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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오레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9.10 17:30:00미국 대선이 치러졌던 2008년 미국의 한 TV 방송프로그램에서 느닷없이 과자 이름 하나가 튀어나왔다. 보수성향의 토크쇼 진행자인 존 매클로플린이 토론을 진행하면서 “버락 오바마는 ‘오레오’의 전형적 인물”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검은색 비스킷에 흰 크림이 들어 있는 오레오(Oreo)의 모양을 빗대 오바마에게 모욕을 준 셈이다. 미국에서는 오레오가 겉은 검지만 속은 희다며 ‘백인처럼 행동하는 흑인’을 일컫는다. 지 -
[만파식적]'미소짓는 붓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9.06 18:29:21냉전이 한창이던 1974년 5월18일,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라자스탄 사막에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비동맹을 이끌던 인도의 첫 번째 핵실험 순간이다. 경제적 곤궁에 처한 인도 국민은 13㏏의 파괴력에 환호했다. 10여년 전 중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굴욕감도 죽음의 구름에 날려버렸다. 핵클럽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국은 차관 중단 등 경제적 보복을 다짐한 반면 소련(현 러시아)은 평화적 이용 목적이라며 감쌌다. 소련의 지지 -
[만파식적] 백지 광고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29 18:31:10지난 2006년 9월 남미 최대의 도시인 상파울루에서는 ‘클린도시법(Clean City Law)’이라는 다소 생소한 법률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건물을 뒤덮어 공공 미관을 해치는 옥외광고를 정비하기 위해서였다. 2007년 1월 발효된 이 법을 바탕으로 상파울루시가 내놓은 것이 ‘시각공해 제로 프로젝트’였다. 상파울루시는 일체의 입간판을 금지하고 건물 외벽의 간판 크기도 건물 높이가 10m 이하면 1.5㎡ 이내로, 높이가 10m 이상 100 -
[만파식적] 웨스트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27 17:35:31‘테디 베어’라는 별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1901년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백악관 증축을 지시한다. 전임자인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돼 갑작스럽게 대통령직을 승계한 루스벨트 입장에서는 그때까지 백악관 중앙관저 4층에 있던 집무실이 너무 협소했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42세의 젊은 나이인데다 올망졸망한 여섯 명의 자녀와 아내 등 가족은 물론 보좌진이 함께 지내기에는 좁고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
[만파식적] 세금 해방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21 18:22:03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이 보병 2만명과 기병 6,000명을 데리고 알프스를 넘은 뒤 로마와의 첫 대결을 앞두고 병사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한니발은 물러설 곳이 없다며 전쟁에서 이긴다면 원하는 지역의 땅을 병사들에게 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병사 본인은 물론 자식 대에 이르기까지 세금을 평생 면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로마군과의 일전을 앞두고 용병 출신의 병사들에게 세금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파격적이고 대담한 -
[만파식적]주한미군 철수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20 17:38:29197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선 지미 카터 민주당 후보는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건다. 그리고 취임 즉시 주한미군 철수계획을 발표했다. 1978년 6,000명을 시작으로 1982년 7월까지 3단계로 지상군을 완전히 철수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첫해 계획은 3,400명으로 수정됐으나 철군 작업은 계속 진행됐다. 하지만 1979년 카터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후 완전 백지화된다. 한국의 완강한 반발과 미 의회와 국방부의 제동 때문이 -
[만파식적]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16 18:24:47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48년 7월24일이다. ‘초대 대통령 취임기념 대한민국 우표’라는 글자와 함께 한복을 입은 이승만 대통령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가격은 단 5원. 4년 뒤인 1952년 8월15일 2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는 다소 변화가 보인다. 양복에 넥타이를 맨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이 옆으로 배치된 가운데 월계수 잎 바탕에 ‘희(囍)’라고 새겨진 한자가 눈에 띈다. 이는 통상 경사가 -
[만파식적] ‘생쥐 우주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15 17:30:002013년 8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동결 건조한 쥐의 정자를 담은 우주선이 도착했다. 영하 95도에서 냉동 보존돼 약 9개월간 우주에 머물렀던 정자는 지구로 귀환해 난자와 수정을 시켰다. 그 결과 실험용 쥐 12마리에서 추출한 정자로 73마리의 새끼 쥐가 탄생했다. 지구보다 방사선이 100배나 강하다는 우주에서도 정자의 생식능력은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우주 정자’가 처음 생명체로 -
[만파식적]'美 슈퍼 301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14 18:48:00재정과 무역의 쌍둥이 적자에 허덕이던 미국 의회는 1988년 새로운 종합무역법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다. 1974년에 만들어진 통상법상 불공정무역 보복절차인 301~ 309조에다 특별조항인 310조를 덧붙인 것이다. 이전 조항이 이해관계자인 해당 업계의 제소로 조사가 시작된 반면 새로운 조항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우선협상국(관행)으로 지정하면 조사개시와 보복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보다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로 이 -
[만파식적] ‘단톡방 세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13 17:42:432013년 직장인 박모씨는 커뮤니티 모임에서 만나 친하게 지내던 남성 4명과 단톡방을 개설했다. 그는 같은 모임에 나오던 특정 여성회원을 비하하는 글을 올린 게 문제가 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4명만을 상대로 대화를 한 것이고 대화 내용을 서로 비밀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퍼질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은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로 친하게 지내 -
[만파식적]할랄 한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09 17:30:00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중 중동 선수들이 한때 선수촌 음식을 거부한 적이 있다. ‘신이 허락한 음식’인 할랄식 재료로 요리하고 별도의 할랄 그린존을 운영했음에도 이들은 선수촌 밖 할랄푸드 식당을 찾아 헤맸다. 사달은 식재료가 아닌 조리기구와 식기에서 비롯됐다. 이슬람 율법상 신이 허락하지 않은 음식(하람)인 돼지고기를 담은 식기와 하람 식품을 요리한 조리기구를 사용한 게 화근이었다. 식재료 외에도 저장과 -
[만파식적] 육사 인기몰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07 17:46:311993년 11월26일 육군사관학교는 1994학년도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그 해는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출범한 첫해이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으로 치러진 해여서 이런 변화가 육사 생도 모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관심사였다. 앞서 마감된 신입생도 모집에는 정원 250명에 1,200명 남짓이 지원해 경쟁률이 4.2대1에 불과했다. 10대1을 오르내리던 예년에 비해 대폭 낮아진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크게 떨어진 경쟁률 -
[만파식적]떴다방 특별사법경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06 18:05:39이달 초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보건소에 영업신고도 하지 않은 채 피부 관리나 속눈썹 연장 같은 불법 미용시술을 벌이던 영업주를 적발해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형사입건했다. 이들은 바로 강남구청이 민생경제와 관련된 분야를 단속하기 위해 만든 특별사법경찰이다. 강남구는 얼마 전에는 합동단속반을 꾸려 아파트 상가 등에서 활동하던 위조명품 판매업소를 단속해 짝퉁 명품을 팔아온 상 -
[만파식적]전기차 마일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02 17:44:411826년 런던 거리에 증기기관 자동차가 등장하자 생존에 위협을 느낀 마차업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자동차 때문에 말이 놀란다거나 자동차가 도로를 망친다는 논리였다. 영국 의회는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으로 적기조례(붉은 깃발법)라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교통법을 발표했다. 사람이 붉은 깃발을 들고 달리면서 자동차가 온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2톤 단위로 세금을 물고 시나 주 경계를 넘을 때는 반 -
[만파식적] 조세 마찰과 조세 저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27 18:25:33국세청은 지난 2007년 11월 이례적인 해명자료를 냈다. 종합부동산세가 부부합산으로 바뀐 후 첫 신고·납부 시한이 다가오면서 종부세 논란이 한참 거세질 때였다. 당시 언론이 “종부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선 현장에서 ‘조세 마찰’이 우려된다”고 보도하자 국세청은 이 ‘마찰’이라는 문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국세청은 용어해설에서 조세 마찰은 세 부담의 불만으로 개개인과 당국이 티격태격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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