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30일 부산에서 6년 만에 미중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과 양국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기(氣) 싸움을 펼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4일(현지 시간) 중국이 트럼프 집권 1기 때 미국과 타결한 ‘1단계 무역 합의’를 완전히 이행했는지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입각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USTR은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서 약속한 내용을 완전히 이행했는지, 약속 불이행으로 미국 상업이 떠안은 부담이 있는지, 약속 불이행에 대응해 미국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등을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 조사는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지키게 하고, 미국의 농민·축산업자·노동자·혁신가를 보호하며, 미국민을 위해 중국과 무역 관계의 상호주의를 강화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의를 부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도 중국과 이른바 ‘무역 전쟁’을 벌이다가 수개월 간의 협상을 거쳐 2019년 12월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당시 중국은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농업, 금융 서비스, 통화·환율 등의 분야에서 정책 개선을 약속했다. 특히 2년 간 미국산 상품·서비스의 연간 수입액을 2017년보다 2000억 달러(약 286조 원) 이상 늘리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중국이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1월 20일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각서에 서명하면서도 행정부에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평가하고, 관세 부과 등 적절한 조치를 권고하라고 지시했다.
USTR은 “중국은 합의 발효 5년이 지났고, 그간 미국이 이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반복해서 대화했는데도 비관세 장벽, 시장 접근 현안, 미국산 상품·서비스 구매와 관련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에 “사실이 아닌 비난과 관련 검토 조처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곧바로 반발했다. 류펑위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중국은 지재권 보호, 수입 확대, 시장 접근성 증대 등 1단계 경제·무역 합의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며 “그러나 1단계 합의 체결 이후 미국은 수출 통제, 투자 제한 등 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일련의 제한 조처를 시행하면서 체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력을 강화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은 인권과 홍콩, 대만, 신장,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과 관련된 허위 주장을 홍보했다”며 “이러한 행동은 미중 관계와 경제·무역 관계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했고 정상적 무역·투자 행위를 방해했으며, 합의 이행에 필요한 조건을 크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CBS는 캐쉬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미국에 수입되는 합성 마약 펜타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중국을 찾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펜타닐 원료가 멕시코 등으로 1차 수출된 뒤 가공된 상태로 미국에 유입된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에 단속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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