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콩피에뉴 숲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12 17:30:00백년전쟁이 한창이던 1430년 5월 전략적 요충지인 콩피에뉴가 영국-부르고뉴 연합군의 포위공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잔 다르크가 프랑스군을 이끌고 달려갔다. 선두에 서서 적군을 쫓아가던 잔 다르크,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르고뉴군의 본대 깊숙이 들어가고 말았다. 위기를 직감한 잔 다르크는 결사적으로 빠져나오려 했으나 말에서 떨어져 포로의 신세가 된다.부르고뉴군은 영국에 거금을 받고 잔 다르크를 팔아넘겼 -
[만파식적] 벨기에 초콜릿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11 17:41:221976년 6월27일 이스라엘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여객기가 테러범들에게 납치됐다가 이스라엘 특공대에 구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유명한 ‘엔테베 작전’이다. 2년 뒤인 1978년 3월30일 이스라엘에서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의 수장 와디 하다드가 서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혈액검사 결과 그의 면역체계는 완전히 망가진 상태. 독살은 확실했지만 흔적이 남지 않아 미궁에 빠졌다. 그로부터 29년 -
[만파식적]뉴칼레도니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1.05 17:30:001988년 4월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에서 원주민인 카나크인들로 구성된 무장 독립단체가 프랑스 판사·경찰 등 27명을 인질로 잡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서는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3년 전부터 꿈틀대던 독립항쟁이 본격화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당시 프랑스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뉴칼레도니아 인질사태는 ‘뜨거운 감자’였다. 재선을 노리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대터러특수부대 300여 -
[만파식적] 시련의 시너고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29 17:31:01제2차 세계대전의 암운이 짙어지던 1938년 11월7일 독일 외교관이 유대인 청년에게 파리에서 암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단순 저격 사건으로 보였던 이 사건은 나치에 유대인 탄압의 더할 나위 없는 빌미가 됐다. 11월9일부터 이틀간 독일과 독일군이 강제 점령한 오스트리아, 체코 수데테란트 유대인들의 집과 가게·건물이 나치 친위 돌격대(SA)의 조직적인 약탈과 파괴에 노출됐다. 특히 267개 유대인 회당 ‘시너고그’는 집 -
[만파식적] 북아일랜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24 17:30:00기원전 5세기부터 켈트족이 자리를 잡고 살던 아일랜드는 이민족의 침략을 많이 받았다. 기원전 58년에는 로마인들의 공격을 받았고 9세기에는 노르만족의 침공도 겪어야 했다. 잉글랜드의 침략이 시작된 것은 12세기부터다. 1169년 헨리 2세는 더블린을 함락하고 아일랜드를 식민지로 삼았다. 이때만 하더라도 침략자나 토착민이나 가톨릭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1534년 헨리 8세가 대대 -
[만파식적] 석유무기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7 17:30:00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단 6일 만에 처참한 패배를 맛본 아랍이 석유수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들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아메드 자키 야마니는 반기를 든다. 그는 완전한 동맹이 형성되지 않으면 엠바고는 실패한다고 봤다.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국 이란이 금수조치에 찬성할 턱이 없고 베네수엘라와 인도네시아의 배만 불릴 것으로 본 것이다. 야마니의 예측이 현실화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6년 뒤 발발한 제 -
[만파식적] 폴 앨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6 17:34:251974년 겨울 어느 날 하버드대 교정을 거닐던 폴 앨런은 과학잡지 ‘포퓰러일렉트로닉스’의 큼지막한 표지사진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잡지 1월호에 실린 ‘세계 최초의 미니 컴퓨터-알테어 8800’이 컴퓨터 혁명을 꿈꾸던 그의 개발 의지를 자극한 것이다. 앨런은 잡지를 들고 곧바로 오랜 친구인 빌 게이츠에게 달려가 알테어 8800에 생명을 불어넣을 컴퓨터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최초의 개인용컴퓨터(PC) -
[만파식적] 美 내셔널 몰(National Mall)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5 17:40:001790년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포토맥강 북쪽 유역을 새 수도 부지로 정한 뒤 이듬해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피에르 샤를 랑팡에게 도시 설계를 의뢰했다. 랑팡은 바로크식 도시계획을 본보기로 삼아 광장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설계를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워싱턴DC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광장이 ‘내셔널 몰(National Mall)’이다. 길이 3㎞, 폭 483m에 달하는 거대한 직사각형 잔디광장인 내셔널 몰의 중앙에는 워 -
[만파식적] 수자기(帥字旗)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4 17:35:222007년 4월 한국 문화재청이 미국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 앞으로 편지 한 통을 보냈다. 신미양요 때 미군이 강화도에서 강탈해 간 어재연 장군의 장군기 ‘수자기(帥字旗)’를 반환받는 데 조언을 해줄 수 있는가 하는 내용이었다. 박물관장이 보낸 답변은 ‘불가’였다. 대통령 명령과 의회 입법 때문에 수자기를 포함해 세계 각지에서 빼앗아 온 250여점의 깃발을 돌려줄 수 없게 돼 있다는 것이었다. 반환이 힘들다는 것을 확인 -
[만파식적]반스앤노블의 몰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0 17:30:00한 여자가 있다. 그는 동네에서 어머니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작은 아동 전문 서점을 운영하지만 주변에 대형 체인 서점이 생기면서 한순간에 존폐의 기로에 선다. 할인 행사에 서점 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음료까지 제공하는 대형 서점의 막강한 힘 앞에 조그만 서점의 사장은 그저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절박한 심정을 털어놓을 대상은 오직 e메일로만 연락하며 호감을 키우던 익명의 남자. 하지만 그가 대형 서점의 주인이라는 -
[만파식적]베르사체의 몰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26 17:25:201997년 7월15일. 미국 마이애미의 초호화저택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잔니 베르사체가 자신의 집에서 앤드루 커내넌의 총에 맞아 50세의 나이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것이다. 범인은 동성애자이자 연쇄살인범으로 경찰에 쫓기다 8일 만에 자살해 현재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의 돌연한 사망 직후 베르사체그룹이 마피아의 자금세탁에 관여했다는 풍문이 나돌았고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
[만파식적] ‘노맨(No-man)’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18 17:30:00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하지만 그가 1912년 한 참모를 만나지 못했다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참모의 이름은 ‘루스벨트의 그림자’ 또는 ‘오른팔’로 불리는 루이스 하우. 하우는 남들처럼 루스벨트를 떠받들기만 하지 않았다. 언제나 냉철한 현실인식과 신랄한 비판으로 자신의 상관을 당혹스럽게 했다. 하우가 지적하는 문제에 답을 내놓지 못하면 어떤 연 -
[만파식적] 익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09 17:30:00독일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는 익명을 “붓을 칼처럼 휘두르는 살인미수”라고 표현하며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냈다. 틀린 말은 아니다. 1936년 1월28일 당시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에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맥베스 부인’에 대한 익명의 평론이 실렸다. ‘노래 대신 비명 소리만 들렸다’는 비판 일색의 글이었다. 마치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양 포장을 했지만 실상은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이오 -
[만파식적] 바나나공화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05 18:41:52‘마지막 잎새’로 잘 알려진 미국작가 오 헨리는 원래 은행원이었다. 문학에 소질이 있던 그는 은행을 다니면서 주간지 롤링스톤을 창간했다. 초기에 잡지 판매가 잘되는가 싶더니 이내 내리막길을 걷다가 결국 사업을 접고 말았다. 더욱이 횡령 혐의로 고소까지 당해 철장 신세를 지게 된다. 다행히 장인이 대신 낸 보석금으로 풀려난 그는 1896년 남미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로 도피해 반년 정도 살았다.미국으로 돌아온 -
[만파식적] 병역특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04 17:30:41유신체제가 들어서기 1년 전인 1971년 정근모 당시 과학기술처 장관이 박정희 대통령과 마주앉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전신인 한국과학원(KAIS) 출범과 관련해 우수 대학원생들을 끌어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정 장관이 내놓은 카드는 입학생에 대한 병역면제. 반공을 국시로 내건 박 대통령으로서는 쉽게 허락하기 힘든 조건이었지만 흔쾌히 받아들였다. KAIS가 국내 최고 과학기술 요람이 되는 기틀을 마련한 순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