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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도련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5 19:08:27“광활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같은 두 대국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3월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중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이같이 주장했다. 겉으로는 양국의 상호 존중을 강조한 것 같지만 중국이 미국과 함께 태평양을 양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말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그 뒤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미국 고위 인사들 앞에서 수차례 유사 -
[만파식적] 美 랠프 퍼켓 대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4 18:01:23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25일 당시 23세(현재 96세)의 랠프 퍼킷 미군 중위가 전략 요충지인 평안북도 운산 205고지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는 미 육군 특수부대 제8레인저 중대 57명을 이끌고 남하하는 중공군 6개 대대와 사투를 벌였다. 적으로부터 수차례의 야간공격을 받았지만 육박전까지 펼치며 막아냈다. 적군의 기관총 공격 위치를 찾으려고 직접 탱크 위로 자신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레인저 중대는 세 -
[만파식적] ‘불용치훼’와 옹고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3 17:56:58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운이 70%, 재주는 30%’라는 뜻의 운칠기삼은 중국 청나라 작가 포송령이 쓴 소설 ‘요재지이’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하늘에서 옥황상제의 명령으로 술 마시기 시합이 벌어졌는데 운명의 신이 일곱 잔을 마셔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한 정의의 신을 꺾었다는 얘기에서 유래했다. 400여 편의 기담이 담긴 ‘요재지이’에는 이외에도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으며 공을 세워 이름을 떨친다’는 뜻의 부귀공 -
[만파식적] 일본 관광 러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0 18:21:59최근 일본을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 관광청이 집계한 1분기 외국인 방문객 수는 총 479만 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1분기의 60%에 육박했다. 특히 한국인 방문객이 많다. 1분기에 외국인 3명 중 1명꼴인 160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에서 총 1999억 엔(1조 9700억 원)을 쓰고 왔다. 이 추세라면 올해 20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일본에서 5조 엔가량을 소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 2003년 고이즈미 -
[만파식적] 최저임금의 역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9 19:16:55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할 최저임금위원회가 18일 첫 전원회의부터 파행을 겪었다. 노동계가 정부의 노동 개혁 추진에 참여한 공익위원 사퇴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실질임금 하락을 이유로 올해(9620원)보다 24.7% 오른 시급 1만 2000원의 최저임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경기 침체로 인해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어느 해보다 팽팽한 -
[만파식적] 中 ‘정랭경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8 18:13:50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던 2013년 2월 베이징에서 중국발(發) 미세먼지 대책을 논의하는 양국 당국자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담은 센카쿠열도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이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일본 측이 대기오염 발생원 추적 등과 관련한 기술 협력을 제안하자 중국 측은 “선진국 일본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화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회동 분위기를 전하면 -
[만파식적]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7 18:15:5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15일 “미국은 전쟁을 부추기기를 그만두고 평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생각이 비슷한(like-minded)’ 국가들의 모임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평화적 해법을 찾을 의지가 있는 국가들의 그룹 구성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방중 기간 농업·교육·보건·금융·통신 등 20개 이상의 양자 협정을 선물로 받은 룰라 대통령의 ‘ -
[만파식적] 대만 무기 공장과 미중 갈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6 19:01:07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10월 미국이 대만에서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방위 기업이 미사일 제조 기술 등을 제공하고 대만 정부 또는 기업이 공장을 건설해 무기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이에 중국은 즉각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은 고급 기술이 대만에 반입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의 무기 생산 협력 가능성을 깎아내렸다. 하지만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
[만파식적] 시진핑의 ‘레드 카펫’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3 18:07:12집권 3기 체제에 돌입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 빠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크렘린궁의 레드 카펫을 밟았고 중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의지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달 초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중국으로 국빈 초청해 레드 카펫을 밟게 했다. 이어 14일에는 중국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 -
[만파식적]한국 못 오는 '직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2 17:54:29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전시를 통해 5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직지는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충청북도 흥덕사에서 백운 경한 스님이 부처님과 고승의 가르침을 담아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이다. 서구에 지식 혁명을 일으킨 구텐베르크 성서(1455년)보다 무려 78년이나 앞선 자랑스러운 유물이다. 당초 상·하 2권으로 간행됐지만 현재는 1896년 -
[만파식적] 고르시코프 제독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1 18:00:241991년 옛 소련이 붕괴된 후 옛 소련 해군을 넘겨받은 러시아 해군은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주력 함선들을 헐값에 내다 팔았고 새 군함 건조를 중단했다. 당시 키예프급 항공모함인 민스크함과 노보로시스크함은 한국 민간 기업에 고철용으로 매각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가 들어선 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러시아 해군의 현대화가 시작됐다. 우선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순양함·항모보다 표준화된 다목적 함정 개발에 -
[만파식적] 전묘 외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0 17:59:472020년 10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도 타지마할을 방문한 사진과 함께 “나마스테(안녕), 인도의 경이로운 건물과 생기 넘치는 문화를 잊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대만의 국경일인 쌍십절을 맞아 대만 관련 특집 기사를 실은 인도 언론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반면 뉴델리 주재 중국대사관은 “대만은 국가가 아니다”라고 항의했다가 현지 언론과 네티즌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
[만파식적] 부활하는 징병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9 20:06:46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올 2월 언론 인터뷰에서 “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후 독일에서 의무복무 부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의회는 최근 국가 안보를 위해 의무복무가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독일 남성들은 18세가 되면 군에서 의무복무를 해야 했으나 2011년 앙겔라 메르켈 정부가 병력 수요 감소를 이유로 징병제를 폐지했다. 1991년 구 -
[만파식적] 자석의 무기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6 18:05:36자석을 영어로 ‘마그넷(magnet)’이라고 한다. 이 말은 소아시아의 마그네시아(Magnesia) 지방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어떤 암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그 암석의 이름을 마그넷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리스 시대 마그네스라는 한 양치기가 검은 돌 위를 지날 때마다 자신의 신발이 바닥에 붙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고, 그 돌이 신발 바닥에 박힌 쇠못을 끌어당긴다 -
[만파식적] 중립국 엑소더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5 18:53:22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가 지난해 3월 5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를 방문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9일 만이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동 가입 방안이 논의됐다. 이후 핀란드와 스웨덴 정부는 각각 지난해 5월 15일과 16일에 잇따라 나토 가입 추진을 발표했다. 나토는 서방국가들이 옛 소련의 팽창 위협에 맞서기 위해 만든 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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