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 해외 간다”며 발길을 돌렸던 내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제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감소세가 꺾이며 하반기 제주 관광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침체를 보였던 제주 관광객 수는 6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기 대비 월별 관광객 증감률은 지난 2월 -18.2%로 바닥을 찍은 뒤 3월(-13.9%), 4월(-7.4%), 5월(-1.2%)로 감소 폭을 줄였다. 6월에는 1%, 7월에는 4.1%(잠정) 증가하며 반등했다. 제주도는 해외 직항노선 확대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물론, 내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여름 성수기가 시작된 지난달 25일 내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3만 6816명) 대비 2.6% 증가한 3만 7770명을 기록했다. 이어 26일(토)에는 8.9% 늘었고, 이달 2일(토)에도 6.7% 증가했다. 본격적인 휴가철 초입부터 제주 여행 수요가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반등에는 단체관광 인센티브 제공, ‘제주여행주간’ 운영, 대도시 팝업 이벤트 등 공격적 마케팅이 한몫했다. 무엇보다 ‘바가지 요금’ 프레임을 벗기 위해 도와 업계가 함께 움직였다. 도는 ‘가성비 협의체’ 출범, 해수욕장 파라솔·평상 요금 동결, 착한 가격 업소 확대 등에 나섰고, 업계도 ‘착한 가격’ 확산에 동참했다.
실제 제주도는 도내 음식업종 착한가격업소 245곳에서 네이버페이 결제 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행사를 연말까지 연장했다. 호텔업계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지난 1월부터 주요 식음업장 가격을 낮춰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에 따르면, 7~8월 여름휴가 시즌 전체 항공권 예약이 전년 대비 29% 증가했고 제주가 예약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제주 렌터카 예약도 138% 늘었다. 트립닷컴은 자연친화 여행지 선호와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맞물려 제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수요가 뚜렷하다”며 “비용 대비 만족도와 가까운 거리에서 효율적 여행을 즐기려는 소비자 성향이 제주 회복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긴장은 여전하다. 최근 여수, 울릉, 속초 등 국내 여행지에서 불친절 논란이 잇따르면서 관광 이미지가 훼손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는 지난해 바가지 요금 논란으로 관광객 감소를 겪었던 만큼 재발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작은 이슈에도 긴장하고 있다”며 “다시 높아진 관심을 제주 관광 이미지 개선과 신뢰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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