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통계 중 평균 퍼팅은 어떤 선수의 기량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 그린적중률이 낮은 선수가 필연적으로 평균 퍼팅이 좋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그린적중률이 높은 선수의 평균 퍼팅 은 대체로 나쁜 편이다. 올해 평균 퍼팅 ‘톱10’ 선수 중 우승자도 3명 포함됐지만 내년 투어 카드를 잃은 선수들 이름도 꽤 많이 들어 있다. 하지만 드라이브 거리와 그린적중률은 여전히 우승으로 연결할 수 있는 그 선수의 능력을 보여주는 적절한 지표로 활용된다.
올해 시즌을 마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총 23명의 챔피언이 탄생했다. 홍정민과 이예원 그리고 방신실은 3승을 거뒀고 고지원과 김민솔은 2승을 챙겼다. ‘1승 챔피언’은 노승희를 비롯해 유현조, 이동은, 이다연, 성유진, 이가영, 황유민, 박혜준, 김민선7, 고지우, 정윤지, 박현경, 김민주, 배소현, 박보겸, 리슈잉(중국), 이율린, 신다인 등이었다.
올해 KLPGA 투어 드라이브 샷 평균 거리는 238.87야드였다. 챔피언 23명 중 평균 거리보다 짧은 선수는 단 1명이었다. 평균 234.20야드를 보내 드라이브 샷 거리 84위를 기록한 노승희다. 비록 비거리는 짧지만 노승희는 페어웨이 안착률 3위(80.65%)의 티샷 정교함과 리커버리율 2위(72.06%)의 뛰어난 쇼트 게임 능력으로 우승 한 번과 2위 5회를 기록하면서 상금 랭킹 2위(13억 2329만원)에 오르는 맹활약을 펼쳤다.
노승희처럼 예외도 있지만 평균 거리 이상 챔피언이 22명이나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장타가 얼마나 중요한 능력 지표인지 확인할 수 있다.
드라이브 거리 ‘톱10’을 보면 우승자와 우승 못한 선수가 5대 5로 팽팽했다. 드라이브 샷 1위(261.05야드)에 오른 이동은을 비롯해 2위(258.74야드) 방신실, 5위(255.70야드) 배소현, 6위(252.48야드) 황유민 그리고 9위(252.01야드) 고지우가 ‘장타 톱10’ 챔피언들이다. 반면 3위(256.66야드) 송은아, 4위(256.31야드) 김나영, 7위(252.41야드) 문정민, 8위(252.25야드) 서교림 그리고 10위(252.01야드) 최가빈은 압도적인 장타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장타자로 잘 알려진 신인 김민솔은 15개 대회 밖에 치르지 못해 순위 자체에 끼지 못했는데, 그의 평균 거리 257.79야드를 순위에 대입하면 2위 방신실과 3위 송은아 사이에 든다. 장타 톱10 챔피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드라이브 거리 11위~20위 사이 챔피언은 4명이다. 1승에 그쳤지만 톱10을 무려 19차례 기록한 유현조가 드라이브 거리 15위(249.63야드)에 올랐고 3승을 거두면서 상금왕에 오른 홍정민도 16위(249.62야드)로 만만치 않은 장타 능력을 과시했다. 드라이브 거리 18위(248.05야드) 김민선7과 20위(247.29야드) 박혜준도 177㎝의 장신을 이용한 장타력으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다.
드라이브 거리 21위부터 50위까지 중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도 꽤 많다. 22위(246.47야드) 리슈잉을 시작으로 25위(245.47야드) 고지원, 30위(243.04야드) 신다인, 31위(242.97야드) 박보겸, 32위(242.96야드) 이율린, 41위(242.08야드) 이다연, 42위(241.97야드) 정윤지, 44위(241.86야드) 박현경, 46위(241.77야드) 김민주, 47위(241.75야드) 이가영 등이다.
드라이브 거리 50위 밖 챔피언인 51위(240.92야드) 이예원과 53위(240.59야드) 성유진도 평균보다는 멀리 쳤다.
올해 KLPGA 투어 선수들의 그린적중률 평균값은 69.83%였다. 이보다 확률이 낮은 챔피언은 그린적중률 70위(68.05%) 이율린이 유일했다. 올해 29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보다 컷 오프가 1차례 더 많았던 이율린은 두 차례 ‘톱10’을 기록했는데, 그 중 하나가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우승이었다. 올해 23명의 챔피언 중 평균 드라이브 거리보다 짧은 선수도 1명이었고 평균 그린적중률보다 낮은 선수도 1명이었다.
올해 그린적중률 ‘톱10’에 오른 챔피언은 7명이나 됐다. 3승을 챙긴 홍정민이 2위(78.73%)로 챔피언 중 가장 높은 그린적중률을 보였고 4위(77.59%) 성유진, 5위(77.12%) 방신실, 6위(77.11%) 이동은, 8위(76.73%) 정윤지, 9위(76.72%) 유현조, 10위(76.53%) 김민선7까지 그린적중률 톱10 챔피언들이다.
그린적중률 10위 이내 선수 중 올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건 3명에 불과했다. 1위(79.65%) 김수지를 비롯해 3위(77.64%) 임희정 그리고 7위(76.90%) 서교림이 정교한 아이언 샷을 자랑했지만 우승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신인 서교림은 드라이브 샷과 그린적중률 모두 ‘톱10’에 오른 선수 중 유일하게 우승이 없었다. 장타와 그린적중률에서 모두 10위 이내에 든 챔피언은 이동은과 방신실 두 명이다.
그린적중률 11위와 20위 사이 챔피언은 13위(75.45%) 배소현이 유일했다. 챔피언들은 주로 21위~40위 사이에 몰려 있었다. 21위(74.59%) 고지원, 23위(74.43%) 노승희, 27위(73.76%) 박현경, 28위(73.68%) 이가영, 29위(73.61%) 황유민, 공동 30위(73.56%) 이예원과 고지우, 37위(72.90%) 박혜준, 38위(72.75%) 신다인이 평균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 아이언 샷으로 우승에 다다른 선수들이다. 15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해 순위 자체에 끼지 못한 신인 김민솔도 72.91%의 그린적중률을 보였는데, 이는 36위(72.95%) 정소이와 37위(72.90%) 박혜준 사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41위(72.22%) 김민주, 44위(72.13%) 이다연, 46위(71.87%) 리슈잉, 57위(70.18%) 박보겸까지 70% 넘는 그린적중률로 우승을 차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