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고급차 브랜드 3사가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릿 수 판매율 감소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으로의 전환에 뒤쳐진 이들 업체는 중국 내 투자를 늘리고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현지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 밀리며 판매량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는 지난주 실적 보고서에서 최대 단일 시장인 중국에서 29만 3000여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4% 감소한 수치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프리미엄 및 고급차 부문의 시장 상황은 여전히 긴장된 상태”라며 특히 국내 제조사들의 지속적인 가격 경쟁이 해외 업체들에게 계속해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BMW AG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5% 감소한 약 31만 8000대를 기록했고, 아우디 AG는 중국 판매량이 10.2% 감소한 28만 7600대를 판매했다고 보고했다.
이들 업체의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중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늘어났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중국 시장의 승용차 판매량은 2025년 상반기에 1353만 대로 전년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는 수년간 중국 고급차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지난해 이후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이는 중국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차이신은 평가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에 뒤쳐졌고, 중국 고급차 구매자들의 안목이 높아지는 것을 간과했으며, 중국 경쟁사들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유사한 기능을 갖춘 모델을 출시하는 것을 방관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CAAM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브랜드는 중국 승용차 시장의 68.5%를 점유하며 전년 대비 6.6%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2.9%p 하락한 13.1%를 기록했다.
독일 기업들은 신차, 특히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아우디는 2025년 하반기에 순수 전기차 아우디 E5 스포트백과 아우디 Q6L e-트론을 포함한 여러 신차를 출시해 중국 시장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Q6L e-트론에는 화웨이가 개발한 첸쿤 지능형 주행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말 중국에서 새로운 전기 CLA 쿠페를 출시하고, 중국 팀에서 개발한 보조 주행 시스템을 장착할 계획이다. BMW는 지난달 15일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멘타와 제휴를 맺고 2026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중국산 모델을 위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