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의 자회사들이 부분 파업에 돌입하면서 현대차(005380)그룹이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울산 공장과 기아(000270) 오토랜드 광명·광주 등은 부품 부족으로 가동 중단과 생산 재개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생산 전문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이날부터 주야간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양 노조는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의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경영 상황과 관계없이 본인이 퇴사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미래 고용 100% 보장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9일 기본급 10만 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450%+1580만 원, 주식 30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지급 등으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현대차·기아의 핵심 모듈과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모트라스는 자동차 운전석, 섀시, 프런트 핸들 등 자동차 3대 모듈을, 유니투스는 에어백·조향장치·제동장치 등 주요 부품을 현대차·기아에 공급한다.
특히 모듈의 경우 재고 없이 완성차 생산라인과 연계돼 실시간으로 공급되고 있어 모듈 생산이 멈추면 완성차 생산에 즉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모트라스 공장은 완성차 생산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해 옵션별 주문을 받는 대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이라며 “적기에 모듈 공급이 안 되면 완성차 생산이 바로 피해를 입는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2022년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전국에 산재해 있던 협력사들을 통합해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를 출범시켰다. 업계에서는 이들 노조의 파업으로 하루 수천 대에 달하는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모비스와 자회사 측은 대체 인력을 통해 일부 라인 가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새 인력이 투입될 경우 추가 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날 모트라스와 유니투스의 부분 파업으로 코나와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을 포함해 일부 라인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품이 적시 공급되지 않아 라인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과 오토랜드 광주도 멈춰 섰다. 특히 오토랜드 광주는 전체 3개 공장 중 1·2공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1·2공장은 스포티지·쏘울·셀토스 등 하루 평균 1000여 대의 완성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파업으로 2~3차 협력사들도 납품 중지 등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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