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입시학원 대표 A 씨는 이달 들어 ‘과학탐구나 사회탐구 영역에서 믿을 만한 과외 교사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하루 1~2번꼴로 받는다. 이 같은 요청을 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로 교사 출신이나 현직 입시학원 강사와 같은 실력이 입증된 과외 교사 소개를 요구한다. A 씨는 “탐구 과목 같은 경우는 과외 교사 인력풀이 적어 믿을 만한 교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과외 교사 구인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과외료는 시간당 15만 원 수준에 형성된 것으로 분석되며 과외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보름가량 남은 상황에서 ‘단기 과외’를 활용해 자녀 수능 점수를 끌어올리려는 학부모들이 구인난에 애를 태우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 자연계 학생이 사탐 과목을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도드라지며 탐구 과목 과외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관련 과외 교사 인력풀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사탐런’으로 입시판 예측이 더더욱 어려워진데다 사탐의 경우 고득점자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여 한 문제라도 틀리면 입시 결과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결국 학부모들은 단기 과외에 의존해서라도 입시 관련 변수에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올 9월 모의평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과탐을 선택한 학생들은 ‘수능 등급’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으며 사탐 선택 학생 또한 각종 변수로 유불리를 따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 과탐 응시생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반면 사탐 응시생은 32%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과탐 1~2등급’ 인원은 지난해 9월 모의평가 대비 무려 1만 7626명 줄었다. 과탐 2등급 이상의 문턱이 높아지며 수시 모집에 합격하더라도 ‘수능 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대학에 불합격하는 학생이 늘 수 있다. 사탐 또한 중위권 학생이 몰리며 실수 하나에 등급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사탐런에 따른 탐구 과목 과외 교사 구인난은 온라인 과외 시장에서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김과외’와 같은 과외 서비스 매칭 애플리케이션을 살펴 보면 물리나 화학 같은 탐구 영역 강사의 시간당 수업료는 국어나 수학에 비해 1.5배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실제 해당 애플리케이션에서 고교 3학년 대상의 과외 제안서를 살펴보면 수학 교사는 시간당 10만 원 이하에서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반면 과탐 수업료는 최대 15만 원에 달한다. 대치동 모 학원에서 1대1 형태의 탐구과목 과외 교습을 받을 경우 2주간 총 16시간의 수업을 받을 수 있으며 교습비는 총 160만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단기 과외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탐구 과목의 특성 때문에 과외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몇몇 입시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누적 학습량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석해 풀어야 하는 국어나 수학과 달리 탐구 과목은 단순 암기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는 과목으로 분류한다.
사탐런에 대응한 이 같은 ‘수능 직전 고액과외’ 수요는 내년께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과 같은 통합 수능은 2027학년도 수능이 마지막인데다 입시 유불리를 감안하면 사탐런 현상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측은 “올 수능에서 사탐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수험생은 전체의 77.3%를 기록한 가운데 2027학년도 수능에서는 관련 비율이 80%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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