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정치양극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16 17:33:122013년 10월 발생한 ‘셧다운’은 미국에서 중요한 사건이었다. 공화당이 건강보험 개혁법안인 ‘오바마케어’를 반대하며 다음 해 예산안을 거부해 재정 집행이 막힌 연방정부는 잠정 폐쇄 상태에 들어갔다. 빌 클린턴 정부 이후 17년 만이고 21세기 이후 첫 셧다운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의 충격과 불편은 예상외로 컸다. 16일 동안 진행된 셧다운에서 10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은 일시 해고됐으며 공원·도서관·면허시험장 등 거 -
[만파식적] 택시기사 유니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13 18:51:22눈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눌러쓴 모자, ‘쫄티’, 민소매 셔츠, 트레이닝복, 반바지, 맨발, 슬리퍼, 미풍양속을 해치는 문구가 쓰인 옷. 서울시 택시기사들에게 금지된 옷차림이다. 지난 2011년 서울시는 ‘자율복장제’를 도입하면서 이런 옷차림은 하지 말도록 했다. 금지 복장만 아니라면 회사나 개인의 재량에 따라 옷을 입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자율을 방임으로 착각한 운전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하지 -
[만파식적] ‘www’의 지각 수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12 18:22:371939년 9월1일 히틀러의 나치부대가 폴란드를 침공하자 영국은 이틀 뒤 독일에 선전포고를 했다. 5,00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것이다. 영국은 9월4일 스물일곱 살 청년 앨런 매티슨 튜링을 독일군 암호 해독부서의 책임자로 발탁했다. 그는 25세에 컴퓨터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튜링기계’를 고안해낸 천재 수학자였다. 영국의 기대대로 튜링은 누구도 해독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독일군 암호체계를 풀어 -
[만파식적] 눈물의 정리매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11 18:27:02주가 12원. 지난 3월6일 한진해운의 주식 정리매매 마지막 날 기록이다. 한국거래소가 2월2일 파산설에 대한 조회공시 후 한진해운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하자 온라인 주식 카페에는 780원짜리 동전주 얘기로 넘쳐났다. 한숨밖에 안 나온다는 한탄부터 싼 맛에 100만원을 넣겠다는 개미투자자, 기회는 이때라는 속칭 ‘부티크(유사투자자문사)’의 광고까지. 단 7일간인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상장회사의 주주가 주식을 시 -
[만파식적] 콥트교의 수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10 17:44:42몇 해 전 이집트를 방문했다가 카이로 뒷골목에 숨어 있는 콥트 지구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지하상가처럼 계단을 내려가야 비로소 주거지역이 나오는데 통로가 매우 좁아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낡고 옹색한 모습이었다. 콥트교도가 사는 곳은 이처럼 지하공간에 위치하거나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일반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최근에는 테러를 막기 위해 경찰이 보호하는 곳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오랜 -
[만파식적] 캐스팅보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9 18:03:54캐스팅보트는 원래 선거에서 유래했다. 대영제국 시절 선거운동을 감독하는 선거관리위원은 둘이나 다수의 후보가 동수의 득표를 했을 때 최종적인 결정을 하게 했고 이 권한을 캐스팅보트라고 불렀다. 실제 이 권한이 행사된 것은 1831년 영국 총선이다. 당시 정가의 가장 큰 이슈는 선거구와 선거제도 개혁이었는데 역설적이게도 개혁대상인 ‘썩은 선거구(rotten borough)’에서 편법으로 후보를 당선시키는 방법으로 캐스팅보 -
[만파식적] 치킨 배달하는 우체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6 18:46:20서울 광화문사거리에 있는 광화문우체국에 들어서면 내부 통로가 카페와 이어져 있다. 카페는 우체국에 업무를 보러 왔거나 근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등으로 항상 붐빈다. 원래 이곳은 광화문우체국이 쓰던 사무공간. 수익사업을 고민하던 우체국이 여유 공간을 기업에 빌려주기로 하면서 2014년 카페가 들어섰다. 카페 임대로 우체국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연 5억원이 넘는다니 성공작이라 할 만하다. 이런 방식으로 짭짤 -
[만파식적] 시련의 H-1B 비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5 18:25:2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 뉴욕 월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인 역시 감원의 회오리바람에 예외는 아니었지만 월가는 외국인에게 혹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서명한 미국 부흥과 재투자 법(ARRA)에 담긴 ‘미국인 우선주의(American First)’가 빌미를 제공했다. 7,870억달러 규모로 미국 역사상 최대 경기부양책에는 구제금융 받은 금융회사는 ‘H-1B 근로자의 일자 -
[만파식적] '투키디데스 함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4 17:59:50기원전 433년 코린토스의 식민지였던 케르키라가 독립을 시도하자 아테네가 지원을 하고 나섰다. 이에 코린토스가 스파르타에 도움을 요청했고 펠로폰네소스동맹 세력은 기원전 431년 아테네가 주축이 된 델로스동맹을 상대로 전쟁에 돌입했다. 두 동맹이 그리스 지배권을 놓고 27년간 혈전을 벌였던 펠로폰네소스전쟁이다. 이 전쟁은 겉으로는 아테네가 코린토스와 케르키라의 싸움에 개입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
[만파식적] 브렉시트와 지브롤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3 18:40:49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특전 유보트’에서 독일 잠수함 U-96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몰타의 영국군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영국이 막강 함대를 배치한 너비 13~43㎞의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지옥의 작전이었다. U-96 승조원들은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면서 영국 공군의 폭격과 함포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해저에 가라앉게 된다.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지브롤터가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요 -
[만파식적] SNS 펀드 모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02 18:05:00‘감자 샐러드를 만들게 10달러만 주세요.’ 2014년 7월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회사인 킥스타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낯선 글귀 하나가 등장했다. 워낙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프로젝트가 많이 올라오고 사업화로 연결되는 공간이었지만 누가 봐도 장난성 문구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7만달러가 넘게 모였고 후원자도 5,000명에 근접했다. 결국 제안자는 약속대로 감자 샐러드 콘서트를 열고 수익금 전액을 노숙자 -
[만파식적]스콧시트(Scotxit)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30 17:21:11반란군을 제압한 맥베스 장군은 개선 길에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는 세 마녀의 예언을 듣는다. 망설이던 맥베스는 부인의 부추김에 넘어가 결국 자신이 섬기던 스코틀랜드 덩컨 왕을 살해하고 왕권을 찬탈한다. 잉글랜드로 도망친 왕자 맬컴은 잉글랜드 구원병의 힘으로 맥베스를 처단하고 왕위를 회복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맥베스’는 인간의 권력 욕망과 영혼의 상실, 그리고 파국적인 몰락을 그린 걸작이다. 주인공과 -
[만파식적] 다산성곽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9 17:30:40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나와 장충체육관 뒤편으로 1㎞ 남짓 가면 주택가 좁은 길이 나온다. 이쪽을 따라가면 한양도성 성곽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여기가 다산성곽길이다. 행정구역상으로 중구 다산동과 남산 동쪽 능선에 걸쳐 위치한 총 길이 1.1㎞ 구간. 사적 10호 문화재인 한양도성 18.6㎞ 중에서 성체(城體)의 모습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된 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 성곽길 한쪽으로 한양도성 남산구간, -
[만파식적] 할리우드의 굴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8 17:35:56일본 도쿄에 있는 데이코쿠호텔에 최근 비상이 걸렸다.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데이코쿠호텔의 평균 가동률은 76.2%로 전년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셰러턴미야코호텔오사카도 가동률이 5%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1.8%나 늘었는데 특급호텔의 가동률은 왜 하락했을까.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의 보급 확산으로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 서비스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
[만파식적] 해병대 ‘팔각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3.27 18:12:08경북 포항의 해병대 신병 훈련소에는 군가 ‘팔각모 사나이’를 소개한 4.8m 높이의 군가 탑이 자리 잡고 있다. ‘팔각모 얼룩무늬 바다의 사나이/ 검푸른 파도 타고 우리는 간다’로 시작하는 팔각모 사나이는 해병대 상륙 작전의 당위성을 담아 ‘해병대=팔각모’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널리 심어주게 됐다. ‘우리는 멋쟁이 팔각모 사나이’라는 후렴구의 흥겨운 리듬은 일반인들도 흥얼거릴 정도다. 1982년 해병대의 대표 군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