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배방읍 일대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자전거 부대’가 위험천만한 질주를 이어가며 주민 민원이 빗발치면서 올해 들어서만 경찰에 접수된 신고가 7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배방읍 일대 청소년 자전거 위험 운전과 관련해 접수된 112 신고는 총 70건에 이른다.
주민과 운전자들은 “차도를 점거하고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위험하게 몰려다닌다”는 이유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는 평일 오후 4~6시, 배방읍 소재 3개 초등학교 인근에 집중됐다. 경찰이 현장에서 직접 적발한 27건의 경우 모두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무려 세 차례 이상 경찰에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영상에는 학생들이 차들 앞을 가로막거나 차도를 좌우로 활보하며 달리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을 게재한 누리꾼은 “낮에는 변속기·브레이크 없는 픽시 자전거를 타고, 밤에는 무번호판 오토바이까지 몰고 다닌다”며 “교통 신호를 무시하고 보행자와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성들에게 욕설과 불쾌한 제스처를 하고 경찰에게도 막말을 했다”며 “방송 제보가 나가도 반성은커녕 SNS에 자랑처럼 올린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자라니’라는 신조어(자전거+고라니)까지 등장하며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적발된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귀가 조치하고 있지만 강제 단속이나 형사처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아이들이 모두 초등학생이라 현실적으로 단속이나 처벌이 어렵다”며 “부모에게 인계하려고 연락처를 요구해도 ‘왜요, 개인정보 아니에요?’라며 무시하기 일쑤라 현장에서도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의 행동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차량과 보행자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제지를 시도하는 주민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거나 출동한 경찰에게 막말을 퍼붓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아산에 거주하는 A씨(42)는 “도로 안전에 위협이 되는 건 물론이고, 공격적으로 나오니까 주민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교육적으로도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원이 이어지자 아산경찰서는 전날 청소년 자전거 안전 주행 관련 부서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경찰은 배방읍 내 초등학교 3곳을 포함해 해당 일대에 무기한 순찰을 돌고 있으며 충남교육청 아산교육지원청과 협력해 안전 운행 계도와 홍보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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