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우두 노리스가 애기 (愛機)에 장착된 까다로운 이탈리아제 2행정엔진을 두고 한 농담이다. 그는 개인용 항공기 제작 꿈을 갖고 있는 정열적인 발명가로 홍보에도 아주 열심이다. 공식 명칭이 ‘에어스쿠터’인 노리스의 개인용 시험 항공기 ‘사커 2002’는 조종실이 개방된 이중 회전익 초경량 헬리콥터이다.
본지가 노리스를 방문한 날은 에어스쿠터의 최초 시험 비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에어스쿠터는 카브레터 고장으로 버지니아주의 뉴포트 뉴스에 인접한 대충 깎은 목초지 위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적색의 커다란 고무 부양함(pontoon)을 장착한 모습이 자기 발보다 큰 신발을 신은 것처럼 눈에 약간 거슬렸다. 노리스는 갑작스러운 고장에도 당황하지 않을 만큼 여유를 보이며 수리가 끝나는 대로 에어스쿠터가 이륙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에어스쿠터는 튼튼하고 시장성이 높아 개인용 항공기의 선두 주자로 꼽히고 있다.
라이트 형제는 1903년 키티 호크에서 세계 최초의 비행을 성공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개인용 항공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을까? 글라이더의 아버지인 오토 릴리엔탈, 라이트 형제, 수상기(水上機)를 개발한 글랜 커티스, 최초 대서양 횡단자인 찰스 린드버그, 최초 대서양 여자 단독 비행을 한 아멜리아 이어하트, 윌리엄 리어 등 항공기 선구자들이 그런 꿈을 이미 다 이룬 것은 아닌가? 그러나 그 꿈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에어스쿠터도 100년 전 라이트 형제의 꿈을 이어가는 증거 중 하나이다.
즉 크라이슬러가 가정집 차고에 들어가는 미니밴을 만들 듯 노리스는 집에서부터 탈 수 있는 개인용 항공기를 만드는 꿈을 꾸고 있다. 개인용 항공기의 꿈은 세계 2차 대전 전후의 낙관주의에 힘을 얻어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과거 자동차가 그랬듯이 일반인도 파워와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 주면서 아직까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동차는 출퇴근 교통체증에 묶여 도로 위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자동차 위를 나는 개인용 항공기는 말 그대로 2차원 공간에 갇힌 자동차에서 3차원의 공간으로 탈출하는 자유를 의미한다. 모든 사람이 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적이며 꿈같은 일이고 정말 흥미진진한 일이 아닌가. 헬리콥터가 발달하면서 비행기로는 펼치지 못했던 날 수 있다는 꿈을 사람들에게 주기 시작했다. 이것은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영국에서 대단한 성과가 있었다는 전보가 도착했다.”라고 본지에 기고했다. 개인용 항공기의 꿈을 실현하려면 항공기는 활주로나 수면 위는 물론 땅에서도 직접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야 한다. 일반 헬리콥터는 아직도 조작이 복잡하지만 개인용 항공기는 SUV차량처럼 조작이 간편해야 한다. 나아가 늘 편리한 생활을 염두에 두는 미국의 중형차 소유자들이 구입하려면 가격이나 유지비 등이 세스나기나 소형 벨 헬리콥터보다 훨씬 저렴해야 한다.
물론 개인용 항공기로서 기계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직접 만든 사제 헬리콥터나 무동력 회전익을 이용한 ‘자이로콥터’는 이전부터 있었다. 이런 항공기들로 구성된 일반회전익항공기협회(Popular Rotorcraft Association)는 미국 내 30개 주와 전세계 5개국에 지부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러나 이 항공기들은 조정이 까다롭거나 정비 시간이 오래 걸려 대중화를 위한 대량 생산이 어렵다.
노리스는 이러한 점에 주목했다. 경비행기 조종사이기도 한 노리스는 선형 추적 방식의 전축, 초음파 검사기, 최초의 핸드폰 수화기 시제품 등을 개발한 뒤 개인용 항공기 제작에 눈을 돌렸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하늘을 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노리스는 네바다에 설립한 헨더슨사에서 2003년 초부터 에어스쿠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당 가격은 2만 5천~5만 달러로,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는 선택 사양을 갖춘 포드 익스플로러와 링컨 네비게이터의 중간쯤 될 것이다. 에어스쿠터의 장점은 단 1시간 내에 조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노리스는 강조한다.
에어스쿠터가 고가라고 해서 고급 승용차의 가죽 의자와 호화 인테리어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시제품 에어스쿠터의 조종석은 정원 의자에서나 볼 수 있는 직물 소재의 삼각형 그물 의자이며 조종간은 산악자전거에서 가져온 일자형 손잡이다. 엔진은 수직으로 세운 뒤 두 개의 얇은 헬리콥터 날개를 장착했다. 날개는 동심 구동축(concentric driveshafts)에 아래위로 설치하여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에어스쿠터의 발 역할을 하는 부양함은 한 뗏목 제작 회사에서 특수 제작했다.
노리스는 비행에 필요한 기본 장치로만 에어스쿠터를 만들었다. 전체 무게를 114kg이하로 해서 초경량 항공기로 분류되어 연방항공국(FAA)의 규정을 벗어나려는 의도다. 초경량 항공기는 속도와 고도 등의 제한을 받지만, 노리스의 개발팀은 에어스쿠터를 초경량 항공기로 만들어 조종사 면허 없이도 조종할 수 있게 하는데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즉 이들은 부품의 g단위까지 잴 정도로 무게에 신경을 쓴 것이다. 그 결과 68g이 넘는 부품이 거의 없을 정도다. 또한 조작할 계기도 거의 없고 회전익도 4.26m 정도로 짧은 편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무게는 111kg정도이며 2개의 13.5kg짜리 부양함을 제외할 경우 일반 모터사이클보다 가벼워 FAA 안전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에어스쿠터의 조종은 간단해 손잡이를 좌우로 움직이면 방향 전환이 되고 전후로 밀거나 당기면 전진과 후진을 한다. 본능적인 동작으로 요 패들(yaw paddle)과 회전익의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다 (52쪽 그림 참조). 또한 모터사이클처럼 오른손으로 스로틀을 당기면 머리 위에 있는 회전익의 회전속도를 증가시켜 기체가 상승한다. 이것이 전부다. 이렇게 피치, 요 및 롤 방향으로 움직임이 간단하고 헬리콥터에서 보는 다섯 개의 핸들과 페달이나 복잡한 눈금 계기판도 없다. 에어스쿠터의 잠재력은 신형 엔진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나온 개인용 항공기의 가장 큰 문제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2행정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2행정엔진은 소음이 심하고 온도가 높고 대기 오염이 심각하며 불시에 멈출 위험도 있다. 이에 비해 노리스가 제작 중인 65마력 4행정엔진은 36kg에 불과하며 조용하고 신뢰성이 우수하여 잔 고장이 없고 오염물질 배출이 적으며 무엇보다 안전하다고 한다. 또한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 소재로, 내부를 세라믹 코팅 처리하여 고온에 견딜 수도 있다. 별개의 오일탱크에 연결된 압축 분사 튜브로 연속적인 윤활을 하여 회전 비행, 방향전환 및 다른 작동 시에도 수평 비행과 다름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4행정엔진이 에어스쿠터의 성공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노리스는 지금까지 수백만 달러를 4행정엔진 제작비로 쏟아 부었고 4행정엔진만을 개발하는 회사인 에어로트윈 모터사를 설립했다. 4행정엔진의 시험은 얼마 남지 않았다. 노리스는 걸작을 약속했다.
아직 새로운 4행정엔진을 탑재하지 않았지만 에어스쿠터는 타볼 만 하다. 필자는 뉴포트 뉴스에서 에어스쿠터를 시승(안전을 위해 줄로 연결한 상태로)하기로 되어 있었다. 필자는 비행을 좋아하지만 조종사는 아니다. 새 PC의 셋업 요령을 익히는 것보다 짧은 시간 안에 수직 이륙 항공기 조정을 배운다면 정말 해볼만한 일이 아닌가. “개인용 항공기를 꿈꾸어 왔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캘리포니아의 카멜에 사는 베테랑 발명가인 크래이그 베터의 말이다. 그는 ‘트라이엄프 허리케인’ 같은 시대를 앞선 제품을 설계한 유명한 모터사이클 설계가지만 지난 몇 년 간은 개인용 항공기 제작 대회 개최 계획에 몰두해 있다.
하지만 우수한 인재의 참가를 유도할 상금 10만 달러를 지원할 스폰서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 베터는 연비 경연대회를 후원하여 실제 고속도로 조건에서 리터 당 216km를 주행하는 여러 가지 시제품 자동차들을 선보인 경험이 있다. 개인용 항공기 제작대회의 규정에는 베터의 꿈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그는 “‘저공 저속’으로 비행하여 충돌해도 크게 다치지 않을 개인용 항공기를 만들고 싶고 대회에서는 약 3m 높이로 완벽하게 비행하는 항공기에 상을 줄 예정이다.”고 말한다. 개인 영공(personal airspace)인 3m 고도에서 비행체는 장애물을 넘거나 우회하고 악천후에서만 도로 위를 날고 맑은 날에는 개활지를 비행한다.
난관을 뚫고 대회가 개최된다고 해도 참여할 수 있는 발명가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가벼운 복합재료와 컴퓨터 디자인 같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할 것이다. 전 해군 전투기 조종사인 마이클 모쉬에르는 노리스만큼이나 뛰어난 인물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있는 회사인 밀레니엄 제트의 본사에서 무용지물이라고 알려진 ‘솔로트렉 XFV’ 의 단거리 시험 비행을 이미 십 여 차례나 마쳤다. 에어스쿠터가 날으는 초경량 ATV라면 항속거리 289km에 최고 시속 128km의 모쉬에르의 솔로트렉 XFV는 부착식 고성능 비행 수퍼바이크라고 할 수 있다.
난관을 뚫고 대회가 개최된다고 해도 참여할 수 있는 발명가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가벼운 복합재료와 컴퓨터 디자인 같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할 것이다. 전 해군 전투기 조종사인 마이클 모쉬에르는 노리스만큼이나 뛰어난 인물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있는 회사인 밀레니엄 제트의 본사에서 무용지물이라고 알려진 ‘솔로트렉 XFV’ 의 단거리 시험 비행을 이미 십 여 차례나 마쳤다. 에어스쿠터가 날으는 초경량 ATV라면 항속거리 289km에 최고 시속 128km의 모쉬에르의 솔로트렉 XFV는 부착식 고성능 비행 수퍼바이크라고 할 수 있다.
미 육군이 지원했던 로켓 팩을 본 뒤 모쉬에르는 개인용 항공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로켓 팩은 로켓 연료로 추진되는 배낭형으로 1965년 제임스 본드의 영화 <썬더볼>에 등장하기도 했지만 약 20초 내에 연료가 소진되어 현실적이지 못했다. 로켓 팩의 최신 버전인 솔로트렉은 120마력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조종사의 양쪽에 두 개의 덕트(도관)가 있고 그 안에 들어 있는 터빈 모양의 팬이 반대방향으로 회전한다.
조종사는 속도와 방향을 조종하는 조이스틱을 양손으로 각각 움직여 조종하게 된다. 솔로트랙은 소형이고 회전익이 노출되어 있지 않아 좁은 공간에도 착륙이 가능하다. 그러나 회전익이 나란히 있어 두 회전익의 균형이 깨어지면 에어스쿠터보다는 안정성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솔로트렉은 무게 226.8kg로 FAA의 초경량항공기 기준에 맞지 않아 조종사 면허가 필요하다. 솔로트렉은 복잡한 장비로 10만 달러를 넘어 설 것으로 보여 일반인이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 현재 모쉬에르는 이 장비를 민간용보다는 군용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국방성은 이미 수 백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자금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모쉬에르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쉬에르의 노력도 독불장군 발명가인 폴 몰러에는 미치지는 못한다. 본지 2000년 3월 호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몰러의 '스카이카 M400’은 회전익을 넣은 4개의 덕트를 수평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두 개의 방켈형(Wankel-style) 로터리 엔진이 총 720마력의 힘으로 4개의 회전익을 돌린다. 완벽한 개인용 항공기를 만들고 싶은 그는 스카이카를 헬리콥터처럼 이륙시키고 자동차처럼 조종하며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을 활용한 자동조종장치로 비행하려고 한다.
그는 영화 <제 5원소>에 등장했던 비행선을 실용화하고 싶어한다. 영화에서는 모서리가 둥근 낡은 GM 쉐비 커프리스를 닮은 비행선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공중의 도로를 따라 질주했다. 몰러의 주장에 따르면 스카이카는 작년에 수초 동안 비행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회사인 데이비스사 직원들 외에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자신과 투자자들의 돈을 합해최소한 2억 달러를 지난 40년간 쏟아 부었다. 그는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곧 기술이 완성된다는 확신이 있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개인용 항공기에 대한 꿈은 헬리콥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하지만 1943년 이골 시콜스키가 최초로 헬리콥터를 완성하자 그 꿈도 깨어지고 말았다. 헬리콥터가 비행기보다 조종하기 까다롭다는 사실이 들어 났던 것이다. 상업용 헬기의 주요 제조업체인 시콜스키, 벨, 휴즈사는 일명 ‘단일 주 토크 시스템(single main torque system)’을 채택하고 있다. 단일 오버헤드 회전익을 단 항공기는 회전익의 회전 반대 방향으로 그 기체가 회전하게 된다. 후미 회전익은 이런 현상을 막는 역할과 헬리콥터의 안정성을 유지한다. 일반 헬리콥터에는 늘 이런 불안정성이 내재되어 있어 노련한 조종사라도 비행 중 끊임없이 균형을 잡고 발과 손을 능숙하게 함께 움직이며 고도의 집중을 해야 한다.
또한 헬리콥터는 조종사의 조종에 따라 회전익의 피치를 바꾸어야 한다. 헬리콥터의 불안정성에 대한 해결책은 이중 회전익 시스템에 있다. 동일한 회전익을 반대 방향으로 돌려 회전토크를 상쇄시켜 제로 상태의 넷(net) 토크를 만들면 꼬리 회전익이 필요 없어지고 조종도 훨씬 간단해 질 수 있다. 피치가 고정 될 수 있어 회전익의 구조도 간단해진다. 노리스를 포함한 여러 사람이 채택한 이 디자인은 조종사가 간단히 회전익의 RPM을 높이면 기체가 상승하고 기체의 무게를 이동하면 회전익의 자세가 바뀌고 방향 조정이 가능하다.
소형 ‘Gen H-4’는 에어스쿠터와 유사한 제품이다. 무명의 일본 발명가 젠 야나기사와가 만든 Gen H-4는 무게가 70.3kg밖에 되지 않고 10마력짜리 125cc 엔진 4개로 추진되며 9.46리터의 연료탱크에 들어 있는 휘발유로 30분 동안 최고 시속 88km로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가격은 구매자가 직접 조립하는 키트인 경우 약 2만 9천 900 달러에 판매된다.
수치로만 보면 Gen H-4가 노리스의 에어스쿠터보다 우수하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에어스쿠터는 겉모습에서부터 Gen H-4보다 훨씬 견고하다. Gen H-4에는 작은 발전기처럼 보이는 두 개의 회전익이 있고 그 아래에 사무용 의자 모양의 조종석이 있고 거기에 길고 가는 다리가 달려 있다. 멀리서 보면 운전자가 계기가 아닌 육감으로 조종한다는 착각이 든다.
노리스는 “Gen H-4는 개인용 항공기로는 부족하다”며 “에어스쿠터가 개인용 항공기로 실용화되면 누구나 저렴하게 구입하고 고장도 거의 없고 조작이 쉬워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조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플라잉 플랫폼’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두 개의 회전익 개념을 도입한 또 다른 장비이다. 플랫폼 형태의 개인용 항공기는 찰스 짐머만이 1940년대에 처음 설계하였다. 그는 조종사가 회전익보다 높은 위치에 서서 몸을 움직여 조정하면 오버헤드 회전익의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개념을 ‘날으는 신발’이라고 짐머만은 불렀다. 항공기 분야의 개척자인 스탠리 힐러도 1955년에 플라잉 플랫폼을 만들었다. 현재는 이스라엘 기업인 에어로 디자인 & 디벨로프먼트사(AD & D)가 이러한 형태의 허밍버드를 생산하고 있다. 허밍버드는 지름 2.13m를 약간 넘는 크기로 거대한 참치 캔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안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프로펠러 날개가 두 세트 들어 있고 22마력 소형 엔진 4기(基)로 움직인다. 조종사는 허리 높이의 구조물 안에 올라선다. 보고에 따르면 허밍버드의 비행시간은 약 30분 정도. AD&D는 약 3만 달러의 가격으로 빠른 시일 내에 허밍버드를 시판할 계획이다.
허밍버드는 무게 146kg으로 FAA의 초경량 항공기 기준을 초과하지만 구매자가 직접 조립하는 키트인 경우 초경량 항공기 규정에서 제외된다. 한편 버지니아주의 애비에이션 매뉴팩쳐링 그룹은 이미 ‘개인용 리프팅기(Individual Lifting Vehicle)’라는 플라잉 플랫폼을 개당 5만 500 달러로 주문을 받고 있다. 이 장비는 소떼를 모는 목장주들이 말을 대신하여 사용하거나 이민국 직원들이 국경 감시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한 회사 관계자는 말한다.
이처럼 개인용 항공기에 대한 아이디어는 끝도 없다. 보잉사에 근무했던 이스라엘 엔지니어인 라피 요엘은 텔아비브의 자신의 집에 ‘시티호크’라는 544.3kg의 시제품을 갖고 있다. 이 장비는 트윈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2인용으로 지름 1.82m의 내장형 팬 한 쌍이 있다. 시티호크는 거대한 샌들 모양으로 팬들은 그 위에 앞뒤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비행 시 300개의 보조익으로 구성된 컴퓨터 제어시스템이 조종사의 명령을 실행한다.
여기서 한가지 집고 넣어가야 할 점이 있다. 시티호크, 에어스쿠터, 솔로트렉, 스카이카로 가득한 공중을 한번 상상해보자. 어떤 상황이 벌어 질 것인가. 그러나 다행히도 주거지의 교통상황은 그리 심각하지 않을 듯하다. FAA의 대변인인 폴 다케모토는 “초경량 항공기에 관한 규정인 제103장에서 조종사는 저공비행을 하여 항상 지면을 볼 수 있어야 하며 더 중요한 점은 교통혼잡지역과 통제 영공은 물론 사람들이 모인 개활지를 통과할 수 없다”며 세밀한 부분까지 규제하고 있다. 개인용 항공기의 시판이 시작된다면 FAA는 관련 규정을 더욱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그는 “필요하다면 FAA는 바로 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통 체증을 해결할 ‘저속 저공’ 항공기를 설계 중인 그래이그 베터도 두 가지 중요한 안전 문제를 염려했다. 첫째 ‘휘두르는 칼날’처럼 회전하는 프로펠러의 문제이다. 베터는 “이륙 전에 아이들이 다가 와 프로펠러를 만져도 다치지 않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번째 문제는 베터가 ‘죽음의 지역’이라고 부르는 문제다. 고도 3.6~105미터 사이는 개인용 항공기들이 많이 활동하는 공간으로 일반 낙하산을 펴기에는 고도가 너무 낮아 탈출 시 조종사가 추락하여 사망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베터는 “개인용 항공기에 맞는 새로운 탈출 장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시 에어스쿠터 시험 비행 현장. 아트 펠프스는 실력 있는 에어 스쿠터 기술자로 고장 난 2행정엔진을 고성능의 신형 듀얼 카브레터로 교체했다. 전직 카레이서였던 에어스쿠터 시험 조종사인 놀란이 낙하산 강하용 복장을 한 채 직접 현장 점검을 했다. 그는 티터 스톱 (teeter stops)을 점검했다. 티터 스톱은 회전익이 작동 중 각운동량(angular momentum)에 의해 안정될 때까지 흔들리는 것을 막아 준다.
이어서 놀란은 회전익의 벨트 드라이브를 시험하고 회전 속도계에 연결된 선이 늘어진 것을 발견하고는 펠프스와 함께 간단한 주머니칼로 조여 주었다. 마침내 이륙 준비 끝. 놀란이 삼각 그물형의 조종석에 올라앉아 모토사이클과 비슷한 스로틀을 오른손으로 비틀었다. 엔진 시동이 걸리자 에어스쿠터는 사뿐히 날아 올랐다. 허밍버드처럼 들판을 맴돌면서 에어스쿠터는 자유자재로 정지, 선회, 방향 전환 등을 했다. 고도 3미터를 유지하면서 서너 차례 왕복 비행을 한 뒤 포장도로 위에 가볍게 착륙했다.
능숙한 저공비행에서 보여준 에어스쿠터의 잠재력과 매력은 대단했다. 헬리콥터처럼 소음은 심하지만 에어스쿠터는 조종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쉽다는 점이 돋보였다. 놀란은 이 날 몇 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짧은 시험 비행을 했다. 본지의 사진 기자들이 에어스쿠터를 아래에서 촬영할 수 있게 비행하려고 엔진을 켜는 순간 엔진 내부의 핀 하나가 부러져 버렸다. 제작팀이 엔진을 열고 수리하려면 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펠프스는 “개발 단계에서 예측하지 못하는 문제점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엔진 수리는 저녁까지 이어질 듯 했다. 펠프스는 “이런 돌발사태 때문에 항상 골머리를 앓는다.”고 웃었다.
다음날, 폭풍 전선이 하강하면서 천둥, 우박과 강풍이 휘몰아쳤다. 필자가 고대했던 시험 탑승은 가망이 없었다. 실망했지만 사실대로 말한다면 안전한 4행정엔진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했다. 현재는 놀란이 간단하게 에어스쿠터를 이륙시키고 비행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버지니아주의 목초지에는 언젠가 많은 사람들이 새처럼 자유롭게 날게 되는 ‘개인용 항공기의 꿈’이 살아있었다.
본 기사를 쓴 세스 슐만은 자신의 저서<글랜 하몬드 커티시와 비행기 발명 경쟁(Unlocking the Sky: Glenn Hammond Curtiss and the Race to Invent the Airplane)>를 다음 달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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