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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좀도둑 야쿠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2.28 17:30:002011년 일본 열도를 들썩이게 했던 올림푸스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자 배후에 야쿠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들은 올림푸스 회계장부에서 약 3.760억엔이 누락된 정황이 발견됐다며 이중 절반가량이 최대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 구미에 유입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6년 인터넷 기업 라이브도어의 분식회계 사건 당시에도 연루된 증권사 임원이 호텔에서 자상을 입은 채 발견되자 야쿠자의 청부살해설이 등장했다. -
[만파식적]‘국빈초청 제로’ 트럼프 1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2.27 17:30: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년 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만찬을 제공하지 않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이며 일이나 하자고 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시 주석의 국빈방문 만찬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다. 트럼프는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 간 중국 정상이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아 값비싼 만찬을 즐겨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지난 -
[만파식적] 헝거게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2.20 17:42:43폐허가 된 북미 대륙에 세워진 독재국가 ‘판엠’. 주변 12개 구역은 모든 부(富)가 집중된 수도 ‘캐피톨’에 저항해 반란을 일으키지만 실패로 끝나고 만다. 반란을 진압한 판엠에서는 공포정치가 확산되고 급기야 반란구역에서 각각 12~18세 소년소녀 24명을 뽑아 야외경기장에 풀어놓은 뒤 한 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을 매년 벌인다. 이 모든 과정은 TV쇼를 통해 24시간 생중계된다.미국의 베스트셀러 작 -
[만파식적] ‘시험관 고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2.17 17:14:23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로부터 조국을 지켜 낸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정치가로서의 명성 못지않게 저술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인물이다. 처칠은 1932년 펴낸 수필집 ‘50년 후의 세계’에서 “현재의 추세대로 기술개발이 진행되면 머지않아 무선전화가 등장해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방과 쉽게 통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보급이 보편화된 오늘의 모습을 80여년 전에 예언한 것이다. 이 책이 주 -
[만파식적] 가뭄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2.13 17:29:54지난달 1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퍼트리샤 드릴 시장이 굳은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그의 입에서는 “수도꼭지가 마르고 주민들이 물을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현실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흘러나왔다. 내년 5월20일이면 저수량이 바닥나 물 공급이 중단되는 ‘데이 제로(Day Zero)’가 온다는 호소도 있었다. 시민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지난 3년간의 가뭄으로 수없이 들어온 경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
[만파식적] 식량원조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2.06 17:30:001960년대까지만 해도 쌀은 귀했다. 보릿고개로 끼니를 걱정하던 시절 한 줌의 쌀을 옥수수와 함께 갈아 쑨 강냉이죽으로 한 끼를 해결했다. 술을 빚고 남은 술지게미로 허기를 달래다 술에 취해 뒤탈이 나기도 했다. 전후 복구를 위해 미국의 식량원조가 시작되면서 그나마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었다. 미국은 잉여 농산물을 소진하기 위해 밀가루와 옥수수·설탕·가루우유 등의 기초 식량을 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
[만파식적] 니하오 화장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29 17:31:38대관령휴게소에서 반정(半程)을 지나 대관령옛길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외관이 독특한 화장실이 눈에 들어온다. 우주선 모양처럼 생겼다 해서 ‘우주선 화장실’이다. 이곳은 설계 단계서부터 스토리를 입혔다고 한다. 그 심오한 얘기는 이렇다. “우주선이 강원도를 지나다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 있어 표류했는데 그 우주선이 그대로 화장실이 됐다”는 것이다.지붕이 유리로 돼 있어 내부에서 하늘을 볼 수 있고 점멸등과 조 -
[만파식적] 순천만의 눈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21 17:39:52‘햇빛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지상에 있는 모든 약방의 진열장 안에 있는 어떠한 약보다도 상쾌한 약이 될 것이고…(‘무진기행’·1964).’ 196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김승옥의 표현처럼 전남 순천만은 평화와 위안의 장소다. ‘차고 빛나는 푸른 빛의 아스팔트 위에 영혼과 육체를 (‘ -
[만파식적] 美·中의 평화시대(Pax Sino-Americana)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19 17:30:00기원전 6세기 말 이탈리아 반도는 북부의 에트루리아왕국과 남부의 그리스 식민도시, 중부의 도시국가로 나뉘어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중부지방의 작은 도시국가에 불과했던 로마는 이후 이웃 도시국가들과의 동맹을 바탕으로 정복전쟁에 나서 지중해를 ‘우리의 바다(Mare Nostrum)’라고 부를 정도의 대제국이 됐다. 특히 아우구스투스 황제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이르는 약 200년은 로마의 황금기였다. 여기서 주목 -
[만파식적] '기후 휴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15 17:43:02카리브해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Irma)가 미국 플로리다주에 접근하고 있던 9월 초. 북동부 항구도시 잭슨빌의 피자헛 지점 매니저는 ‘모든 직원에게 알림’이라는 제목의 근무지침을 매장 게시판에 붙였다. “우리는 고객들이 필요로 할 때 그 요구에 맞춰야 할 책임이 있다”로 시작된 지침에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조건이 담겨 있었다. 허리케인 상륙 24시간 전에 근무 지역을 벗어나서는 안 되고 이 -
[만파식적] 광군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08 17:32:321990년대 초 당시 중국 난징대 남자 기숙사는 학생들 사이에서 ‘밍차오우주(名草無主)’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독신남자들로 가득 찬 곳’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남자를 풀(草)로 지칭하기도 한다. 1993년 가을 어느 날 밤 밍차오우주의 한 방에 모여앉은 4명의 학생은 ‘어떻게 하면 여자 친구가 생길까’ 머리를 맞대고 밤늦도록 대화를 나눴다. 며칠에 걸쳐 토론하던 학생들은 결국 다가오는 11월11일 자신들의 처지를 -
[만파식적]자금성 ‘삼희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06 18:10:16중국 청나라 건륭제는 동진시대 서예대가 왕희지의 ‘쾌설시청첩’과 그의 아들 왕헌지의 ‘중추첩’를 선대로부터 물려받았지만 항상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황제 즉위 11년째인 1746년 어느 날 그 허전함이 마침내 풀렸다. 호방한 필체로 유명한 문장가 왕순의 ‘백원첩’을 우연히 손에 넣은 것이다. 뛸 듯이 기뻐한 건륭제는 이들 서첩을 한데 두고 감상할 공간을 찾다가 자신이 정무를 보는 자금성의 양심전 근처에 서재를 꾸 -
[만파식적] 풍납토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05 17:00:00서울 풍납동 일대가 아파트 터파기 공사로 시끄럽던 1997년 1월. 이형구 선문대 교수는 1학년 신입생들로 구성된 학술조사단을 이끌고 H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았다. 시공사가 쳐놓은 가리개와 차단막을 겨우 뚫고 들어가자 2.5m 깊이로 터파기한 벽면에 토기 파편들이 박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서둘러 수습해 나와 살펴보니 모두 백제 시대의 것들. 곧바로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전화를 걸었다. “풍납토성에서 백제 토기가 쏟 -
[만파식적] 올림픽 성화 봉송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01 18:16:39독일의 스포츠역사가인 카를 디엠은 베를린올림픽이 개최되기 한 해 전인 1935년 생각지도 않았던 대회조직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전임자였던 테오도르 레발트가 유대인 피를 물려받았다는 이유로 아돌프 히틀러 총통에게 쫓겨났기 때문이다. 나치 정권 덕분에 위원장이 된 디엠은 색다른 제의를 하나 내놓았다.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올림픽의 불’을 채화해 릴레이 방식으로 베를린까지 운반하자는 것이었 -
[만파식적] 세인트헬레나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0.16 17:49:221501년 포르투갈 항해가 주앙 다 노바가 이끄는 원정대는 아시아를 향해 바닷길을 나섰다. 원정대는 대서양을 통과한 뒤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1년여 만에 인도에 도착했다. 여기서 사들인 향신료 등을 싣고 귀국길에 오른 원정대는 1502년 5월21일 남대서양에서 무인도 하나를 발견했다. 다 노바는 이날이 마침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인 성 헬레나를 기리는 축일인 점을 감안해 섬 이름을 ‘세인트헬레나’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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