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000만 명이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여전히 30㎞ 이상 떨어진 병원으로 이송돼야 하는 실정이다. 공항 인근에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이 없어 응급의료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배준영 의원이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천공항 및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응급환자 이송 건수는 총 612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증환자는 949명(15.4%)이었다.
올해 상반기만 봐도 응급환자 1217명 가운데 중증환자가 302명(24.8%)에 달했다. 그러나 공항 반경 20㎞ 이내에는 중환자실과 응급수술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어 대부분의 환자가 인하대병원(31㎞), 국제성모병원(31㎞), 길병원(38㎞) 등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송 거리가 30~70㎞에 달하다 보니 현장 응급조치와 이송, 최종 치료까지 최대 1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인천공항의료센터는 제1·2터미널에 의사 7명과 간호사 등 상근 인력 28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수술실과 중환자실, 격리병상이 없고 의료 장비도 초기 진단과 응급 처치 중심이라 중증 응급환자 수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배 의원은 “인천공항은 세계 3위 규모의 허브공항이지만 응급 의료 인프라는 지역 의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법을 개정해 공사가 공항권 종합병원을 직접 설치·운영하거나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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