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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회색 머리’의 부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17 17:44:07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용병 ‘바그너그룹’을 이끌 새 수장에 러시아군 대령 출신인 안드레이 트로셰프를 지목했다. 한때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물러난 후 닷새 만의 일이다. 이날 푸틴은 바그너그룹 고위급 수십 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세도이’라는 호출부호를 지닌 직속 지휘관 아래에서 전투를 지속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푸틴이 -
[만파식적] 21세기 마셜플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16 17:43:34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인류는 평화를 기대했지만 또 다른 대립이 시작됐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진영의 냉전이다. 1947년 공산주의가 동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급속히 퍼져나가자 미국은 트루먼 독트린과 마셜 플랜을 내놓았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선언한 외교 원칙인 트루먼 독트린은 공산주의 공세에 직면한 자유국가를 지원하고 서방 국가들의 집단 안보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독트린을 바탕으로 마련된 -
[만파식적] ‘챗GPT 아버지’의 원전 사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13 17:42:37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국을 찾아 국내 스타트업을 만난 자리에서 원자력발전 예찬론을 쏟아냈다. 올트먼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스타트업과의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발전을 위해 원전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AI 기술이 더 진전되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도 원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 -
[만파식적] 日 사민당의 쇠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12 18:01:44일본사회당은 자유민주당과 함께 전후(戰後) 일본 정치를 양분해 온 ‘55년 체제’의 주역이었다. 55년 체제는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면서 거대 정당이 된 자민당이 이후 줄곧 여당이 되고, 사회당이 이를 견제하는 정당 구도가 형성된 것을 가리킨다. 사회당은 자민당 의석 수의 2분의 1 수준을 꾸준히 확보하며 제1야당 지위를 유지했다. 이 구도는 1993년 8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
[만파식적] 저크와 머스크의 결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11 19:02:00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5일 트위터 계정에 똑같은 복장을 한 스파이더맨 두 명이 정면으로 마주쳐 서로 삿대질하는 그림을 올렸다. ‘넌 뭐야’라고 따지는 뜻으로 통용되는 ‘가짜 스파이더맨’ 패러디를 통해 자신이 트위터 대항마로 내놓은 ‘스레드(Threads)’의 출시를 도발적으로 알린 것이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9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에서 한 사용자의 게시물에 ‘저크는 약골(Zuck is a cu -
[만파식적] 상비병력 50만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10 19:15:05우리 정부는 병력 위주에서 기술 집약형 군대로 전환하기 위한 국방 개혁을 추진하면서 2006년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 제25조 1항에는 ‘국군의 상비병력 규모는 군 구조 개편과 연계해 2020년까지 50만 명 수준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군 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기 위해 상비병력 규모를 줄이더라도 최소한 50만 명 규모는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정부가 국방 개혁을 추진할 당시 -
[만파식적] 기본 상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9 18:47:35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토머스 페인이 1797년 발간한 소책자 ‘농업 정의’에서 매우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꺼냈다. 모든 인간은 지구를 공유할 권리를 갖고 있는데 소수의 막대한 토지 소유로 땅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니 이들도 모두 적절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21세가 된 청년들에게 15파운드(현재 가치 약 1500달러)를 지급해 성인 생활을 시작할 밑천으로 -
[만파식적] 쿵이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6 19:19:57최근 중국 대학생 사이에서 자학적인 ‘시체 졸업 사진’이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졸업식 가운을 입은 채 얼굴을 땅에 늘어뜨리거나 난간·간판·의자 등에 시체처럼 매달린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졸업식이 내 장례식”이라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맞은 중국 ‘쿵이지(孔乙己)’ 세대의 한 단면이다. 쿵이지는 중국 근현대 작가 루쉰의 동명 소설 속 주인공이다. 청나라 말 과거시험에 급제하지 못해 좀도둑질로 생계 -
[만파식적] 노레이블스 ‘제3 후보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5 17:35:442015년 10월 정치 단체인 ‘노레이블스(No Labels)’가 미국 뉴햄프셔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 조지프 최 씨가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미국이 대가 없이 한국을 수호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트럼프의 ‘안보 무임 승차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트럼프는 “당신은 한국인이냐”고 물은 뒤 “미국이 지불하는 비용에 비하면 푼돈”이라고 쏘아붙 -
[만파식적] 美 ‘기울어진 대법원’ 논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4 18:00:58미국 연방대법원이 보수·우파 쪽에 가까운 판결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기울어진 법원’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대법원은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의 폐기를 시작으로 공공장소에서 총기 소지를 금지한 뉴욕주법에 대한 위헌 판결, 소수 인종 우대 정책 위헌 판결,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 무효화 등 민감한 사안마다 보수색을 강하게 드러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도 세입자 퇴거 유예와 -
[만파식적] 실로비키 균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3 18:06:15제1차 세계대전 초기인 1914년 러시아제국 군이 타넨베르크(현 폴란드 북부)에서 독일 군에 거의 섬멸됐다. 23만 명의 대군으로 15만 명의 독일 군에 비해 수적 우위에 있었지만 군 장성 간의 알력으로 어이없이 각개격파됐다. 타넨베르크 전투는 포위 섬멸전의 전형으로 고대 로마가 수적 우위에도 남부 이탈리아에서 카르타고의 한니발에 대패했던 칸나에 전투와 비견된다. 러시아제국이 1917년 3월 혁명으로 붕괴된 것은 이 당 -
[만파식적] ‘부머’의 한국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2 19:36:242016년 11월 1일 이순진 당시 합참의장이 미 해군의 괌 기지를 방문했다. 마침 그곳에는 미 해군의 최강 전력인 전략핵잠수함(SSBN) ‘펜실베이니아함’이 전진 배치돼 있었다. 미 해군은 펜실베이니아함의 내부를 이 합참의장에게 전격 공개했다. 이 합참의장은 이 잠수함을 둘러본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모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멸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강력한 대북 메 -
[만파식적] 선택 기로에 선 팔라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9 18:01:29팔라우공화국은 오세아니아 미크로네시아 서부 지역의 도서국으로 필리핀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약 460㎢로 경기도 남양주시 정도의 크기에 34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작은 나라다. ‘신들의 정원’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블루코너·블루홀·울롱채널 등 수많은 다이빙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어서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성지’로 통한다. 지 -
[만파식적] 라면 가격의 역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8 18:16:26삼양식품이 1963년 9월 15일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이었다. 생산을 위한 기계와 기술을 일본의 묘조식품으로부터 도입해 가능했다. 닭고기 수프를 포함한 라면 1봉지의 중량은 100g, 가격은 10원이었다. 당시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2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리 저렴한 것은 아니었다. 쌀 중심의 식생활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으로 출시 초기 판매량은 저조했지만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과 맞 -
[만파식적] 日 이즈모의 도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7 18:30:47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인 ‘고지키(古事記)’에 기록된 일본 건국 신화의 무대는 시마네현 동부의 작은 도시 이즈모(出雲)다.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천계에서 죄를 짓고 추방된 바다의 남신(男神) 스사노오가 이곳에 정착해 나라를 세웠다. 일본 고대사의 중심지답게 오늘날에도 한 해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인구 17만 명 규모의 이즈모시(市)를 찾는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神社)이자 인연을 맺어주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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