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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한국 못 오는 '직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2 17:54:29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전시를 통해 5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직지는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충청북도 흥덕사에서 백운 경한 스님이 부처님과 고승의 가르침을 담아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이다. 서구에 지식 혁명을 일으킨 구텐베르크 성서(1455년)보다 무려 78년이나 앞선 자랑스러운 유물이다. 당초 상·하 2권으로 간행됐지만 현재는 1896년 -
[만파식적] 고르시코프 제독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1 18:00:241991년 옛 소련이 붕괴된 후 옛 소련 해군을 넘겨받은 러시아 해군은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주력 함선들을 헐값에 내다 팔았고 새 군함 건조를 중단했다. 당시 키예프급 항공모함인 민스크함과 노보로시스크함은 한국 민간 기업에 고철용으로 매각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가 들어선 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러시아 해군의 현대화가 시작됐다. 우선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순양함·항모보다 표준화된 다목적 함정 개발에 -
[만파식적] 전묘 외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0 17:59:472020년 10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도 타지마할을 방문한 사진과 함께 “나마스테(안녕), 인도의 경이로운 건물과 생기 넘치는 문화를 잊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대만의 국경일인 쌍십절을 맞아 대만 관련 특집 기사를 실은 인도 언론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반면 뉴델리 주재 중국대사관은 “대만은 국가가 아니다”라고 항의했다가 현지 언론과 네티즌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
[만파식적] 부활하는 징병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9 20:06:46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올 2월 언론 인터뷰에서 “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후 독일에서 의무복무 부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의회는 최근 국가 안보를 위해 의무복무가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독일 남성들은 18세가 되면 군에서 의무복무를 해야 했으나 2011년 앙겔라 메르켈 정부가 병력 수요 감소를 이유로 징병제를 폐지했다. 1991년 구 -
[만파식적] 자석의 무기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6 18:05:36자석을 영어로 ‘마그넷(magnet)’이라고 한다. 이 말은 소아시아의 마그네시아(Magnesia) 지방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어떤 암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그 암석의 이름을 마그넷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리스 시대 마그네스라는 한 양치기가 검은 돌 위를 지날 때마다 자신의 신발이 바닥에 붙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고, 그 돌이 신발 바닥에 박힌 쇠못을 끌어당긴다 -
[만파식적] 중립국 엑소더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5 18:53:22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가 지난해 3월 5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를 방문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9일 만이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동 가입 방안이 논의됐다. 이후 핀란드와 스웨덴 정부는 각각 지난해 5월 15일과 16일에 잇따라 나토 가입 추진을 발표했다. 나토는 서방국가들이 옛 소련의 팽창 위협에 맞서기 위해 만든 군사 -
[만파식적] 글로벌 사우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4 18:02:00“우리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미래에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80년간 지속된 낡은 글로벌 거버넌스 모델이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올 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25개국을 초청해 화상으로 개최한 ‘보이스 오브 글로벌 사우스 정상회의’에서 세계 인구의 4분의 3이 거주하는 글로벌 사우스가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북반구의 저위도나 남반구에 위치한 아시아·아 -
[만파식적] 대만 총통의 ‘결투 방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3 18:03:082022년 8월 초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대만해협은 전운에 휩싸였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중대한 정치적 도발’로 규정했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대적인 실전 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군용기와 군함들이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넘나들면서 한때 ‘4차 대만해협 위기’ 발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3차 위기는 1995년 7월에 있었다. 당시 리덩후이 대만 총통이 -
[만파식적] ‘여우 사냥’과 ‘늑대 외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2 18:28:252017년 미국 뉴욕시 인근에 살던 중국의 한 반체제 인사는 중국에 있어야 할 아버지가 갑자기 찾아와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중국에 돌아가지 않으면 가족들이 위험해진다”고 말하며 중국 당국의 협박 분위기를 전했다. 그의 귀국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 공작원들이 소위 ‘여우 사냥’에 나선 것이다. 공작원들은 아버지 동원에도 불구하고 반체제 인사 송환에 실패하자 함께 있던 그의 딸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
[만파식적] 인디펜던스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30 18:01:492014년 2월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당시 대통령이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찾았다. 그리바우스카이테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명명식에 참석해 선박의 이름을 독립이라는 뜻의 ‘인디펜던스(Independence)’라고 선언했다. 그는 “오늘은 에너지 독립이라는 꿈을 이뤄낸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바다 위 LNG 기지’로 불리는 인디펜던스호는 -
[만파식적] 최대 채권국 떠오른 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9 18:16:502009년 스리랑카 정부는 남부 해안 도시 함반토타에 항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재정 여력이 없던 스리랑카는 중국에 손을 벌렸다. 중국은 3억 700만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면서 자국 기업의 건설사 선정을 조건으로 붙였다. 스리랑카는 2012년 항구 인근에 국제공항을 짓기 위해 7억 7000만 달러를 추가로 빌렸다. 이후 빚을 갚기 힘들어진 스리랑카는 부채 탕감을 중국에 요청했다. 이에 중국은 대가를 요구했고 결국 중 -
[만파식적] 실리콘밸리와 무기 개발
오피니언 사설 2023.03.28 18:55:55실리콘밸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위치한 샌타클래라와 팰로앨토 등 여러 곳을 아우르는 지역 이름이다. 샌타클래라는 1930년대에 1년 내내 태양이 내리쬐는 날씨 덕분에 과수원과 통조림 공장이 들어선 농업 도시로 명성을 얻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고용계약서의 비경쟁 조항 명시를 금지함으로써 이 지역의 대변화가 가능했다. 당시 미국 고용주들은 기술 경쟁력 보호를 위해 퇴직자들이 최소 1년 동안 다른 경쟁 직장 -
[만파식적] 무어를 넘어서
오피니언 사설 2023.03.27 19:06:02반도체 황제 고든 무어가 94세를 일기로 최근 별세했다. 무어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쇼클리반도체연구소’에서 반도체 개발에 발을 들였다. 쇼클리반도체연구소는 진공관을 대체하는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윌리엄 쇼클리가 세운 회사다. 무어는 이후 쇼클리의 독선적인 경영에 반대해 동료 7명과 함께 독립한다. 이것이 유명한 ‘8인의 배신자’ 사건 -
[만파식적] ‘꽃 구경하고 연애하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6 18:00:00쓰촨성 청두의 4년제 대학인 서남항공직업학원이 4월 1일부터 7일까지 봄방학을 시행한다. 올해 봄방학 캐치프레이즈는 ‘나가서 꽃구경하고 연애하라’다. 쓰촨성 몐양항공직업학원 등도 같은 취지의 봄방학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학이 직접 연애를 권장할 정도로 중국 젊은 층의 결혼 기피와 그에 따른 저출산은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전년보다 85만 명 줄어든 14억 1175만 명이었다. 61년 만의 첫 인구 감소다. 신 -
[만파식적] 당헌 80조와 96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3 18:15:412015년 6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을 10개월가량 앞두고 혁신적인 당헌 개정안을 내놓았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한다’고 규정한 당헌 80조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만든 이 조항은 대표적인 개혁 방안으로 받아들여졌고 20대 총선 승리를 견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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