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의 한 의료기관에서 허리 통증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연이어 이상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달 28일 강릉시보건소에 접수된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강릉시, 도감염병관리지원단, 질병관리청 등과 합동 역학조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접수된 신고는 "강릉시의 한 의료기관에서 허리 통증 완화 시술을 받은 다수의 환자에게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도에 따르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신경 차단술 등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한 허리 시술을 받은 환자 중 8명이 극심한 통증, 고열, 두통, 의식 저하 등을 호소해 다른 의료기관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들 중 대부분은 혈액이나 뇌척수액에서 황색포도알균(MSSA)이 검출됐다. 황색포도알균은 의료 관련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현재로서는 법정 감염병은 아니다.
이상 반응을 보인 환자 중 2명은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 중이며, 3명은 일반병동에 입원해 있다. 2명은 퇴원했고, 1명은 숨졌다. 보건당국은 해당 환자의 사망과 시술 간의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역학조사단은 감염원 파악을 위해 의료진 면담과 시술 절차 전반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또한 시술에 사용된 주사제, 시술 준비 과정, 의료진 등에 대해 총 62건의 검체를 채취해 연관성을 분석하고 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 해당 의료기관 종사자 3건, 환경 13건에서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됐다. 연구원은 질병관리청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해 시술과의 직접적인 관련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
해당 의료기관은 보건당국 권고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진료를 중단한 상태다. 강릉시 보건소는 최근 2주 내 해당 시술을 받은 환자 269명을 우선 대상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이후 조사 범위를 확대해 발열, 통증 악화, 감각 저하 등 증상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강릉시와 협력해 동일한 시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대상에 대해 건강 현황을 조사하고 추가 환자 발생 감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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