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가인 김병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07 18:32:386·25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 어느 날 박봉(薄俸)을 견디다 못한 한 판사가 대법원장실을 찾았다. 그에게 돌아온 대법원장의 말은 “나도 죽을 먹고 살고 있소. 조금만 참고 고생합시다.”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街人) 김병로의 얘기다. 해방공간에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재판부장 이후 그는 평생 “공직자에게는 청렴이 우선이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다.일제시대부터 독립운동가를 무료 변론하는 민 -
[만파식적] 장관의 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06 19:00:00김영삼 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1995년 11월, 예기치 않은 악재가 터져 나왔다. 에토 다카미 당시 일본 총무처 장관이 “일본의 한반도 식민통치는 불가피했으며 이 기간 중 학교를 세우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했다”는 망언을 한 것. 국내 여론은 크게 악화했고 정상회담 무용론까지 등장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에토는 결국 유감 표명과 함께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유감 -
[만파식적] 명품시계 ‘파텍필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05 18:30:002014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장에 오래된 회중시계 하나가 경매로 나왔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자그마한 시계였다. 이 시계의 낙찰가는 무려 2,398만달러(약 265억원). 15년 만에 시계 경매 최고가격을 갈아치우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로 등극했다. 주인공은 스위스의 고급시계 메이커 ‘파텍필립’에서 만든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컴플리케이션’. ‘시계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파텍필립의 가치가 더 -
[만파식적] 중국 ‘화장실 혁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05 09:08:37수년 전 중국 베이징에 출장 갔을 때 현지 화장실을 보고 크게 당황한 적이 있다. 급하게 공중화장실을 찾아 들어갔는데 구조 자체가 우리나라와는 딴판이었다. 어릴 적 경험한 우리 ‘푸세식’ 화장실보다 환경이 열악했다. 무엇보다 화장실 문이 딱 몸통 중간만 가리고 머리와 다리 쪽은 다 보였던 것은 ‘문화 충격’이었다. 볼일을 보면서 혹시 옆 사람과 눈이라도 마주칠까 노심초사한 기억이 새롭다. 수도 베이징이 이 정도 -
[만파식적] 스탈린의 대숙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01 18:36:2320세기 최악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벌인 공포정치의 상징이 ‘대숙청(치스트카)’이다. 1920년대 적백(赤白) 내전 승리 이후 스탈린이 의욕을 갖고 추진한 농업집단화와 공업화의 실패로 당내 반발에 몰리면서 이를 반격해 1인 지배를 공고히 해가는 일련의 반대파 제거작업 과정이다. 대숙청 기간 중 내무인민위원회(NKVD)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소련 공산당의 비밀경찰인 게페우(GPU)가 자행한 암살과 무자비한 처형, 시베 -
[만파식적] 배우자 공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31 19:00:41지난 2004년 말 국세청 홈페이지가 한때 접속 폭주로 마비된 적이 있다. 국세청이 배우자 공제를 이중으로 받았다며 30만명의 직장인들에게 세금을 추징하고 10%의 가산세를 물린 데 따른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그다음 해에는 10만여명의 직장인들이 세금을 토해내라는 국세청의 통보를 받았다. 배우자의 소득이 100만원을 초과하면 배우자 공제를 받을 수 없는데도 너 나 할 것 없이 부당하게 공제를 받은 혐의였다. 예전에 -
[만파식적] 최초 인류 루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30 19:00:00인류학자인 도널드 조핸슨 박사는 1974년 11월24일 에티오피아 북부 아파르주 하다르 지역에서 화석을 탐사하다가 인간의 것이 확실해 보이는 팔꿈치 뼈 하나를 발견했다. 이어 다리뼈·턱뼈 등을 계속 발굴해 2주 동안 조립하자 키 1.2m, 몸무게 27㎏의 여인이 나타났다. 최초의 인류로 잘 알려진 ‘루시’가 복원된 것이다. 루시의 학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로 정해졌다. 아파르(afaren -
[만파식적] 돌아온 표범장지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9 18:58:45약 15년 전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눈부신 모래가 펼쳐진 백사장, 1,000년의 애절한 사랑을 품은 할미·할아비 바위, 금빛에서 시작해 황홀한 석류 빛으로 대지를 적시는 해넘이, 어느 것 하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비경이었다. 해당화가 많이 피어 ‘꽃지’라고 한다지만 그보다는 꽃보다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이 맞지 않나 싶다. 하지만 요즘은 그곳에 가지 않는다. 어느 날 -
[만파식적] 한양삼십리 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8 19:00:00“봄날 새벽의 과거 시험장. 어떤 이는 붓을 멈추고 골똘히 생각하고, 다른 이는 책을 펴서 살펴보며, 또 다른 이는 피곤해 행담에 기대 졸고 있다…. 반평생 넘게 이런 곤란함을 겪어 본 자가 이 그림을 대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코끝이 시큰해질 것이다.” 조선 후기 과거시험 현장을 생생하게 그린 김홍도의 공원춘효도(貢院春曉圖)를 보고 그의 스승 강세황이 소감을 적은 글이다. 장원급제의 꿈을 안고 전국에서 몰려든 유생들 -
[만파식적] 조강(祖江)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5 19:00:00하류의 강은, 늙은 강이다 /큰 강의 하구 쪽은 흐려진 시간과 닿아 있고 /그 강은 느리게 흘러서 순하게 소멸한다.(김훈의 ‘밥벌이의 지겨움’ 중에서) 바다로 소멸하기 직전의 강을 ‘늙었다’고 한 문인의 표현이 이채롭다. 강원도 태백 등에서 발원해 서쪽으로 흐르는 한강은 그 끝에 이르러서 북에서 흘러온 임진강과 만나(교하·交河) 하나를 이루고 결국 강화도 북쪽 교동도를 거쳐 바다로 사라진다. 김훈의 세설(世說)뿐 -
[만파식적] 제주 돌담의 수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4 19:00:002003년 태풍 매미가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 제주도에 분 바람의 최대 속도는 초속 60m로 기록됐다. 태풍의 초속이 15m면 간판이 떨어지고 40m면 사람이 날아간다. 철탑이 휘어질 수 있는 초속 60m의 태풍이 몰아쳤는데도 제주도에 널려 있는 돌담의 피해가 거의 없었던 것은 파풍효과(破風效果) 덕분이다. 바람이 돌담을 이루는 돌과 돌 사이 구멍으로 통과하면서 잘게 부서져 힘이 약해지는 원리다. 오늘날 큰 건물을 지을 때 가운 -
[만파식적] 편도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3 19:00:00몇 해 전 일본에 출장을 갔을 때 편의점마다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신기하게 지켜본 적이 있다. 편의점에는 작은 조리실까지 갖춰져 있었고 메뉴도 불고기부터 생선·카레라이스까지 다양해 간편식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중년층들은 아예 도시락을 사 들고 집으로 가서 맥주와 곁들여 먹는 것도 유행이었다. 일본이야 일찍부터 도시락문화에 친숙한데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탓이거니 하면서 남의 -
[만파식적] 전기 도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2 18:35:22디프티 카카르·파하드 무스타파 감독의 2014년 작 다큐멘터리 영화 ‘카티야바즈(Katiyabaaz )’는 인도의 대도시 칸푸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카메라는 빈민가에서 만난 ‘로하’라는 인물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의 직업은 ‘카티야바즈’, 우리말로 하면 ‘전기도둑’이다. 사회 통념상 분명 범법자지만 칸푸르에서만큼은 영웅이다.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직접 전봇대에 올라가 전선에 쇠갈고리를 달 -
[만파식적] 고대도시 알레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21 18:30:00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이자 ‘실크로드’의 종착지인 시리아는 바빌로니아부터 오스만튀르크 시대에 이르기까지 온갖 문화유산이 즐비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만 6곳에 이른다. 수도 다마스쿠스와 상업도시 알레포는 그리스의 아테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등과 더불어 인류의 가장 오래된 도시로 꼽힌다. 이 중 시리아 북부 해발 400m 고원에 위치한 알레포는 지중해 연안 지역과 동방을 잇는 고대 대상로(隊商 -
[만파식적] 평양의 금수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8.18 19:00:53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이 알려지면서 한 장의 사진이 주목받았다. 지난해 5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이 세계적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인 앨버트 홀을 방문할 때 근접수행하면서 같이 찍힌 태 공사의 옆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태 공사가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 인사일 뿐 아니라 김정은 권부의 핵심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출신성분으로 태 공사는 평양판 ‘금수저’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