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급등 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민 1인당 평균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인 1억 5000만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가계대출(전세자금대출·주담대·신용대출 등)은 1888조 1000억 원으로 4년 전인 2021년 1분기(1789조 1000억 원) 대비 99조 원(5.5%) 증가했다. 이 중 주담대는 950조 원에 달했다. 2021년 1분기(782조 원)에 비해 21.5%(168조 원) 늘면서 전체 가계부채보다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1인당 주담대 평균 잔액은 1억 4983만 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주담대 평균액은 2016년 6월 사상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9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 1분기 1억 2313만 원에서 5년 만에 21.7%(2670억 원) 늘어났다.
주담대의 급격한 증가는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우상향 추세를 보이는 집값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8월 기준 14억 2224만 원으로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8월 기준 5억 3843만 원)도 15개월 연속 오름세다. 서민들의 주담대 실행 목적이 대부분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확보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값이 오르는 만큼 대출 부담을 더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집값 상승은 주택 구매자에게는 대출 부담을, 전월세 수요자에게는 임대료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대출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채무 취약 계층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취약차주(저소득층·저신용자)의 평균 DSR은 1분기 기준 61.1%에 달한다.
박 의원은 “주담대 잔액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집값 상승”이라며 “취약차주의 DSR 상승과 연체율 급상승이 맞물리면서 가계 경제의 부실화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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