아가 트럼프의 관세 협상 방식이 동맹국 간 경쟁을 부추기는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일본·독일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산업의 비중이 높다. 이들 모두 자동차(부품) 관세를 15%로 낮췄지만 하나같이 디테일이 명확하지 않은 합의여서 트럼프가 필요에 의해 판을 흔들 수 있다. 일방적인 강압과 요구, 약탈적 협상으로 이어지는 ‘트럼프식 신제국주의’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상호관세 압박은 브릭스 국가들을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계기가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와 브라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것에 대응해 25%의 추가 관세를 3주 후 발효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추가 조치가 없다면 미국의 인도 제품에 대한 관세는 총 50%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에도 이 같은 ‘2차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달 말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는 5년 전 국경 충돌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계기로 중국과 밀착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대화할 뜻이 없는 미국 정상과 직접 대화하는 것은 굴욕”이라며 “브릭스 정상들과 미국 관세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중국·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과 대립하던 기존 신냉전 구도가 트럼프발 관세전쟁을 계기로 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로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율 관세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도 트럼프식 신제국주의의 단면이다. 최근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18.3%로 1934년 이후 9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진보 성향인 미 경제정책연구소(CEPR)의 딘 베이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수입 업체, 소매 업체, 소비자에 어떻게 분배될지가 관심사”라면서도 “과거에도 그랬듯 대부분 소비자가 부담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매긴 반도체·의약품·철강·알루미늄·구리 등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에 하나 전쟁이 발발할 경우 국내에서 조달해야 하는 핵심 산업은 반드시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기조를 일련의 관세정책을 통해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
수조 적자에도 133조 투자 '뚝심'…소니 제치고 TSMC 맹추격
산업 산업일반 2025.08.07 17:44:30삼성전자(005930)가 10년 만에 세계 최대 빅테크인 애플과 차세대 반도체 칩 공급을 위해 손을 잡으면서 시스템 LSI(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부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올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됐다. 동시에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일본 소니가 구축한 독주 체제에 균열을 만들면서 추가 공급 계약 가능성까지 열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2030년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1위’를 선언하고 133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결단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이 6일(현지 시간) 삼성전자와 차세대 칩 공급 계약을 알리자 시장은 환호로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전날보다 2.47% 오른 7만 5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이른바 ‘7만 전자’를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향(向) 반도체에 100%의 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10년 만에 ‘합종연횡’을 택한 소식에 화답했다. 삼성전자는 수년째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 파운드리 첨단 공정과 차세대 칩 설계를 지속하는 상황이었다. 막대한 투자금에 비해 대규모 공급 계약이 늦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2021년 이른바 ‘10만 전자’에서 지난해 말에는 5만 원 선이 깨지는 일도 발생했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합산 적자 폭이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해 왔다. 하지만 애플에 대한 삼성전자의 차세대 칩 공급 계약이 알려지면서 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가리고 있던 먹구름은 단숨에 걷히게 됐다. 특히 업계는 이번 수주가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의 아성을 깰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는 오랫동안 소니가 독점해 온 영역이다. 2022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소니가 10년 넘게 아이폰 카메라에 부품을 공급해왔다”고 밝혔다. 통상 부품 공급 업체를 공개하지 않던 애플이 이례적으로 발표할 만큼 두 회사의 파트너십은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 하지만 새로운 모델마다 센서 설계가 복잡해졌고 소니는 지난해 애플에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소니의 실책을 파고들었다. 삼성전자는 소니와 같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면서도 첨단 반도체 생산 인프라까지 갖고 있다. 이에 애플이 삼성전자를 소니의 대안으로 선택하면서 대규모 공급 계약까지 이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계약으로 소니의 독주 체제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는 애플이라는 대형 고객사를 기반으로 전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9% 수준이다. 그런데 이번에 삼성전자와 애플이 손을 잡으면서 삼성전자는 추가 수주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규복 전 반도체공학회장은 “애플은 같은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와는 거리를 두려 해왔는데 그만큼 삼성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 번 거래가 뚫리면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등 다른 제품과 패키지딜의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고객이 없어 큰 폭의 적자를 이어오던 파운드리 사업부도 이번 계약으로 사업에 날개를 달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테슬라로부터 2033년까지 8년 동안 총 약 23조 원 규모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생산 계약을 따내며 빅테크 수주 가뭄을 끊어냈다. 테슬라가 맡긴 AI6 칩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및 로봇에 탑재될 최첨단 칩이다. 테슬라는 이 제품의 직전 세대는 TSMC에 맡겼다. 그간 2나노 고객사는 대부분 작은 회사들이었는데 테슬라에 더해 애플까지 빅테크 고객 확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애플과 같은 빅테크 수주가 중요한 것은 향후 또 다른 고객사 유치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다른 대형 수주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빅테크 기업 수주를 위해 그간 TSMC 대비 적은 마진의 계약을 제안하고 리소스도 고객사 편의에 맞게 제공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가 그간 TSMC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저마진의 파격적 제안을 해왔고 거기에 기술이 받쳐주면서 성과가 나고 있다”며 “파운드리 산업은 대규모 웨이퍼를 생산하는 경험이 기술 및 사업 고도화에도 중요한 만큼 이번 계약이 갖는 의미는 수주 그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퀄컴·엔비디아 등과 파운드리 수주 계약을 위한 사전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때 주요 고객사였다가 TSMC로 넘어간 퀄컴과는 차세대 첨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예산 빠듯한 폴란드, 대출은행 지정 놓고도 ‘딴지’ [한국 K2 수출금융 거부]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8.07 17:43:50폴란드가 2차 방산 수출 계약 과정 내내 금융 지원 내용을 두고 한국 측과 실랑이를 벌여왔다. 실제로 폴란드 측은 한국에 수출 계약액의 80%, 50억 달러 이상의 금융 지원을 계약 체결을 위한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의 완강한 요구에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업무협약(MOU)을 맺고 2차 수출 계약액의 80%에 달하는 52억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지원 규모 문제를 매듭지었지만 이번에는 세부 조건을 놓고 파열음이 나고 있다. 폴란드가 MOU에 적시된 보험료율까지 거부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보험료율을 조금이라도 낮춰 자국이 부담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계기로 무기 수입을 대거 늘려왔는데 대금을 치를 현금은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협상 과정에 밝은 한 인사는 “폴란드 측이 2차 수출계약에 대한 한국의 금융 지원을 명확히 해둬야 한다며 MOU 체결도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지원 총액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혔는데 보험료율을 포함한 구체적인 지원 조건에 대해서는 양국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대리은행 지정 문제를 놓고도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리은행은 한국 수출금융기관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아 폴란드에 수출 대금을 직접 대여하는 금융사다. 무보와 수은은 폴란드개발은행(BGK)에 대리은행을 선정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BGK는 한국이 금융 지원을 먼저 확약해야 대리은행을 선정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금융 계약에 대한 합의가 지연될수록 방산 수출 일정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방산 계약은 크게 수출기업인 현대로템과 수입국인 폴란드 군비청을 양축으로 하는 수출 계약과 무보·수은 및 BGK 간 금융 계약으로 나뉜다. 수출 계약은 이달 1일 체결됐다. 하지만 수출 대금을 좌우하는 금융 계약이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수출 계약의 발효 시점이 늦어지게 된다. 무보와 수은은 늦어도 다음 달까지는 폴란드에 대한 금융 지원 조건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무보가 결국 폴란드 측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새어 나온다. 이번 2차 수출 계약액은 총 65억 달러 규모로 단일 방산 수출 건으로는 최대다. 금융 계약이 지연되거나 최악의 경우 무산되면 국내 방산기업의 피해가 큰 상황이라 폴란드 측의 요구를 완전히 외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폴란드가 2차 계약 이후 추가로 무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계약 건만으로 수지타산을 따지는 게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수출 계약까지 마친 상황에서 금융 계약을 기약 없이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며 “폴란드 측이 역마진을 감수하라는 정도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무보가 한 발 물러서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추가 무기 수출에 대비해 수출금융기관의 재무 여력을 선제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금까지 두 차례 수출 계약에 동원된 무보와 수은이 수출금융 규모는 총 232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수은의 경우 폴란드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법상 수은의 특정 개인과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는 40%로 제한된다. 폴란드는 지난해 한국에서 K9 자주포 등 30조 원 규모의 무기를 사들이려 했지만 금융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수은의 폴란드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거의 차 자금 지원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은 관계자는 “계약 물량 인도에 맞춰 대출 상환이 이뤄지면 신용공여 한도에 여유가 생기는 만큼 당장 자본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韓에 100% 관세 때리면 美도 부메랑"…삼성·SK 예외 유력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8.07 17:35:5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대미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협상용 목적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공장을 짓기로 약속했거나 이미 짓고 있는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데다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합의된 최혜국대우를 고려하면 100%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관세 확정이 역설적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반도체에 대한 기준이나 면세 범위에 해당하는 공장 기준을 구체적으로 확정하지는 않은 만큼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현지 투자 확대를 검토하며 관세 우회로 모색에 나섰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100% 품목 관세에 대해 세금 부과가 목적이 아닌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렛대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공장을 짓기로 약속했거나 이미 짓고 있는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런 범위 안에 포함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품목 관세는 결론적으로 불확실성 해소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100% 관세를 매길 수 없는 주요 요인이다. 미국이 약속한 최혜국대우도 일종의 안전장치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를 도입할 때 각국에 차등적으로 세율을 적용할 경우에는 가장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이규복 전 반도체공학회장은 “관세로 인해 AI 반도체 가격이 대폭 오른다면 이를 구매해야 하는 빅테크 업체들이 다른 나라에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사업 근거지를 옮기는 등의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100%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D램과 낸드를 한국과 중국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는 것은 리스크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대로 100% 관세가 부과된다면 큰 폭의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반도체 수출은 약 107억 달러로 반도체 전체 수출에서 7.5% 수준이다. 중국(32.8%)이나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에 비해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이 낮은 셈이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조립·가공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인 미국 빅테크에 납품되는 제품이 상당수 있어 실제 영향은 이보다 클 수 있다. 일례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대만 TSMC에서 조립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메모리 제조사와 파운드리 업체, 가속기 업체들 간 관세 부담 전가 여부를 놓고 가격 협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완제품(세트)과 부품 업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 스마트폰과 PC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둔화, 부품 업체들의 경우 공급가 인하 압박 우려가 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객사 제품에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결국 비용이 올라갈 것”이라며 “관세로 인해 세트 업체들의 제품 가격이 인상되면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부품 업체에 가격 하락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폭풍을 피하기 위해 후속 협상이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현지 투자 확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내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의 외부 건설은 사실상 완료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 기지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최근 수주한 테슬라 물량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앞두고 있어 테일러 공장 투자 규모는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 테일러 공장에 조만간 장비가 발주돼 들어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도 추가 투자를 추진하거나 공장 준공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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