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은 단순 연구비 지원 사업이 아닌 연구자의 성장을 이끄는 과정이었다.”(김재경 카이스트 수리과학부 교수)
“망고부스트 창업을 앞두고 우리의 가장 큰 지원군은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이었다. 10여 명의 학생들이 5년 이상 원하는 연구에만 지원하는 사업은 이것 뿐이었다.”(김장우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삼성이 미래 기술 R&D 지원 성과를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12년간 이어진 ‘미래기술육성사업’의 결과물을 공유하고 학계 업계 전문가가 협력하는 장을 활짝 열었다. 단순 연구비 지원을 넘어 기술 사업화까지 전 주기를 돕는 삼성의 노력이 코스닥 상장 기업 배출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7일 삼성은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미래기술육성사업 2025 애뉴얼 포럼’을 열었다. 2014년부터 내부 행사로 열린 포럼을 올해 처음 외부에 공개해 교류의 폭을 넓혔다. 특히 ‘미래과학기술 포럼’을 신설해 참가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기술 동향과 발전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박승희 삼성전자(005930) CR담당 사장을 비롯한 국내 연구진 학계 리더 약 4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2013년 시작한 국내 첫 민간 주도 기초과학 연구지원 공익사업이다. 기초과학 소재기술 ICT 융복합분야 등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한다. 1조 50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12년간 누적 880개 연구 과제를 선정했다. 지금까지 총 1조 1419억 원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김현수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 상무는 “기초과학 발전과 산업기술 혁신에 기여하고 세계적인 과학기술인 육성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91개 기관 1만 60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약 1200명의 교수뿐 아니라 1만 4000여 명에 달하는 이공계 대학원생이 연구에 매진하도록 실험 장비와 재료비 등을 지원한다.
단순 연구비 기부에 그치지 않고 과제 선정부터 성과 극대화 기술 사업화까지 돕는 ‘End-to-End’ 육성 패키지도 제공한다. 연구자들은 단계별 전문가 멘토링과 산업계 기술교류 기술창업까지 지원받는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65개 연구 과제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서울대 윤태영 교수가 창업한 ‘프로티나’가 대표적이다. 2014년부터 5년간 연구지원을 받아 신약 후보 물질 고속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의 기초를 다졌다. 상업화가 불확실하더라도 단기 성과 압박 없이 깊이 있는 연구에 몰두하도록 도운 것이 큰 힘이 됐다. 프로티나는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됐고 최근 AI 기반 항체 신약 개발 국책과제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KAIST 김재경 교수의 생체시계 수학적 모델링 연구는 ‘AI 수면코치’ 기능으로 개발돼 ‘갤럭시 워치8’에 탑재됐다. 서울대 김장우 교수는 데이터센터 병목현상을 해결하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2022년 ‘망고부스트’를 창업해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중이다.
이날 오프닝 세션에서는 이들 외에도 경희대 전명원 교수의 ‘표준 우주론’ 불일치 규명 연구 DGIST 조용철 교수의 마비 환자 치료를 위한 신경 재생 연구 등 대표 성과가 발표됐다.
올해 신설된 ‘미래과학기술 포럼’에서는 총 64개 주제 발표가 이뤄졌다. 기초과학 4개 분야와 공학 6개 분야 관련 50개 과제 발표가 진행됐다. 서울대 강찬희 교수는 노화 전이 현상을 유도하는 물질을 발굴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고 고려대 신원재 교수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을 발표했다.
삼성과 학계 전문가가 공동 선정한 ‘10대 유망기술’과 ‘기초과학 분야 AI 활용’ 관련 14개 특별 세션도 열렸다. 10대 유망기술에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스마트 열관리 솔루션 △대체 에너지 △AI 기반 배터리 △디지털 헬스케어 △AI 기반 바이오 치료제 △바이오 컴퓨팅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쳐 △휴머노이드 로봇 △포스트 휴먼과 신체·인지 증강 솔루션이 포함됐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국양 이사장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하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텍 김성근 총장은 “삼성이 국가 과학기술에 기여하겠다는 믿음이 있기에 도전적 연구자 발굴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은 “젊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연구 주제에 도전하고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CSR 비전 아래 삼성청년SW·AI아카데미 C랩 스마트공장 지원 등 다양한 상생협력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gap@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