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캐나다·영국 등 주요국들도 이번 주 통화정책을 잇따라 발표한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에 제한적 금리 인하에 나서거나 동결에 무게를 두는 등 신중한 분위기다.
17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같은 날 통화정책 회의를 연 캐나다은행은 올 3월 이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했다. 인하 폭도 연준과 같은 0.25%포인트로 캐나다 금리는 2.75%에서 2.5%로 낮아졌다. 영국중앙은행(BOE)은 18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현 4.0%로 동결했고, 일본은행(BOJ)은 하루 뒤인 19일 0.5% 금리를 그대로 유지해 5회 연속 금리를 묶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리정책에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통된 기조다. 영국은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로 1분기(0.7%)에 비해 감소하는 등 경기 둔화를 위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관세 여파로 인한 물가 급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영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같은 기간 유로존 평균(2.1%)을 웃돌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목표치인 2%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위험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으므로 향후 금리 인하는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BOE는 양적긴축(QT) 속도는 늦추기로 했다.
티프 매클럼 캐나다은행 총재도 이날 "신중하게 나아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위험 요인과 불확실성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일본 역시 미국발 관세 탓에 중앙은행 목표(2%)를 웃도는 물가(3%대)가 고민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이 이달까지는 금리를 동결한 후 10월께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다음 달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라는 변수도 있다. 유력 양강 후보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은 재정 확대와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긴축 통화를 각각 선호한다는 평가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제한적 금리 인하’라는 매파 신호를 보내면서 달러가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 가치를 유로·엔화 등 6개 주요 통화와 비교한 달러인덱스는 17일 0.25% 오른 96.873을 기록한 뒤 18일에도 장중 0.3%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도 연준의 금리 인하로 달러당 7.1위안 선이 깨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이날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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