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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배 반성" 담화…日 침략 첫 사죄한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101세로 별세

전후 50주년 '무라야마 담화' 발표

진전된 사과·역사인식 평가받아

위안부 피해자 위한 여성기금도 발족

李 "주변국 화해와 상생에 각별한 노력"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신화연합뉴스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표명하는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사진) 전 일본 총리가 17일 서거했다. 향년 101세.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이타시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24년 3월 오이타시에서 11남매 중 여섯 째 아들로 태어났다. 오이타현 직원노조 서기, 오이타 시의원·현의원을 거쳐 1972년 중의원 선거구 오이타 1구에서 처음 당선됐다. 이후 8선 의원으로 사회 노동 분야에 헌신했다.

1993년 9월 제13대 사회당 위원장에 오른 그는 이듬해 6월 하타 쓰토무 내각 총사퇴 후 자민, 사회, 신당 사키가케 3당의 연립 정권으로 제81대 총리에 취임했다. 1947년 가타야마 데쓰 이후 47년 만에 탄생한 사회당 출신 총리였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재임 중이던 1995년 8월 15일 전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통절한 반성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내용의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 총리가 공식 담화에서 과거 식민지 지배를 ‘침략’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으로 기존보다 진전된 사과와 역사 인식을 내비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담화에서 “머지않은 과거 한때 국책을 잘못 세워 전쟁의 길을 걸으며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렸고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 특히 아시아 국가 국민들에게 막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7월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기금(아시아 여성기금)’을 발족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한일 합병은 합법이었다는 발언을 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 11월 방한해 고(故) 김영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잘못을 시인했다.



1996년 1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그는 같은 달 사회민주당(사민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뒤 초대 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새로 결성된 민주당으로 의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당세가 기울었고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나 특별대표로 활동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2015년 3월 10일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사회민주당 대표를 역임한 정치인들의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00년 6월 정계에서 은퇴한 뒤에는 아시아여성기금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최근 몇 년은 자택에서 가족들과 평온한 노년을 보냈다. 2014년에 한국을 방문해 당시 폐렴 증상으로 입원 중이던 김영삼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을 접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 국민을 위한 정치에 헌신하는 한편 주변국들과의 화해와 상생을 위해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신 분”이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이 대통령은 “1995년 전후 50주년을 맞아 내각총리대신으로서 발표한 담화에서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명해 일본은 물론 이웃 나라 국민들에게도 뜨거운 울림과 감동을 주었다”며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무라야마 전 총리의 고귀한 뜻을 기리며 한일 관계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신 고인의 업적과 헌신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식민 지배 반성" 무라야마 담화 日무라야마 전 총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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