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라늄 분리실험과 관련, 그는 “신고되지 않은 3개 시설 중 1개 시설에서 150kg의 금속우라늄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은 그동안 과학기술부가 두 건의 실험에 대한 해명 과정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어서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자꾸 새로운 의혹이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 데 대해 곤혹 스러워 하면서도 이 건은 이미 공개된 “우라늄 및 플루토늄 추출 실험건과 연관된 것으로 정부가 지난 8월 IAEA에 보고한 6건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 정확한 실체는 무엇일까
정부가 지난 8월 제출한 IAEA보고서에는 우라늄 및 플루토늄 추출 실험과 관련해 모두 6가지 ‘문제점’이 보고되었다.
여기에는 ● 1982년 4∼5월 실시된 수mg의 플루토늄 추출실험 ● 2000년 1∼2월 실시된 우라늄 0.2g 분리실험 외에, 추가로 ● 금속우라늄 150kg 생산 ● 그후 금속우라늄 150kg→134kg 변동 미신고 ●금속 우라늄 생산시설 3개 ● 플루토늄 추출실험 관련 보고서 작성시 표기 오류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속우라늄 150kg 생산’ 문제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1980년대에 천연우라늄을 전환해 150kg의 우라늄을 금속화했고 이 중 3.5kg을 이용해 0.2g의 우라늄을 분리했다”며 “0.2g의 `원재료’(source material)는 바로 이 금속우라늄 중 일부이며, 이는 지난 8월 IAEA 보고서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금속우라늄 150kg 변화 사실은 IAEA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우라늄 0.2g 분리로 결말이 났고, 우리 정부는 이 것들을 1건으로 파악했을 뿐이며, 여기에 관해서는 일말의 의혹도 없다”고 못박았다.
- ‘핵실험 파장’ 왜 지속되나
한국 일부 과학자들의 우라늄 0.2g 분리실험 사실이 공개된 직후부터 미국과 영국, 일본 언론들은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몰고갔다. 그 과정에서 익명의 미 행정부 관리와 IAEA 주변 외교관들이 등장했다.
심지어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10일 IAEA 외교관들의 말을 빌어 한국이 6년전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했고, 한국 관리들이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까지 주장했다.WP는 우리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 2000년 비밀리에 거의 무기급 수준으로 우라늄이 농축됐으며 다른 실험도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또한 한국이 2000년 우라늄 농축실험에 앞서 지난1990년대에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복수의 관련실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핵물질 실험 파장이 지속되는 데는 북한의 `물고 늘어지기도 한 몫하고 있다.
북핵 6자회담에서 HEU(고농축우라늄) 문제로 미국 등 관련국들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이를 `굴러 들어온 협상카드로 여겼음직 하다.
북한은 지난달 8일 한성렬 주유엔 차석대사를 포함한 재외공관의 외곽 때리기에 이어, 11일 외무성대변인 언급을 통해 한국의 핵물질 실험의 `군사적 성격’과 “미국의 이중잣대”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4차 6자회담 보이콧 마저 내비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북한의 근시안적인 접근과 맞물리면서 한국의 핵물질 관련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에 부정적 시너지 효과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사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IAEA가 국제기구로서 존재의 이유를 과시하기 위해 ‘대외비 사항들’을 외신에 흘리거나, 외신들의 의혹 부풀리기를 의식해 실제로 확인된 `문제점을 확대해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한수진 기자 popsci@sed.co.kr
▲ 조청원 과기부 원자력국장 ‘IAEA조사 2개월 가량 걸릴듯’ 과거 우리나라의 핵물질 관련시험 사실이 보고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이사회에 정부대표단으로 파견됐다. 지난달 15일 귀국한 조청원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은 IAEA 조사가 2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특히 추가의정서에 따른 이런 종류의 조사가 오래 끄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며 일본이나 캐나다의 경우 지난 1999년에 신고한 내용에 대한 확인작업이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를 표시한 점에 대해서는 (정부 대표단장인 조창범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도 현지에서 말했지만 그런 표현은 핵비확산 관계 부문에서는 통상적으로 쓰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중요한 것은 그런 ‘언어의 미학’이 아니라(1980년대에 이뤄진 플루토늄 추출처럼) 옛날 것도 있고(2000년 있었던 우라늄235 농축실험처럼) 최근 것도 있지만 협력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서로 충분히 합치된 의견을 만들어 보고서에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장은 이어 당시(우리나라에서 이뤄진 실험에 대해) 연구진이 보고하지 않은 것은 보고 안해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긴 하지만 지금 보면 보고가 됐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IAEA 입장에서는 확인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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