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 명이 11일(현지시간) 새벽 석방돼 귀국길에 올랐다. 다만 송환이 지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내에서는 미국산 제품을 겨냥한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근 코스트코,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미국 브랜드를 겨냥한 불매운동 글이 이어졌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코스트코 불매로 반미 운동을 시작한다”, “맥도날드 안 가고 스타벅스 커피도 끊겠다”, “아마존 대신 쿠팡·지마켓을 쓰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넷플릭스, 애플뮤직 등 미국계 플랫폼 서비스도 불매 대상으로 거론됐다.
특히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테슬라 차량 계약 취소 인증 글이 잇따랐다. 지난 5월 테슬라 ‘모델Y’를 예약했다는 한 이용자는 10일 “조지아 구금 사태를 보고 너무 화가 나 바로 취소했다”며 계약 취소 내역을 공개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사이버트럭 주문을 취소하고 국산차 구매를 고려 중”이라고 썼다. 일부는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거나 “출고 시점을 재검토 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흉악범도 아닌데 쇠사슬로 묶는 걸 보고 경악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을 우방이 아닌 경쟁국으로 봐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현실적으로 소비 생활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며 불매운동 실효성을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해 외교적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해외에서도 미국산 불매운동은 낯설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세 폭탄’ 조치 이후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주류 판매 금지와 자국 제품 장려 운동이 벌어졌고, 인도에서는 50% 고율 관세에 반발해 맥도날드·코카콜라·애플 등 다국적 기업 불매가 확산됐다. 스위스 역시 39% 관세에 맞서 미국산 전투기 F-35 구매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송환 지연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버스로 이동해 비행기에 탈 때까지는 미국 영토이고, 미국 영토 내에서는 체포된 상태이니 수갑을 채워서 이송하겠다는 미국 측의 입장이 있었다”며 “우리는 절대 안 된다고 밀고 당기는 와중에 소지품을 돌려주다가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유롭게 돌아가게 하라’고 지시해, 일단 중단하고 행정절차를 바꾸느라 그랬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 명은 11일(현지시간) 새벽 석방돼 귀국길에 올랐다. 전세기는 현지시간 11일 정오(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 출발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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